농업부문 이상기후 대응에 대한 사회적 수요 분석
Abstract
This study aims to analyze consumer recognition of the impact of extreme weather events on the Korean agricultural sector, and the social demand for government countermeasures addressing extreme weather events. For this study, food buyers who buy food mainly in their household were asked about their recognition of and how to cope with extreme weather events through a mail questionnaire survey, and the contingent valuation method was used to analyze their marginal willingness to pay for a policy to respond to extreme weather events. In the analysis, 80.2% of respondents said lower productivity and quality of agri-livestock products has a negative impact on consumption, and that they would reduce consumption (62.9%) or purchase substitutes (30.7%) when the prices of agri-livestock products rise while the quality worsens. This implies that lower productivity and quality of agri-livestock products has a negative impact on consumer welfare. While the analysis of marginal willingness to pay showed annual taxes have a negative impact on marginal willingness to pay, the positive impact of the prospect of incomes and extreme weather events on the marginal willingness to pay was statistically significant. The total willingness to pay to respond to extreme weather events in the agricultural sector measured about 860 billion won, which is greater than the current budget used for this purpose. This analysis suggests that greater awareness of the effects of extreme weather events on the agricultural sector is needed among consumers, so that they will view policies and costs related to addressing these issues more positively. The social demand for addressing extreme weather events related to climate change in the agricultural sector can be increased by educating the public about the frequency and intensity of extreme weather events.
Keywords:
Extreme Weather Events, Contingent Valuation Methods (CVM), Marginal Willingness to Pay(MWTP)1. 서론
이상기후는 기상조건을 나타내는 기온, 강수량, 풍속 등의 기후요소가 정해진 기준(threshold)보다 크거나 작을 때를 뜻한다. 이상기후의 발생 빈도 및 강도는 최근 들어 증가하고 있고 또한 미래에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Sung et al.(2019)에 따르면, 물 부족과 홍수 관련 이상기후는 기후변화로 인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1-2040년과 2071-2100년의 물 부족은 매우 심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를 포함한 중부지역의 물 부족이 남부지역보다 심한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홍수는 지역에 관계없이 현재에 비해 그 강도와 빈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고온과 관련된 이상기후(평균+2σ)는 기후변화로 인해 중부지역과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되었으며, 저온 관련 이상기후(평균-2σ)는 2021-2040년 내륙지역을 중심으로 급속히 증가한 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폭염(최고기온이 35℃ 이상)은 중부지역과 해안지역, 그리고 경상도 내륙지역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최근 이상기후의 빈도 및 강도 증가는 농산물 생산량의 급감으로 기후 의존성이 큰 농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 2018년 사상 유례없는 폭염이 발생하면서 농작물의 생산성에 영향을 미쳤다. 쌀의 경우, 2018년 폭염으로 벼 껍질이 두꺼워지는 현상이 발생하여 벼 도정수율이 71.0%였으며, 이는 전년대비 1.4%p 하락한 수치였다(KREI, 2019). 폭염은 과일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KREI, 2018a). 사과의 경우 동녹, 일소, 밀증상, 열과 등의 피해가 발생하여 비상품과 비율이 증가하였고, 과의 크기가 평년에 비해 작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배는 응애와 진딧물류 발생이 증가하였고, 과 비대 저조 현상이 나타났으며, 포도도 과 비대가 좋지 못하고 또한 일소 피해가 증가하였다. 단감 또한 여름철 폭염에 의한 일소 피해로 비 상품과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폭염은 채소류와 가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는데 배추와 무의 고랭지 작황이 좋지 않았으며(KREI, 2018b), 8-9월 돼지의 등급판정 마릿수 역시 감소하였고, 육계는 8월에 폐사와 증체 지연, 등외품이 증가하였다(KREI, 2018c). 결과적으로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농산물 가격이 쌀의 경우 평년에 비해 22.8% 상승하였고, 과일류의 경우 11.4-47.1%, 채소류의 경우는 23.1-45.8%, 축산물의 경우 4.2-23.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1)(KREI, 2018a, 2018b, 2018c). 따라서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의 강도가 세지고 빈도가 증가한다면 향후 우리나라의 식량안보2)에 큰 위협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러한 이상기후에 따른 식량안보 위협에 대응하여 여러 가지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가령 정부에서는 조기경보시스템을 통해 이상기후 정보를 사전에 제공해 주거나 내서성 혹은 내한성 등 이상기후에 강한 품종을 개발하여 보급해 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뭄이나 홍수에 대응하여 각종 수리시설을 개·보수하는 정책을 펴고 있으며, 이상기후에 따른 농산물 피해를 사후적으로 보상해 주는 재해보험을 통해 농가가 직면한 위험을 관리해 주고 있다. 이처럼 정부에서 이상기후가 농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투입하는 예산은 2019년 기준 약 6,491억 원3)정도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의 강도가 세지고 빈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는 정부의 대응 수준이 적절한지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 즉 현재 정부의 이상기후에 따른 다양한 대응정책에 투입되는 비용이 적절한 수준인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농업부문의 이상기후 대응에 대한 사회적 수요와 경제적 가치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회적 수요와 경제적 가치의 평가는 농업부문에서 이상기후 대응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 시사점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상기후 대응의 사회적 수요 혹은 경제적 가치를 평가한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Liu et al.(2019), Botzen et al.(2009), Veronesi et al.(2014), Abbas et al.(2015) 등이 있다. Liu et al.(2019)는 중국 헤이룽장성의 소규모농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기초로 지수보험에 대한 지불의향 가격을 분석하였다. 이 연구는 2013년 여름에 홍수를 겪은 적이 있는 농가들이 그렇지 않은 농가들에 비해 지수보험에 대한 보다 높은 지불의향 가격을 가지고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Botzen et al.(2009)은 네덜란드 주택소유자들을 대상으로 보험을 통해 홍수 피해를 완화시키기 위한 조치들에 투자할 의향이 있는지를 분석했다. 분석결과는 많은 주택 소유자들이 피해를 줄이는데 투자할 의향이 높음을 보여준다. 특히 2/3 정도의 주택 소유자들은 프리미엄 감소 대신 수방벽에 기꺼이 투자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리고 약 1/5의 소유자는 홍수에 취약한 바닥 유형을 방수 바닥 유형으로 대체하려는 의향이 높았다. Veronesi et al.(2014)은 하수도 범람에 의한 생태적, 보건적 위험을 줄이기 위한 지불의사를 도출했다. 분석결과 응답자의 약 71%가 강물과 호수에서의 하수도 범람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연간 지방세를 더 높게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Abbas et al.(2015)은 파키스탄 농가를 대상으로 홍수 보험에 대한 지불의향과 지불의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분석했다. 분석결과 보험에 대한 지불의향은 경영주의 나이, 토지소유권, 농외수입원, 홍수 보험의 효과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기후 대응과 관련된 국내외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위와 같이 이상기후 피해를 줄이기 위한 보험 및 세금 지불의향을 분석한 연구들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이 적절한 수준인지를 평가하기 위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여 이상기후 대응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한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다. 따라서 이 연구의 목적은 이상기후가 농업부문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정부의 재정적 투입이 적절한 수준인지를 알아보고자 소비자를 대상으로 이상기후 대응에 대한 지불의사를 파악하고 가상가치법을 적용하여 이상기후 대응의 경제적 가치를 분석하며, 경제적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알아보는데 있다.
2. 이상기후에 대한 소비자 인식 및 대응 조사
이상기후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과 이에 따른 농축산물 소비행태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전문 조사 전문기관 (주)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하여 전국에 거주하는 가구 내 농축산물 주 구입자를 대상으로 소비자 조사를 실시하였다. 2019년 8월 20일부터 30일까지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총 1,734명이 응답하였다. Table 1은 설문조사 응답자의 사회경제적 특성을 나타낸다.
설문조사를 통해 기후변화와 이상기후의 관계에 대한 인식을 살펴본 결과, ‘알고 있다’(‘알고 있다’와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이 80.9%, 이상기후의 빈도 및 강도의 증가 추세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응답이 81.0%를 차지하여 대부분의 소비자가 기후변화와 이상기후가 양의 상관관계가 있으며 이상기후가 예전에 비해 빈번하게 발생하고 그 강도 역시 증가하는 추세임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2).
이상기후의 빈도 및 강도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소비자는 92.9%(‘그렇다’와 ‘매우 그렇다’)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상기후의 빈도 및 강도 증가를 체감하고 있다고 응답한 소비자도 87.2%로 매우 많았다(Table 3).
이상기후가 발생할 경우 농축산물의 생산성이 저하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91.6%, 품질이 저하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90.5%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Table 4).
이상기후로 인한 농축산물의 생산성 및 품질의 변화는 농축산물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Table 5). 구체적으로 이상기후로 인한 농축산물의 생산성 및 품질 변화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80.2%의 응답자가 ‘매우 부정적이다’ 혹은 ‘부정적이다’라는 의견을 보였다.
한편, 이상기후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하여 이상기후로 인해 농축산물의 가격이 상승한 것을 경험한 소비자는 전체의 90.4%로 매우 높아 소비자의 대부분이 농축산물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4)(Table 6).
이상기후가 발생하여 농축산물의 가격이 상승하거나 품질이 떨어지면 소비자들의 62.9%는 소비량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가운데 소비량을 크게 감소시킨다는 응답비중은 13.8%의 응답 비율을 보였다. 이어서 대체품목을 구입한다는 비중이 30.7%, 상관없이 평소대로 소비한다는 비중이 5.1%로 각각 나타났다.
이상기후가 발생하여 농축산물의 가격상승이나 품질저하가 발생할 경우 모든 품목류에서 소비량을 감소시킨다는 응답 비중이 증가시킨다는 비중보다 높게 나타났다(Table 7). 소비량 감소 정도는 과실이 81.0%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서류(75.6%), 육류(73.5%), 채소(69.7%), 낙농품(60.1%), 곡물(22.3%)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곡물이 낮게 나타난 이유는 필수재로 반드시 소비해야 하는 품목이기 때문이거나 이상기후에 의해 가격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요약하자면, 식품 주 구입자를 대상으로 하 설문조사 결과, 소비자 역시 이러한 이상기후가 농축산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상기후의 영향을 회피하기 위해 농축산물의 소비를 줄이거나 대체품목을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상기후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생산자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침을 의미하며, 이는 이상기후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3. 이상기후 대응의 사회적 수요 분석
정책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고 효과적인 정부 정책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정책에 대한 사회적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해줄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가상가치법을 활용하여 이상기후 대응에 대한 사회적 수요를 계측하고 이에 대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3.1 연구 방법
우선 본 연구에서는 이상기후가 농업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소개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농림축산식품부 정책에 대한 응답자들의 지불의사를 추정하였다. 구체적으로 농업부문에 미치는 영향은 Fig. 1과 함께 아래의 글을 제시하였다.
이상기후는 기후 의존성이 큰 농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농산물 생산량이 급감하거나 품질이 크게 저하될 수 있습니다. 미래에 이상기후의 강도가 세지고 빈도가 높아지게 되면 대규모 재해로 이어지게 되고 농가가 파산할 위험에도 직면할 수 있습니다. 농산물 생산량의 급감, 농가의 파산은 우리나라의 식량안보를 위협할 수 있습니다.
* 식량안보는 인구의 증가나 재해·재난, 전쟁 등이 발생할 때를 대비하여 일정한 양의 식량을 항상 확보하여 유지하는 것, 인구 증가, 천재적 재난, 전쟁 등을 고려하여 항상 얼마간의 식량을 확보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상기후 대응정책 역시 현재 농업부문에서의 이상기후 대응 정책들, 구체적으로 이상기후 관련 정보제공, 품종개발, 재해보험에 대해 설명하고 해당 정책을 시행하는 데에 사용되는 정책 비용을 제시하였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으며 Fig. 2와 함께 제시하였다.
정부는 이상기후에 따른 식량안보 위협에 대응하여 다음과 같이 여러 가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1. 이상기후 정보나 농축산물 관측정보를 사전에 제공하여 농가가 이상기후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 2. 내서성, 내한성 등 이상기후에 강한 품종을 개발하거나 다양한 이상기후 대응기술을 개발하여 농가에 보급함으로써 이상기후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3. 가뭄이나 홍수에 잘 견딜 수 있도록 각종 수리시설을 개보수하거나 사후적으로 재해보험을 통해 농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이상기후가 농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투입하는 예산은 2019년 기준 약 6,491억 원입니다
지불의사 계측을 위해 응답자에게는 앞서 제시한 설명과 동시에 아래와 같은 시나리오를 제공하였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에서는 Moon & Griffith(2011)의 연구를 바탕으로 응답자가 현재 진행 중인 정책에 지속적으로 세금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를 질문하였다. 가상가치법에서는 질문자의 응답에 긍정적으로 대답하는 편향으로 인해 지불의사가 과대 추정되는 문제(Yea-saying problem)가 발생할 수 있다(Blamey et al., 1999).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과대 추정 문제와 지불저항 의사(protest response)를 식별하기 위해 아래와 같이 4가지 선택사항을 응답자에게 제시하였으며, 아래의 선택지 중 3번을 선택한 응답자를 지불저항 의사로 구분하고 지불의사 분석에서 제외하였다5).
만약 정부가 지속적으로 이상기후 대응을 위한 연구개발 정책에 예산을 사용하는 것을 반대한다면, 당신의 세금은 Y원 만큼 감소할 것입니다. 귀하가 생각하는 농업부문의 이상기후 대응의 가치는 얼마인지요? 그리고 농업부문의 이상기후 대응을 위해 얼마의 세금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요? 아래 선택 사항 중 귀하가 가장 선호하는 응답을 선택하여 주십시오.
- ① 나는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농업부문의 이상기후 대응의 가치(식량안보)를 제공하는 데에 동의합니다. 나에게 농업부문의 이상기후 대응의 가치는 Y원 정도이며, 나는 이러한 농업부문의 이상기후 대응의 가치를 유지·확산하기 위해 매년 Y원의 세금을 지불할 의사가 있습니다.
- ② 나는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농업부문의 이상기후 대응의 가치(식량안보)를 제공하는 데에 동의합니다. 나는 농업부문의 이상기후 대응의 가치를 유지·확산하기 위해 세금을 지불할 의사가 있습니다. 하지만 나에게 농업부문의 이상기후 대응의 가치는 Y원보다 작습니다.
- ③ 나는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농업부문의 이상기후 대응의 가치(식량안보)를 제공하는 데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농업부문의 이상기후 대응의 가치를 유지·확산하기 위해 세금을 지불하는 데에는 반대합니다.
- ④ 농업부문의 이상기후 대응의 가치를 유지·확산하는 데에 내가 세금을 얼마 지불해야 되는지에 관계없이, 나는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농업부문의 이상기후 대응의 가치(식량안보)를 제공한다는 사실 자체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정책추진에 따라 부과되는 세금은 연간 1만 원, 2만 원, 3만 원, 4만 원, 5만 원, 그리고 6만 원으로 설정하였다. 연간 부과되는 세금액은 2019년 기후변화 관련 예산(6천 5백 억 원)을 경제활동인구 인구수(2019년 8월 기준 2천 8백만 명)로 나눈 금액 사전 조사 결과를 반영하여 설정하였다6)(Table 8).
마지막으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가 자신의 선호를 드러내기 위해서는 응답자에게 설문결과의 실효성(consequentiality)을 믿게 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설문지의 실효성을 점검하기 위해 지불 의사 질문 뒤 설문결과가 정책에 어느 정도 반영될 것이라 예상하는지를 응답자에게 추가적으로 설문하였다(Vossler et al., 2012; Czajkowski et al., 2017).
3.2. 분석 자료 및 분석모형
전국 만 19세-69세 남녀 총 900명을 대상으로 이상기후 대응의 사회적 수요 분석을 위해 설문에 실시하였다. 모집단은 전국 만 19세-69세 남녀로 주민등록인구통계(2019년 8월 말 기준)를 반영하여 지역별, 성별, 연령별로 비례 할당하였으며, (주)마크로밀엠브레인의 온라인 패널을 이용하였다. 사회적 수요 분석에는 응답자 900명 중 지불저항 응답을 제외한 총 653명의 설문조사를 이용하였으며, Table 9 설문조사 응답자의 기초통계량을 나타낸다7).
또한 설문지의 구성과 시나리오의 적절성 검정을 위해 지불의사에 관한 질문 이후 설문 구성의 실효성에 대해 추가적으로 설문하였다. 본 설문 구성의 실효성에 대해 질문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7% 이상이 설문의 결과가 정책에 일정 부분 이상 반영될 것이라고 응답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추정 결과의 강건성 검정을 위해 본 설문의 결과가 정책에 어느 정도 반영될 것이라 응답한 응답자만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분석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Cameron & James(1987)를 이용하여 응답자들이 농업부문 이상기후 대응에 대한 지불의사를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 응답자 i의 지불의사는 식 (1)과 같은 선형모형으로 가정하였다. 여기서 xi는 응답자의 특성을 나타내는 설명변수, ci, β는 모수, 그리고 ui는 연구자에게 발견되지 않는 확률적인 부분을 나타낸다.
식 (1) |
만약 응답자 i의 지불의사가 식 (1)과 같을 경우, 정책 추진을 위해 부담해야 할 금액(ti)에 대해 응답자가 긍정적인응답을 할 확률은 식(2)와 같다.
식 (2) |
여기서 만약 ui∼N(0,σ2)이라 가정할 경우, 식 (2)는 식 (3)과 같이 표준 정규분포를 이용하여 나타낼 수 있다.
식 (3) |
본 연구에서는 일반적인 프로빗(probit) 모형을 이용하여 를 추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응답자들의 평균 한계 지불의사를 추정하였다. 구체적으로 평균 지불의사는 식 (4)를 통해 각 개인의 지불의사를 계측한 다음, 각 개인의 지불의사를 평균하여 계산하였다. 평균 지불의사의 신뢰도는 1,000번의 비모수적 부트스트랩핑(non-parametric bootstrapping)을 통해 계측하였다.
식 (4) |
또한 응답자의 특징에 따른 한계지불의사 변화는 식 (5)를 통해 계측하였으며, 추정된 한계 지불의사의 분산은 Krinsky & Robb(1986)의 방법을 이용하여 계측하였다.
식 (5) |
Table 10은 앞서 언급한 프로빗 모형 추정 결과를 나타낸다. 분석 결과, 연간 세금과 소득수준 그리고 이상기후에 대한 전망이 95% 신뢰수준에서 유의하게 추정되었다. 구체적으로 연간 세금과 소득수준의 추정계수의 방향은 경제적 직관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연간 세금이 증가할수록 긍정적인 응답의 비중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긍정적인 응답의 비중이 증가하는 것으로 계측되었다.
Table 11은 식 (5)를 바탕으로 계측된 각 설명변수의 한계 지불의사를 나타낸다. 분석 결과 소득과 이상기후에 대한 전망, 그리고 주 구입자 여부의 한계지불의사가 90% 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상기후의 인식과 경험이 한계지불의사에 미치는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반면, 이상기후에 대한 전망이 한계 지불의사에 미치는 정(+)의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다는 점이다. 이는 이상기후의 빈도와 강도가 앞으로 증가할 것이라 전망하는 응답자의 지불의사가 그렇지 않은 응답자에 비해 높음을 의미한다. 또한, 이러한 결과는 기후변화와 이로 인한 이상기후의 빈도·강도 증가에 대한 인식 제고를 통해 농업부문 이상기후 대응에 대한 사회적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농업부문 이상기후 대응에 대한 평균 지불의사는 30,465.65원으로 계측되었으며, 경제활동인구를 기준으로 계측한 총 지불의사는 현재 농업부문 이상기후 대응에 사용되고 있는 예산인 6천 5백 억 원보다 큰 약 8천 6백억 원으로 계측되었다(Table 12). 따라서 현재 정부가 투입하고 있는 농업부문의 이상기후 대응 예산은 부족한 수준으로 평가되며 향후 예산 투입을 증가시킬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4. 요약 및 시사점
이 연구는 이상기후 대응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과 이상기후 관련 정부 정책에 대한 사회적 수요를 알아보기 위해 추진되었다. 이를 위해 이상기후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과 이에 따른 농축산물 소비행태를 설문조사를 통해 조사·분석하였으며, 가상가치법을 이용하여 농업부문 이상기후 대응에 대한 지불 의사를 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와 정책적 시사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상기후가 보다 빈번하게 발생하고 그 강도 역시 증가하고 있다는 인식이 81.0%로 나타난 가운데 이상기후 발생으로 농축산물의 생산성과 품질이 저하된다는 인식이 각각 91.6%, 90.5%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그리고 이러한 생산성과 품질의 저하가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80.2%로 나타나 이상기후가 소비자 후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다.
둘째, 이상기후로 인해 농축산물의 가격상승을 경험한 소비자가 90.4%로 나타난 가운데, 농축산물 가격상승과 품질 저하에 ‘소비량 감소(62.9%)’, ‘대체품목 구입(30.7%)’ 등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소비량 감소는 과실(81.0%), 서류(75.6%), 육류(73.5%), 채소(69.7%), 낙농품(60.1%), 곡물(22.3%)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이상기후로 인해 농축산물의 생산물 품질이 하락하였을 경우, 소비자들에게 가능한 정확한 가격 및 품질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즉, 이러한 정보 제공은 어떤 품목의 소비량을 감소시킬 것인지, 어떤 대체품목을 구입할 것인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을 것이며, 소비자의 후생감소를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한계 지불의사 분석 결과, 소득, 이상기후에 대한 전망, 그리고 주 구입자 여부의 한계지불의사가 90% 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특히 이상기후에 대한 전망이 한계 지불의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이는 이상기후의 빈도·강도 증가에 대한 인식 제고를 통해 농업부문 이상기후 대응에 대한 사회적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이상기후의 빈도와 강도 증가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인식을 더욱 제고시킬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설문조사 결과가 보여주듯이 미래 이상기후 인식은 높게 나타났지만(81.0%) 아직 19%가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대국민 홍보를 통해서 미래의 이상기후 발생과 농산물 생산에 미치는 영향, 기후변화 적응노력의 성과 등에 대해 체계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예를들어 홍보관을 지어 대중들에게 알릴 수 있고, 특히 미래 세대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후변화가 농업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이는 농업부문 이상기후 대응 가치를 제고시키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넷째, 농업부문 이상기후 대응에 대한 평균 지불의사는 30,465.65원으로 계측되었으며, 경제활동인구를 기준으로 계측한 총 지불의사는 현재 농업부문 이상기후 대응에 사용되고 있는 예산보다 큰 약 8천 6백억 원으로 계측되었다. 이는 사회적 수요에 비례한 보다 적극적인 이상기후 대응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즉 이상기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현재보다 더 많은 예산투입을 통해 이상기후에 대응할 수 있는 내한성, 내서성 품종을 개발하거나 열대·아열대 작목 시험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상기후별, 지역별, 작목별로 맞춤형 대응기술 개발도 필요하다. 또한 이상기후 정보의 정확성 제고를 위해 집중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이상기후가 농업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방법론을 구축하여 그 영향을 정확히 평가할 필요가 있다. 이상기후 정보, 영향 평가 정보, 대응기술 정보 등을 사전적으로 농가에게 신속하게 보급함으로써 농가들이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성재훈 외(2019)의 「이상기후가 농업부문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분석」보고서 제4장의 주요 내용을 발전시켜 작성하였음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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