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n Society of Climate Change Research
[ Article ]
Journal of Climate Change Research - Vol. 12, No. 2, pp.121-135
ISSN: 2093-5919 (Print) 2586-2782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Apr 2021
Received 02 Nov 2020 Revised 22 Feb 2021 Accepted 31 Mar 2021
DOI: https://doi.org/10.15531/KSCCR.2021.12.2.121

젠더 차이를 고려한 기후변화 연구 리뷰

송시원* ; 최용상**, ; 전혜숙*** ; 강효지**** ; 성창모***** ; 백희영****** ; 이혜숙*******
*이화여자대학교 기후/환경변화예측연구센터 박사후연구원
**이화여자대학교 기후/환경변화예측연구센터 센터장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사
****이화여자대학교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과 박사과정학생
*****고려대학교 에너지환경기술정책 대학원 특임교수
******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
*******한국과학기술젠더혁신센터 소장
Gender Perspectives on Climate Change: A Review
Song, Siwon* ; Choi, Yong-Sang**, ; Jeon, HyeSook*** ; Kang, Hyoji**** ; Sung, Changmo***** ; Paik, Hee-Young****** ; Lee, Heisook*******
*Postdoctoral Fellow, Center for Climate/Environment Change Prediction Research, Ewha Womans University, Seoul, Korea
**Director, Center for Climate/Environment Change Prediction Research, Ewha Womans University, Seoul, Korea
***Ph.D., Dept. of Social Welfare, Ewha Womans University, Seoul, Korea
****Ph.D. Student, Dept. of Climate and Energy Systems Engineering, Ewha Womans University, Seoul, Korea
*****Extraordinary Professor, Graduate School of Energy Environment Policy & Technology, Korea University, Seoul, Korea
******Professor Emeritus, Dept. of Food & Nutrition,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Korea
*******President, Korea Center for Gendered Innovations for Science and Technology Research, Seoul, Korea

Correspondence to:   ysc@ewha.ac.kr (03760, Center for Climate/Environment Change Prediction Research, Ewha Womans University, Seoul, Republic of Korea. Tel. +82-2-3277-4461)

Abstract

This study reviews literatures on gender perspectives of climate change over 20 years (2000-2019). Such studies have steadily increased since 2008 and surged in 2019 due to multiple international conventions. Among these, literatures about gender sensitivity are more abundant than are those about gender responsiveness (73% vs. 27%). Likewise, climate change adaptation studies were significantly more frequent in comparison to climate change mitigation studies (83% vs. 17%). Geographically, a majority of studies deal with issues in developing countries in Africa and Southeast Asia. The present study classifies literatures into four categories: climate change adaptation-gender sensitivity (AS), climate change adaptation-gender responsiveness (AR), climate change mitigation-gender sensitivity (MS), and climate change mitigation-gender responsiveness (MR). Analysis shows that vulnerability and inequality are the main subjects of AS studies, while gender differences comprise most MS studies. Educational/financial/technological support is the main subject of both AR and MR studies. However, technical studies are scarce in all categories. To summarize these studies, due to the combination of biological vulnerability and social inequality, women suffer from increased workload under climate change. In many developing countries, women are not given the social rights to overcome these challenges. Although efforts to find political and technical solutions to these issues are underway, many are ineffective; women should actively participate in the effort to achieve gender equality. This review concludes that i) Research on climate change and gender is advancing in line with international conventions. ii) Research on this subject is being actively conducted in many developed countries, but not in South Korea. iii) Gender perspectives on climate change will introduce more effective application of scientific findings to society. It is expected that this review paper works as a catalyst for more scientists to pay attention to gender issues related to the climate change.

Keywords:

Climate change, Gender, Mitigation, Adaptation, Sensitivity, Responsiveness

1. 서론

세계 도처에서 각종 기상 이변이 빈번해지는 가운데, 기후변화는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협하는 매우 중대한 현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기후변화의 영향은 국가의 발전이나 위상 수준, 또는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다르며, 취약 계층에 더 큰 피해를 끼쳐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Mutter, 2015). 특히 여성이 남성에 비해 기후변화에 더 취약하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그 원인이 사회적 불평등에 있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Skoufias, 2012; IPCC, 2014). 세계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의 사회적 불평등 문제가 해결된다면, 단순한 취약성 극복을 넘어 지금까지 발현되지 못한 여성의 장점까지 끌어내어 더욱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기후 문제 해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므로 기후변화 연구에 있어 젠더 문제는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할 핵심적 요소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기후 위기와 관련한 젠더 불평등에 대한 연구는 사회과학자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진행되어 왔으나, 자연과학 영역에서의 젠더는 가치 중립적이기 때문에 자연과학자들에게 젠더 문제는 여전히 낯설고 이에 대한 관심도 매우 낮은 것이 사실이다. 지진학자인 존 머터는 자연재해가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경계(파인만 경계, Feynman line)에 있다는 관점을 제시하였는데, 자연재해는 어느 한 측면에서 온전하게 이해할 수 없는 주제이며, 파인만 경계 어느 쪽이 아닌 경계선상에 있는 문제라고 지적하였다(Mutter, 2015). 이러한 존 머터의 자연재해를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은 자연과학자로서 자연과학자들에게 던지는 시사점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지금은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의 독자적 노선이 아닌 생산적 협력의 필요성, 기후변화와 관련한 사회적 취약 계층에 대한 문제의 긴박성, 세상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의 기후변화에 대한 취약성 연구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자연과학자들의 참여 독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계영과 오채운(Lee and Oh, 2020)에 따르면 최근 유엔기후변화협약(UN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UNFCCC)을 중심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젠더 문제의 중요성을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 활동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연구는 2014년 UNFCCC의 리마작업프로그램(Lima Work Programme on Gender, LWPG)이 UNFCCC 절차에 젠더 주류화(Gender mainstreaming)를 위한 구체적 조치들을 취하기 시작한 활동이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젠더 주류화의 시발점이 되었다고 말한다. 이후 2017년 UNFCCC 총회에서 채택된 젠더액션플랜(Gender Action Plan, GAP)은 책임 담당자들과 이행부속기구의 긴밀한 교류 체계를 확립하도록 한 활동으로, UNFCCC가 보다 확실하게 젠더 주류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UNFCCC의 구성기구들 중 개도국의 기술지원을 담당하는 기후기술센터네트워크(Climate Technology Centre & Network, CTCN)와 개도국에 재원을 제공하는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 GCF)도 젠더 주류화 정책에 따라 기술 및 재원을 제공받으려면 성-인지적(gender-sensitive) 요소를 포함하도록 강하게 권고하고 있다.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기후관련 기술 및 공적자금 지원 활동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활동의 중심에 있는 자연과학자들이 젠더 주류화 흐름을 진지하게 읽어야 할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렇듯 기후변화와 젠더 불평등에 대한 국제적 관심과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반해, 이에 대한 국내 연구와 관심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기후변화와 정책, 국제협력, 성평등 실행에 대한 독립적인 연구와 보고서는 많으나 이를 젠더 불평등에 집중한 문헌은 매우 적다. 기후변화와 젠더에 관한 정책(Lee and Oh, 2020), 개도국에 대한 연구(Yin, 2014), 젠더리뷰나 한국법제연구원과 같은 몇몇 학회지의 특별기획을 통한 배경지식 전달 등 의미있는 연구들도 있었으나 이는 간헐적이며 기획적으로 실시되었고, 특히 자연과학 및 기술공학과 관련한 연구(Hwong and Chung, 2019)는 더욱 미미했다.

나아가 기후변화라는 문제가 지역별, 국가별 문제를 넘어 범세계적으로 함께 해결해야할 문제임을 상기해본다면, 국내 기후학자들의 관심이 국내에만 한정되어서는 안된다. 개도국의 기후변화에 대한 여성 취약성은 우리나라보다 더욱 심각한데, 기상‧기후연구 선진국으로서 국내 기후학자들의 사회적 책임은 결코 작지 않고, 이에 대한 적극적 관심과 참여는 필수적이다. 결국 국내 자연과학 및 공학자들의 젠더 감수성 증진과 젠더 주류화 필요성에 대한 인식 개선없이 기후변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기후변화에 따른 젠더 불평등 문제 해결을 위한 국내 연구가 많이 부족한 상황에서 국내 자연과학자들에게 이 분야의 연구를 독려하기 위해서는, 사전 연구에 대한 통합적 동향 분석을 통해 향후 연구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이에 합리적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Lin et al., 2019). 이에 본 연구는 기후변화의 적응(adaptation)과 완화(mitigation), 젠더 불평등 문제의 인지(sensitivity)와 대응(responsiveness) 관점을 교차시켜 각 영역에 대한 연구 동향을 파악하고, 젠더 불평등에 있어 여성을 기후변화 문제에 취약한 피해자와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자의 입장으로 접근하여 분석해보며, 이에 맞추어 자연과학과 기술공학적 연구가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을 도출해볼 것이다. 본 연구는 앞으로의 기후변화 연구에 있어 젠더 문제 해소 및 완화를 위한 발전적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함에 그 의의가 있다.


2. 분석 대상 및 분석 방법

본 연구는 국내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분야이므로, 국외 연구 논문에 대한 동향 분석을 실시하여 국내 연구 진작에 기여하고자 한다. 분석 방법은 체계적 문헌고찰 방식(systematic review)으로, Smith et al. (2015)의 포함배제의 원리(inclusion/exclusion criteria)에 따른 2단계 분석 과정의 형식을 변형하여 실시하였다. 분석에 이용된 검색엔진은 검증된 저널의 문헌을 다루는 웹 오브 사이언스(Web of Science)로, 2000년부터 2019년까지 20년의 문헌을 분석하였다. 간혹 2020년 출판이나 2019년에 출판대기(early access)인 경우는 분석에 포함한다. 또한 본 연구는 국가나 국제기구 주도적 활동보다 학계의 주도적 관심과 참여를 분석함에 그 목적이 있기 때문에, 웹 오브 사이언스를 통한 연구문헌 분석에 집중하였다. 1단계는 키워드 검색, 2단계는 초록‧본문 내용의 심화 분석에 따른 선별이 이루어진다. 1단계 검색은 3차의 선별 과정을 거친다. 1단계 1차 선별은 웹 오브 사이언스에서 ‘climate change’와 ‘gender’를 키워드로 수행된다. 이렇게 검색된 문헌 수는 2020년 7월 7일 기준 1743개이다. 1단계 2차 선별은 1차에서 선별된 문헌들 중 제목, 초록, 저자의 키워드에 ‘climate change’와 ‘gender’가 모두 포함된 경우, 최종 선별 문헌으로 분류한다. 1단계 3차 선별은 2차에서 선별되지 않은 문헌들 중 제목, 초록, 저자의 키워드에 ‘gender’를 대체할 수 있는 단어와 ‘climate change’가 모두 포함된 경우, 최종 선별 문헌으로 분류한다. 이때, ‘gender’를 대체할 수 있는 단어는 Table 2에서 확인할 수 있다. 2단계는 1단계 2, 3차에서 선별되지 않은 문헌들 중 제목, 초록, 저자의 키워드에 ‘climate change’를 대체할 수 있는 단어와 ‘gender’나 ‘gender’를 대체할 수 있는 단어가 모두 포함된 경우, 최종 선별 문헌으로 분류한다. 2단계 선별의 핵심은 ‘climate change’를 대체할 수 있는 단어를 정의하는 것인데, ‘climate change’는 ‘gender’에 비하여 사회적 함의가 덜 이루어진 단어이므로 초록과 본문의 내용 분석을 통하여 본 연구의 목적에 맞는 문헌을 선별하였다. 예를 들어 ‘drought’의 경우, ‘drought’라는 단어만 언급된 경우는 제외되나 초록이나 본문에 ‘climate change’와 관련한 가뭄 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한다면 본 연구의 분석에 포함하였고, 이 기준은 Table 1의 2단계 포함 기준(Phase two: inclusion criteria)에 명시하였다. 이렇게 최종 선별된 문헌들 중 내용상 본 연구의 목적과 맞지 않은 경우, Table 1에 명시된 2단계 배제 기준(Phase two: exclusion criteria)에 따라 제외하였다. 이에 최종적으로 본 연구의 분석에 선정된 문헌은 총 779개이다.

Inclusion and exclusion criteria used to select the literature reviewed

Keywords used to guide the systematic review process


3. 결과

3.1 연구 대상 지역 분석

본 연구에서 분석된 779개 연구 논문의 연구대상 지역을 분석한 결과, 아프리카(Af)에 대한 연구가 가장 많고 동남아시아(SE)에 대한 연구가 그 다음을 이었는데(Fig. 1), 이는 기후변화에 더 취약한 개도국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동북아시아(NE)의 경우 대부분 중국 주도의 연구였으며, 이 중 우리나라에서 주도한 연구는 단 두 편으로(Lim et al., 2013; Kim et al., 2015) 모두 기후변화에 대한 젠더 차이에 관한 인지 연구였다. 이를 통해, 국외 저널에 출판된 우리나라의 연구 역시 국내 연구와 마찬가지로 매우 적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Fig. 1.

Distribution of researched areas. ‘Multi’ indicates multi-countries; likewise ‘AR’ is Arctic regions, ‘CA/SA’ is Central/South America, ‘NA’ is North America, ‘EU’ is European Union, ‘Af’ is Africa, ‘ME’ is Middle East, ‘NE’ is Northeast Asia, ‘SE’ is Southeast Asia, ‘Oce’ is Oceania, and ‘None’ is ‘not available’.

3.2 기후변화와 젠더 분야 교차 분석

기후변화와 젠더 분야의 교차 분석을 위하여 기후변화를 정의하는 두 가지 기준과 젠더 불평등 문제를 연구하는 두 가지 기준을 차용하였다. 사회적 문제를 연구함에 있어 문제를 인지하고 그에 대한 대응 방안을 찾는 것은 매우 일반적인 접근으로, 젠더 영역은 인지와 대응의 기준을 적용하였다(NAP Global Network, 2019). 물론 인지와 대응은 궁극적으로 함께 다루어질 때 완성된 의미를 갖으나, 많은 연구가 두 기준 중 한 기준에 더 방점을 두고 분석하는 경향이 있었고 본 연구의 목적이 대량의 문헌 분석을 통한 동향 파악이므로, 편의상 각 문헌별 연구내용이 더 방점을 둔 기준으로 나누어 분류하였다. 기후변화 영역은 젠더 영역의 기준과는 다르다. 기후변화 문제는 인간의 노력으로 완화시킬 수 있는 경우도 있으나 인간의 힘이 무용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많은 국제기구와 보고서에서는 기후변화를 적응과 완화로 구분하여 논의한다(IPCC, 2007; IPCC, 2014). 이는 각각 인간이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이상기후 현상(해수면 상승, 빈번해지는 태풍, 극단적 한파와 폭염 등)에 대한 적응과 인간 활동으로 조절이 가능한 기후변화 원인(온실가스 배출 등)의 조절을 통한 완화 활동을 의미한다. 이렇게 선정된 기후변화 영역의 ‘적응과 완화’, 젠더 영역의 ‘인지와 대응’의 기준으로 기후변화와 젠더 연구의 동향을 분석하기 위한 4사분면 교차 분석틀을 만들었는데(Table 3), 이는 적응-인지(adaptation and sensitivity, AS), 적응-대응(adaptation and responsiveness, AR), 완화-인지(mitigation and sensitivity, MS), 그리고 완화-대응(mitigation and responsiveness, MR)의 4가지 영역으로 분류된다.

Categories for crosstab analyses about climate change and gender

또한, 본 연구의 궁극적 목적은 기후변화에 따른 “젠더 불평등 문제” 해결을 위한 관심과 연구의 촉진에 있으므로, 인지와 대응의 젠더 영역에 대하여 세부적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이는 4가지 영역 분류를 마친 뒤 모든 문헌 초록의 핵심 내용을 분석하여 경험적으로 선정하였는데, 여성을 기후변화 문제에 취약한 피해자와 문제를 해결한 주체자로 바라보는 관점으로 분류할 수 있다. 우선 기후변화 문제에 취약한 피해자로서의 여성의 관점에서는 ‘취약성/불평등(vulnerability/inequality)’에 대한 분석과 여성학/사회학을 바탕으로 한 ‘철학적 일반론(philosophical narratives)’을 통해 문제를 인지하고(각각 AS2와 MS2, AS3와 MS3),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전략적 지원(strategic solutions)’과 ‘실질적 지원(practical solutions)’을 통해 대응책이 제시된다(각각 AR1과 MR1, AR3와 MR3). 전략적 지원과 실질적 지원은 서로 겹치는 부분이 많지만, 본 연구에서는 정책과 제도의 방향성이나 기조, 분석 등은 ‘전략적 지원’으로, 교육, 재정, 기술을 통한 현장의 지원은 ‘실질적 지원’으로 나누었다. 본 연구의 목적 중 하나가 자연과학과 공학 영역이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을 도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 지원’은 ‘교육/재정적 지원(educational/financial support)’과 ‘기술적 지원(technical support)’로 나누어 분석하였다(각각 AR3-1, AR3-2와 MR3-1, MR3-2).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주체자로서의 여성의 관점에서는 ‘젠더에 따른 인식(perception)이나 성향(behavior) 차이(gender differences)’를 인지하고(AS1과 MS1) 이러한 차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여성참여확대(empowerment)’를 실행하는 연구로(AR2 & MR2) 나눌 수 있다. 많은 연구가 각 세부 분류를 교차하고 인지와 대응을 넘나들며 이루어지지만 본 연구의 목적과 분석 편의에 따라 연구내용이 가장 방점을 둔 영역으로 분류하였고, 이는 각 연구의 가장 핵심적 강조점이 담겨있는 제목과 초록에서만 수행되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다만, ‘적응-인지(AS)’ 영역에서 ‘젠더차이(AS1)’와 ‘취약성/불평등(AS2)’의 경우에는 두 분야의 비중이 비슷한 경우가 있어, 이 영역만 예외로 ‘젠더차이 및 취약성/불평등(AS1+AS2)’ 분류를 추가하였다.

연도별 4사분면 분류에 따른 문헌 수 분석을 보면, 2000년부터 2007년까지는 매우 적은 수의 문헌이 존재하다가 2008년부터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특히 2019년에 크게 증가한다(Fig. 2). 이러한 추세는 앞서 언급한 2010년 이후 UNFCCC의 당사국 총회(Conference of the Parties, COP)에서 기후변화 관련 기술/재정 네트워크 설정에 젠더 관점을 적용한다거나 젠더 균형을 적극적으로 강조하고 선언하는 것이 반복되었고, 2014년의 리마작업프로그램과 2017년 젠더액션플랜과 같이 젠더 관점을 적용한 활동이 적극적으로 실행된 것의 결과로 보여진다.

Fig. 2.

Distribution of literatures on climate change and gender differences in the Web of Science between 2000 ~ 2019.

자연과학/공학자가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은 대응 영역에 속하는데(특히, ‘실질적 지원’), ‘적응-인지(AS, 회색)’ 영역의 연구가 다른 세 영역에 비해 월등히 많고(65%) 전체적인 인지 연구(회색과 회색사선, 73%)가 대응 연구(빨강과 빨강사선, 27%)에 비해 훨씬 많은 것을 보면 자연과학/공학의 연구가 많이 부족함을 확인할 수 있다. 기후변화의 관점에서 보면 적응 연구(회색과 빨강, 83%)가 완화 연구(회색사선과 빨강사선, 17%)에 비해 월등히 많은데, 앞으로는 인간의 노력으로 기후변화의 원인을 직접적으로 줄일 있는 완화 연구도 더욱 적극적으로 수행되어 두 분야가 균형있게 발전하도록 관심을 가져야함을 보여준다.

각 영역을 세분하여 비교하면(Fig. 3), ‘적응-인지(AS)’(Fig. 3a)에 해당하는 연구가 독보적으로 많은 만큼 ‘적응-인지’의 세로축 문헌 수만 80개까지 표시되고, 나머지는 모두 15개까지 표시했다. 인지 연구를 비교하면 ‘적응-인지(AS)’ 영역(Fig. 3a)에서는 ‘취약성/불평등(AS2)’ 연구가, ‘완화-인지(MS)’ 영역(Fig. 3c)에서는 ‘젠더차이(MS1)’ 연구가 가장 많았는데, 이는 기후변화 완화에 있어 여성의 취약성‧불평등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한 여성의 취약성‧불평등이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응 연구에서는 ‘적응-대응(AR)’(Fig. 3b)과 ‘완화-대응(MR)’ 영역(Fig. 3d) 모두 ‘실질적 지원(AR3-1과 AR3-2, MR3-1과 MR3-2)’에 해당하는 연구가 가장 많았으며, ‘적응-대응(AR)’ 영역에서는 정책/제도와 관련한 ‘전략적 지원(AR1)’ 연구도 상당히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Fig. 3.

Detailed distribution of Fig. 2 according to sub-categories in Table 1. Blue bars on the vertical axis show the same scale.

3.2.1 기후변화 적응(Climate Change Adaptation)-젠더 인지(Gender Sensitivity), AS

‘적응-인지(AS)’ 연구를 자세히 살펴보면(Fig. 3a) ‘취약성/불평등(AS2)’(회색점) 연구가 다른 연구에 비해 월등히 많고 ‘젠더차이(AS1)’(진회색) 연구가 그 뒤를 잇는다. ‘취약성/불평등(AS2)’에 관련한 연구는 꾸준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젠더차이(AS1)’와 관련한 연구는 2015년 이후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으로 보아 ‘적응-인지(AS)’의 증가는 대부분 ‘취약성/불평등(AS2)’ 관련 연구의 증가가 원인으로 보인다. ‘젠더차이(AS1)’와 ‘취약성/불평등(AS2)’은 서로 연결된 지점이 많아서 두 분야의 비중을 같은 무게만큼 주고 분석한 문헌도 상당수 있다(회색사선). 기후변화와 젠더의 관계를 철학적, 이념적 이론 아래 분석한 ‘철학적 일반론(AS3)’(연회색)은 상대적으로 매우 적으나 분석 기간 내내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취약성/불평등(AS2)’에 관련한 연구는(Fig. 3a, 회색점) 크게 생물학적 취약성, 사회적 통념이나 제도에 따른 사회‧관습적 취약성으로 나눌 수가 있다. 생물학적 취약성에 관한 연구는 대부분 건강이나 질병과 관련한 연구로 기후변화로 인해 달라지는 기상요소나 기후현상에 따른 특정 질병이나 사망률과 관련한 분석이 많다(Cheng et al., 2019; Royé et al., 2019). 사회‧관습적 취약성에 관한 연구로는 대표적으로 젠더의 불균형한 노동 분배에 관한 연구가 많다. 기후변화로 인한 전통적 생계, 특히 농업과 관련한 환경이 변하고 그에 따라 남자들이 도시 등으로 떠남에 따라(Jacobson et al., 2019) 남겨진 여성들의 노동 강도는 증가하지만, 토지소유권과 같은 권리와 대출이나 보험 등과 관련한 혜택은 여전히 여성에게 불리하게 적용되고 있는데(Antwi-Agyei et al., 2015; Carranza and Niles, 2019), 이는 오래된 가부장적 사회구조와 연관된다(Ferdous and Mallick, 2019). 이러한 취약성과 불평등한 현실로 인하여 젠더에 따른 대응 능력은 달라지며 그에 대한 대응 전략도 달라지게 되고, 결국 교육과 정보 이용 등의 불평등이 이를 심화한다(Adzawla et al., 2019).

‘젠더차이(AS1)’에 관련한 연구로는(Fig. 3a, 진회색) 인식에 대한 연구가 대표적인데, 기후변화에 대하여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얼마나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지에 대한 남녀 차이가 뚜렷하다. 대체적으로 이미 갖고 있던 인식이나 교육 이후의 인식변화 모두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경향을 보이고(Landon et al., 2019), 농업환경의 변화에 대한 인식이나(Yila and Resurreccion, 2014) 기상, 기후 요소를 통한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Nnadi et al., 2019)은 경험과 젠더 특징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 밖에 15년 차이를 두고 인식의 변화를 조사한 연구(Yates et al., 2015), 미디어의 발달에 따라 트위터 등을 이용한 인식조사(Holmberg and Hellsten, 2015), 기후변화에 대한 회의론자들에 대한 인식조사(Tranter and Booth, 2015) 등도 눈에 띈다.

‘철학적 일반론(AS3)’(Fig. 3a, 연회색)은 전체적으로는 매우 적은 수이지만 1년에 평균 1 ~ 2개씩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고 다른 분류와는 확연히 다른 접근을 한다. 실질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현상에 대한 관찰‧분석보다는 철학과 이론을 바탕으로 문제에 접근하여 분석하는 방식으로, 문제의 근원에 대한 고찰과 앞으로의 방향성을 원론적 관점에서 제시한다. 예를 들면, 페미니즘과 관련한 이론을 바탕으로 기후변화에 있어 여성의 취약성과 보완점을 분석, 제시하거나(Walker et al., 2019), 윤리와 도덕성을 바탕으로 사회정의의 관점에서 분석한 연구(Randall, 2016) 등을 들 수 있다.

3.2.2 기후변화 적응(Climate Change Adaptation)-젠더 대응(Gender Responsiveness), AR

‘적응-대응(AR)’ 연구를 자세히 살펴보면(Fig. 3b), ‘교육/재정적 지원(AR3-1)’(빨강사선)과 ‘기술적 지원(AR3-2)’(연빨강)을 합친 ‘실질적 지원’ 연구가 다른 항목에 비해 월등히 많고, ‘전략적 지원(AR1)’(빨강)에 관한 연구가 그 뒤를 따른다. ‘전략적 지원(AR1)’ 분야에서는 이미 있는 정책에 대한 분석과 새로운 정책 및 제도 제안이 주를 이루었고(Acosta et al., 2019; Paudyal et al., 2019), 여기에는 더 나은 정책과 제도를 위한 평가 및 분석도 포함한다(García de Jalón et al., 2013; Onencan and Van de Walle, 2018). 기후변화 정책이 국가안보와 관련하여 남성화된 경향을 보인다는 분석도 주목할 만 하다(Nagel, 2015). 국가적 제도나 시스템에 대한 연구로 그린 뉴 딜(Green new deal) 정책(Hathaway, 2020)이나 도심의 그린인프라(Green Infrastructure, GI)의 제안(Yu et al., 2019) 등을 들 수 있다.

‘여성참여확대(AR2)’(빨강점)에 관한 연구는 여성권리증진에 대한 정책적 제안이 대부분 ‘전략적 지원(AR1)’에 포함되어 이 영역에 대한 독자적인 연구가 상대적으로 많지는 않지만, 일명 풀뿌리(grassroot)나 상향식(bottom-up)의 여성의 자발적 참여에 대한 연구를 ‘여성참여확대(AS2)’의 대표적 연구로 들 수 있다(Asugeni et al., 2019; Ramalho, 2019).

마지막으로 ‘실질적 지원(AR3-1과 AR3-2)’은 기후변화에 대한 교육이나 적응 프로그램, 재정적, 과학기술적 지원 프로그램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으며, 주로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에서 실행되고 있다. 기후변화 적응 프로그램으로는 ‘아프리카 기후변화 복원에 대한 동맹(Africa Climate Change Resilience alliance, ACCRA)’(Jones et al., 2019), ‘기후 극한 및 재해에 대한 복원능력 및 적응력 구축(Building resilience and adaptation to climate extremes and disasters, BRACED)’(McOmber et al., 2019) 등이 대표적이며, 재정적 지원과 관련해서는 시드뱅크(seed bank)의 설립(Nyantakyi-Frimpong, 2019)과 여성 농부들을 위한 훈련 활동(training activity)을 통한 신용(credit) 쌓기(Caretta, 2014) 등을 들 수 있다. 본 연구에서 특별히 주목하는 부분은 과학기술적 지원 프로그램(AR3-2)(Fig. 3b, 연빨강)인데,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적응하기 위한 과학기술의 도움은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적응-대응(AR)’ 분야에서 기술적 지원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해 달라진 농업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이 주를 이루는데, 스마트농업 기술(Smart Agriculture Technology, SAT) 혹은 기후-스마트농업(Climate-Smart Agriculture, CSA) 등이 대표적이며(Murray et al., 2016; Jagustović et al., 2019), 가뭄 등 특정 기후 상태에 강한 품종이나(Mabhaudhi et al., 2016) 기후변화에 대비한 다양한 품종에 대한 연구(Feliciano, 2019), 기상 조건에 따른 농업 패턴을 제시한 연구(Stathers et al., 2013) 등이 있다. 또한 농생태학(agroecology)를 활용한 식량안보에 대한 대안 연구도 있다(Anderson et al., 2019).

3.2.3 기후변화 완화(Climate Change Mitigation)-젠더 인지(Gender Sensitivity), MS

‘기후변화 적응’에 대한 연구에 비해 ‘기후변화 완화’에 대한 연구는 ‘젠더 인지’와 ‘젠더 대응’ 모두 적은 편이다. ‘완화-인지(MS)’ 연구를 살펴보면(Fig. 3c) 대부분 ‘젠더차이(MS1)’(회색)이고, ‘취약성/불평등(MS2)’(회색점)에 대한 연구는 매우 소수이다. ‘젠더차이(MS1)’는 인식과 행동 차이로 나눌 수 있는데, 인식 차이 연구로는 인간 활동에 의해 발생한 기후변화나 온실가스‧이산화탄소 감소에 대한 인식(Salehi et al., 2015; Stevenson et al., 2019), 기후변화 완화에 대한 인식(Herman, 2015), 에너지 관련(Sovacool et al., 2012) 연구 등이 있으며, 소고기 섭취나 환경을 생각한 식생과 관련한 인식 조사(Vellinga et al., 2019)도 있다. 행동 차이도 인식 차이와 같은 맥락으로 그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젠더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행동하는지에 대한 연구인데, 여성이 남성보다 더 적극적으로 행동함을 보여준다(Waygood and Avineri, 2016). 기후변화 완화는 대부분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한 연구이기 때문에 ‘취약성/불평등(MS2)’으로 분류될 연구가 많지는 않았으나, 온실가스 배출이나 에너지 사용 실태에 대한 조사나 온실가스와 관련한 질병과 젠더의 상관관계 등이 대표적이다. 여성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 에너지 소비가 더 많다는 근거로 여성을 에너지 소비 주체로 지목한 연구도 있으나(Büchs and Schnepf, 2013), 일반적으로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Smetschka et al., 2019), 교통수단 등 일상생활 패턴과 선택(Shaw et al., 2020)에 있어서 오히려 남성이 온실가스 소비의 주체임을 밝힌 연구도 많다. ‘완화-인지(MS)’ 분야와 관련한 ‘철학적 일반론(MS3)’(연회색)은 인간에 의해 생성된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는 지구와 인간의 존재에 대한 관점으로 풀어낸 연구가 많은데, 사회지배이론(social dominance theory, SDT)에 의거한 기후변화와 젠더 관계에 대한 인식(Milfont et al., 2013), 스티브 비코(Steve Biko)의 흑인의식운동(Black Conciousness)과 연관하여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론을 바탕으로 인간 존재의 딜레마에 대한 고찰(Abrahams, 2018) 등이 그 예이다.

3.2.4 기후변화 완화(Climate Change Mitigation)-젠더 대응(Gender Responsiveness), MR

마지막으로 ‘완화-대응(MR)’ 연구를 살펴보면(Fig. 3d) ‘교육/재정적 지원(MR3-1)’(빨강사선)과 ‘기술적 지원(MR3-2)’(연빨강)을 합친 ‘실질적 지원(MR3)’에 관한 연구가 압도적으로 많다. 기상이변과는 다르게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해서는 인간이 직접적으로 기후변화 완화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실질적 해결책에 대한 연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보인다. ‘교육/재정적 지원(MR3-1)’으로는 특정한 에너지 정책이나 프로그램의 적용이 적극적으로 수행되는데, UNFCCC에서 주최하는 '산림파괴와 산림황폐화로 인한 온실가스배출 줄이기(Reducing emissions from deforestation and forest degradation plus, REDD+)'가 대표적이다(Westholm, 2016). 이 밖에도 탄소 배출권(carbon credit)이나 탄소 시장(carbon market), 탄소 거래(carbon trading)와 관련한 연구 등이 이에 해당한다(Gay-Antaki, 2016; Liu, 2019; Senadheera et al., 2019). ‘기술적 지원(MR3-2)’으로는 지속가능한 기술(sustainable technology)에 관한 연구가 주를 이루는데, 친환경적으로 개선된 가전제품, 특히 쿡스토브(cook stove)에 관한 연구가 많으며(Gitau et al., 2019), 운송수단(Kim et al., 2015)이나 재생가능 에너지(renewable energy) 관련 연구(Bhallamudi and Lingam, 2019)도 있다. ‘완화-대응(MR)’의 ‘여성참여확대(MR2)’(빨강점)에 관한 연구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과 관련하여 여성의 정치권 진출이나 기업의 경영자 지위 획득이 많아질수록 정책 결정에 있어 친환경적 선택이 우세했음이 여러 연구에서 드러나고(Haque, 2017; Charumathi and Rahman, 2019), 재생가능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경영자도 여성인 경우가 많다(Allen et al., 2019). 기후변화 관련 정보공개(Climate change disclosures)에 있어서도 여성이 실무자인 경우 더 활발하고 협조적으로 이루어졌다(Ararat and Sayedy, 2019). ‘전략적 지원(MR1)’(빨강) 연구는 임업 분과(forest sector) 관련 정책(Holmgren and Arora-Jonsson, 2015), 고위 의사 결정에 있어서 온실가스 감소에 관한 정책 결정 요소 등에 대한 연구(Rickards et al., 2014) 이외에도, 이산화탄소 감소와 관련한 특정한 분석 시나리오를 적용하여 미래의 예상되는 상황을 분석하고 정책 결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시하는 연구(Vanho and Tapio, 2013)도 주목할 만 하다.


4.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젠더 불평등에 대한 연구 동향을 살펴보기 위해 기후변화 적응과 완화, 젠더 문제의 인지와 대응의 4가지 항목에 대하여 2000년 ~ 2019년 20년간 연구 논문을 분석하였다. 2000년 이후 기후변화에 대한 범인류적 관심과 함께 이와 관련한 여성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에 많은 국제기구의 보고서와 협정문이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으며, 이에 맞추어 철학적 접근부터 실질적 해결책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한 연구 문헌들도 해를 거듭할수록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웹 오브 사이언스를 통해 기준에 맞게 선택된 779개의 문헌을 분석한 결과, 기후변화에 따른 젠더 불평등에 대한 대응보다는 인지 연구가(27% vs. 73%), 기후변화 완화보다는 적응 연구가(17% vs. 83%) 월등히 많았다. 젠더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응 연구를 살펴보면, 기후변화 ‘완화-대응(MR)’에 비해 ‘적응-대응(AR)’ 연구가 두 배 정도 많았는데(9% vs. 18%), 이는 기후변화에의 적응을 넘어서 인간의 노력으로 기후변화 현상을 감소시킬 수 있는 ‘완화-대응(MR)’ 연구에 더 큰 관심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종합해보면, 지난 20년간 기후변화에 대한 젠더 연구의 동향 분석 의의는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2000년대 들어서면서 많은 정부와 국제기구가 성평등 보장과 기후변화 대응의 실현을 위하여 노력함에 따라 이에 대한 학계의 연구 논문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음을 볼 때, 기후변화와 젠더 불평등 문제에 대한 범세계적 실행 목표가 선언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학계의 자발적 관심을 통해 발전적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둘째, 기후변화 적응, 완화 모두 젠더 인지에 대한 연구가 중점적으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앞으로 미흡한 연구 분야에 대한 적극적이고 균형 잡힌 수행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특히 과학‧기술 분야에서 기여할 수 있는 특수한 영역이 있는데, 그 동안 사회과학에서 분석해 놓은 충분한 인지 연구들을 참고하여 젠더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과학‧기술 연구에 더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요구된다. 사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과학‧기술 연구는 본 동향 연구에서 분석된 것보다 훨씬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과학‧기술 연구 자체에 집중되어 사회적 약자 계층을 고려한 연구까지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젠더를 특정한 연구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기후변화에 따라 점점 더 예측이 힘들어지는 스톰이나 폭우 등을 빠르게 알려주는 조기 경보 시스템(early warning system)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Marchezini et al. 2017; Alvalá et al., 2019) 아직 이를 젠더의 취약성에 적용한 연구 논문이 없어 본 동향 분석에 이용되지 못하였음을 들 수 있다. 셋째, 이렇듯 기후변화와 젠더에 대한 연구가 국제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실정에도 불구하고 779개의 연구 문헌 중 단 두 편만이 우리나라에서 발표된 연구로, 부족한 국내 논문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관심과 참여가 매우 낮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특히 이 두 편의 연구는 모두 국내의 실정에 대한 연구로써, 앞으로 과학기술 선진국들의 개도국을 위한 기후 협업을 통한 ODA 사업 등이 더욱 활발하게 진행될 것을 고려한다면, 우리나라의 동남아시아 등 개도국에 대한 관심과 연구도 더욱 활발해져야함을 의미한다.

자연과학, 특히 기후 전문가들이 젠더 불평등 문제의 해소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을 정리해보면, 우선 기후변화에 대한 정의나 객관적 기준을 마련하여 사회과학 분야와의 협업의 효율성 증대를 기대해볼 수 있다. 그동안 사회과학 분야에서 기후변화를 정의할 때, 기후변화를 대표하는 과학적 자료들을 사용하고 해석함에 있어 적절한 기준점이 없었다. 자연과학의 관점에서 기후변화를 깊이 이해하고 그 기준을 적용하려는 연구도 있었지만(Fownes and Allred, 2019), 기후변화를 대표하는 요소로 연구에 사용한 변수가 기후(climate)보다는 기상(weather)에 더 적합하거나(Yila and Resurreccion, 2014) 기후를 대표하기에 너무 짧은 기간의 자료를 기후변화의 증거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Zheng et al., 2016). 이에 기후학자들의 전문 지식이 공유되고 기후변화의 기준에 대한 객관적 지표의 공감대가 생긴다면 더욱 효율적이고 의미있는 협업이 이루어질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전문 지식을 이용한 젠더 취약성에 대한 지원을 들 수 있다. 기후변화는 범세계적인 재해임을 고려할 때, 자체 기상위성 등의 기상 장비를 보유하고 수준 높은 기상기후 연구가 가능한 우리나라 등의 동북아시아 국가에서 동남아시아를 위한 기상관련 경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연구를 추진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이는 기후변화에 있어 젠더에 따른 피해가 더욱 불평등한 개도국의 젠더 취약성을 보완해주는 의미있는 기술적 지원이 될 것이다. 아프리카의 경우, 유럽 선진국에서 기상 서비스를 제공하여 재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업이나 단체들이 있으나, 동남아시아의 경우는 이러한 인도적 활동이 매우 미미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기술적 지원 이외에 정책, 제도와 관련한 전략적 지원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국제기구의 정책과 선언문, 보고서 등에 기후학자들의 분석과 의견, 권고는 매우 핵심적인 요소인데, 자발적 관심의 지표인 학계의 연구를 보면 정책과 제도에 관한 연구에 있어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참여 비율은 여전히 매우 불균형하다. 자연과학에서 기후변화 시나리오는 매우 복잡하고 눈에 보이는 증거로 증명할 수 있는 성질의 현상이 아니기 때문에 자연과학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 매우 신중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전문적 지식을 갖고있는 자연과학자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머터가 우려한 것처럼 언론 등의 증명되지 않은 무분별한 ‘과학스러움’에 많은 사람들이 호도될 수 있다(Mutter, 2015). 그러므로 그동안 심도있게 수행되어온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와 그들의 견해가 전략적 지원과 관련한 연구에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되길 기대한다.

앞으로 젠더 취약성과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한 자연과학/공학 분야의 실질적 방안에 대한 연구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여성이 부당하게 대접받는 사회‧관습적 상황과 관념을 변화시키기 위한 근본적인 물음이 결여된 기술적 지원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에 학문적 경계가 있을 수 없을진대, 안타깝게도 학문이 고도로 분화된 현대 사회에서 자연과학자들은 사회적 문제는 우리의 일이 아니며 이에 대한 해결의 책임은 사회과학자들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통섭(Consilience)(Wilson, 1998)이 소개되었을 때에도 자연과학 중심의 지식 통합 방법론에 대하여 사회과학자들의 관심은 부정적이긴 해도 매우 컸으나 자연과학자들의 목소리가 크지 않았는데, 이는 자연과학자들이 이에 크게 공감해서라기보다는 이런 주제에 큰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Mutter, 2015). 그럼에도 불구하고, 윌슨의 의도와는 별개로 통섭은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의 협업의 의의에 대한 공감대를 환기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학자들의 전문성을 사회 문제로 환원하는 데 있어 더 적합한 지식이란 없으며, 더 효율적인 해결을 위해서 학문의 경계를 넘어 많은 전문가들, 특히 자연과학/공학자들이 한 발 더 다가서는 것이 매우 중요한 때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18년 정부(교육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기초연구사업임(2018R1A6A1A08025520). 이 논문은 2020년도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여성과학기술인육성지원사업 성과임(No. WISET202003GI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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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Fig. 1.
Distribution of researched areas. ‘Multi’ indicates multi-countries; likewise ‘AR’ is Arctic regions, ‘CA/SA’ is Central/South America, ‘NA’ is North America, ‘EU’ is European Union, ‘Af’ is Africa, ‘ME’ is Middle East, ‘NE’ is Northeast Asia, ‘SE’ is Southeast Asia, ‘Oce’ is Oceania, and ‘None’ is ‘not available’.

Fig. 2.

Fig. 2.
Distribution of literatures on climate change and gender differences in the Web of Science between 2000 ~ 2019.

Fig. 3.

Fig. 3.
Detailed distribution of Fig. 2 according to sub-categories in Table 1. Blue bars on the vertical axis show the same scale.

Table 1.

Inclusion and exclusion criteria used to select the literature reviewed

Table 2.

Keywords used to guide the systematic review process

Table 3.

Categories for crosstab analyses about climate change and gen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