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지역별 예산 배분
Abstract
This study explores regional budget allocation strategies for achieving carbon neutrality in Korea through the lens of a just transition. Although Korea has declared its carbon neutrality target and introduced the National Carbon Neutrality and Green Growth Basic Plan, financial and institutional mechanisms to ensure regional equity remain underdeveloped. Drawing on insights from the European Union’s Just Transition Mechanism (JTM), this study analyzes system support of vulnerable regions in the EU. An allocation formula is then applied to the Korean context, using regional CO2 emissions, manufacturing employment, and energy-related employment as key indicators. Based on the KRW 539.9 billion budget allocated for just transition in 2022, the study calculates an optimal regional distribution. The results show that provinces of Jeollanam-do, Gyeongsangbuk-do, and Chungcheongnam-do require greater support due to their high carbon intensity and industrial concentration. In contrast, metropolitan areas such as Seoul and Daejeon may require less support, though targeted policies for energy efficiency and public transport remain important. This research offers practical policy recommendations for enhancing the social acceptability of carbon neutrality and minimizing economic disruptions during the transition. It also underscores the need for region-specific strategies and inclusive stakeholder engagement in shaping Korea’s just transition policy framework.
Keywords:
Just Transition, Carbon Neutrality, Regional Budget Allocation, CO2 Emissions, Employment1. 서론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 영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 기업, 가계 등 모든 경제 주체의 적극적인 노력과 참여가 필요하다. 그러나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영향은 국가, 지역, 산업, 가계마다 상이하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사회적 피해와 혜택의 정도도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부담과 혜택의 격차를 완화하고 사회적 수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정책 및 예산 지원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정의로운 전환 체제를 통한 그린딜(Green Deal) 선언이 있기 3개월 전(2019년 6월)까지 유럽연합(EU) 정상들이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0으로 줄이자는 탄소중립 목표에 합의하지 못했다. 이는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폴란드,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4개국이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는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을 요구했다.
이에 유럽연합은 2019년 12월 ‘정의로운 전환’을 핵심 원칙으로 삼은 그린딜을 발표했다. 유럽집행위원회는 그린딜의 성공이 EU 내 모든 국가, 단체, 기업,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에 달려 있다고 판단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의로운 전환 메커니즘(Just Transition Mechanism, JTM)’을 포함시켰다(European Commission, 2020). 이후 유럽은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였으며, 각 국가 및 지역의 정의로운 전환 정책 이행과 지원을 위해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
한국의 정의로운 전환 정책은 2020년 12월 2050년 탄소중립 목표 선언 이후 핵심 과제 중 하나로 다뤄져 왔다. 2021년에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이 제정되어 정의로운 전환의 원칙과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으며, 2022년 기본법 시행과 함께 실행 전략이 수립되었고, 2023년에는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이 발표되어 노동자 보호와 산업 전환을 위한 정책이 제시되었다. 이와 더불어 지자체 또한 취약 지역, 집단, 계층을 파악함으로써,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탄소중립 실현과 정의로운 전환 계획을 수립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와 지자체의 정의로운 전환에 대한 계획 및 전략 수립은 실제 정책 집행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으며, 실행 주체인 지자체에 대한 구체적인 예산 지원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이 그린딜 발표 후 목표 달성을 위해 우선적으로 시행한 정책과 예산 지원이 정의로운 전환에 대한 것이었다면, 한국의 탄소중립 이행에 있어서 정의로운 전환은 여전히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 정도의 인식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따라서, 이 연구는 한국의 정의로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유럽의 정책 현황과 실행 과정을 분석하고 이를 한국의 경제 및 사회적 맥락에 맞게 적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유럽의 정의로운 전환 메커니즘 체제를 통해 유럽 국가 또는 지역별 기금 분배 방안을 검토하고, 이를 토대로 한국의 탄소중립 전환 과정에서 지역별 자금 지원 규모와 운영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연구의 결과는 탄소중립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경제적 갈등을 사전에 완화하고, 전환 비용을 공정하고 정의롭게 분배하는 데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 정의로운 전환에 대한 논의
정의로운 전환에 대한 논의는 1990년대 노동계에서 처음 논의되기 시작되었으며, 이후 기후와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점점 더 다양한 지역, 계층, 정치적 영역으로까지 확대됐다(Mazzocchi, 1993). 2000년대 초반에는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선진국과 적게 배출하는 개도국 간의 감축 책임 문제가 정의로운 전환 논의의 중심이었다. 이후 지속가능한 발전과 기후변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양질의 일자리와 에너지 전환의 중요성이 언급되었으며, 2015년 파리협정에서는 노동자 보호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및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이 중요하게 다뤄졌다. 2018년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는 취약 계층의 사회적 포용을 포함한 ‘정의로운 전환 선언’이 채택됐다.
기후 정책이 경제 주체들에게 얼마나 공정하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분석은 학계에서 오랜 관심사로 자리 잡아왔다(Baumol et al., 1988; Ekins et al., 2011; Fleurbaey et al., 2014; Lamb et al., 2020). 기후 정책의 공정성은 국민들의 정책 수용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기후정책의 불공평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어 왔다(Büchs et al., 2011; Douenne and Fabre, 2020; Maestre-Andrés et al., 2019). 최근 연구들은 탄소세를 비롯한 기후 정책이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사람들에게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Dorband et al., 2019; Ohlendorf et al., 2020; Wang et al., 2016).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직접 배출에 대한 탄소세 부과가 소득이 낮은 사람들에게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역진적(regressive)인 경향을 보였으나, 모든 국가에서 동일하게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Feindt et al., 2021). 프랑스 사례를 다룬 Berry (2019)와 Douenne and Fabre (2020)는 화석연료 소비에 대한 탄소세가 소득 계층 전반에서 역진적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또한, Känzig (2021)은 영국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탄소 가격이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효과적이지만, 역진적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지적했다. 유럽 전역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가구별 탄소 발자국에 기반한 탄소세는 중립적인 경향을 보였으나, 유럽 전체 수준에서는 역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Feindt et al., 2021; Pottier et al., 2020).
기후 정책이 역진성을 가진다는 연구 결과들이 일관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탄소세나 배출권거래제로 얻어진 수입을 가구에 재활용하는 방안은 대체로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준다(Carattini et al., 2019; Combet et al., 2009; Ekins and Dresner, 2004; Fremstad and Paul, 2019; Metcalf, 2019; Metcalf et al., 2010). 재활용된 세수는 세금 감면이나 보조금 형태로 제공되어 대중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크며, 정책의 역진성을 완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Baranzini et al., 2017; Drews and van den Bergh, 2016). 실제로 많은 국가들은 저탄소 전환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줄이고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세금, 보조금, 규범, 규제 등 다양한 정책 도구를 활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Fullerton, 2011).
정의로운 전환의 논의와 기존 연구들을 살펴보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라도, 취약 계층이나 특정 집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사회적 불만과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기후 정책 목표의 효율적인 달성을 위해서는 기후 정책이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구체적이고 다방면으로 사전에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위험과 갈등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한국이 탄소중립을 실현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지역별 형평성과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는 예산 지원 및 운영 방안을 모색해 봄으로써, 탄소중립 실현 과정에서 사회적 수용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3. 유럽의 정의로운 전환
유럽은 2019년 그린딜 선언 이후, 탄소중립 목표를 구체화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 전환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승인하고 실행해 오고 있다. 유럽은 2021년 최종적으로 유럽기후법 채택을 통해 2050년 탄소 중립과 2030년까지 탄소 배출 55% 감축 목표를 법제화했으며, 이를 지원하기 위해 2021년 Fit for 55 패키지를 승인해 탄소 배출권 거래제 강화, 재생가능에너지 목표 상향, 탄소국경조정세(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CBAM) 도입 등을 포함한 세부 실행 계획을 마련했다. 2023년에는 CBAM이 시범적으로 도입되어 탄소 집약적 상품에 대한 세금 부과가 시작되었다. 동시에 순환경제 실행 계획과 농업 정책 개혁을 통해 자원 낭비를 줄이고 친환경 농업 방식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CCS) 지원 등 기술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유럽에서 그린딜 선언 이후 가장 먼저 채택되고 승인된 정책이 정의로운 전환 기금의 분배 및 운영 방안이라는 것이다(Table 1). 이는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취약 지역과 집단에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 사회적 불만을 최소화하고 수용성을 높이는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3.1. 유럽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정책
유럽연합(EU)은 2019년 12월 기후변화 문제 해결과 지속 가능한 발전 달성을 목표로 한 그린딜을 발표하였다. EU는 그린딜의 성공이 정의로운 전환을 통해서 달성될 수 있으며, EU 회원국과 단체, 기업, 시민 등 모든 주체의 적극적인 참여에 달려 있다고 판단하였다. EU는 정의로운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서 ‘정의로운 전환 메커니즘(Just Transition Mechanism, JTM)’을 그린딜에 포함하고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한 결과, 모든 유럽회원국들이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줄이겠다는 합의를 이끌어 냈다(European Commission, 2020).
탄소중립을 실현하고 지속 가능한 기후중립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대규모의 투자를 필요로 한다. 특히, 탄소 집약적 산업과 화석 원료 추출 산업 등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일자리 감소 및 삶의 질 저하와 같은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사회·경제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EU는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이행 과정에서 피해를 볼 수 있는 국가, 지역, 기업, 개인의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기금, 펀드, 대출을 위해 약 550억유로를 지원할 수 있는 JTM을 마련하였다.
JTM은 정의로운 전환 기금(Just Transition Fund, JTF), InvestEU, 공공부문 대출기구(Public Sector Loan Facility, PSLF)라는 세 가지 축(Pillars)을 통해 실행되며, 이는 European Commission (2020)과 KDI (2022)의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Table 2에 요약되어 있다. JTM은 탄소중립 실현 과정에서 산업을 다각화하고, 노동자들에게 기술 재교육과 직업 훈련을 제공하며, 새로운 저탄소 산업으로의 전환을 지원한다. 특히, JTM은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해 경제적 전환을 촉진하는 동시에, 지역사회와 기업, 노동자들 간의 공정성과 협력을 강조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과 경제적 복원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 JTF는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큰 영향을 받는 지역들이 저탄소 산업으로 전환하고 경제를 다양화하며, 노동자와 구직자들에게 기술 훈련과 재교육, 그리고 구직 지원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둔다. 또한 나머지 두 가지 축을 활용하여 민간 부문(InvestEU) 및 공공 부문(PSLF)이 에너지 전환과 관련된 프로젝트에 쉽게 투자하고 대출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정의로운 전환 체제(JTM)의 첫 번째 축인 정의로운 전환 기금(JTF)은 에너지 전환으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영향을 줄이고, 타격을 받는 지역의 산업과 경제를 다양화하며 재구성하는 데 도움을 주며 사람들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JTF에는 약 192억 유로가 준비되어 있으며, 추가적으로 국가 공동자금 및 기타 펀드에서 62억 유로가 이전되어 총 약 254억 유로가 투자될 예정이다. 이는 탄소중립 실현 및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고 구조적 변화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JTM의 두 번째 축은 민간 투자를 촉진하는 InvestEU ‘Just Transition’제도이다. 이 제도는 탈탄소 프로젝트, 가스 및 지역 난방 인프라 개선, 경제 다양화, 사회 인프라 구축, 에너지 및 교통 인프라 개발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민간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JTM의 세 번째 축은 공공부문 대출기구(PSLF)로, 공공부문이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유럽투자은행(EIB)은 최대 100억 유로의 대출을, 유럽집행위원회는 15억 유로의 보조금을 제공하여 공공 부문이 기후 중립 경제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PSLF는 에너지 전환과 관련된 광범위한 프로젝트에 대출 자금을 제공하며, 지역난방 네트워크, 건물 리노베이션, 에너지 및 교통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즉 JTM은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경제적 갈등을 완화하고, 전환의 혜택이 모든 지역과 계층에 골고루 분배되도록 보장한다. 이를 통해 유럽연합은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이 단순히 환경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제적 기회 창출과 사회적 통합을 동시에 추구하는 정의로운 전환이 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3.2. 유럽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JTM 이행 경과 및 운영 방안
그린딜 발표 이후, EU는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조치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2020년 1월, 유럽집행위원회는 JTF를 조성하기 위한 규제안을 채택했으며, 2020년 2월에는 회원국별 JTF 투자 가이드라인(2021 ~ 2027년)을 제시하였다. 같은 해 5월에는 JTM에 따라 석탄 의존도가 높은 지역을 위한 에너지 전환 투자 촉진을 목표로 PSLF를 제안하였다.
2020년 7월에는 정의로운 전환 플랫폼(Just Transition Platform, JTP)이 출범하여,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의로운 전환의 실행 방안을 지원하고 있으며 11월에는 금융 전문가, 기업대표, 청년단체들이 함께한 정의로운 전환에 대해 논의가 있었다. 2020년 12월 유럽은 정의로운 전환 기금(JTF)에 대한 정치적 합의를 승인하였다. 2021년 3월에는 정의로운 전환 지침을 포함한 InvestEU 가이드라인이 채택되었다. 같은 해 4월에는 석탄, 탄소, 화석연료 중심 산업이 집중된 지역의 관계자들과 이해당사자들이 정의로운 전환을 보장하기 위한 기회와 접근 방안에 대해 논의하였으며, 5월에는 공공부문 대출기구(PSLF) 규정에 대한 정치적 합의가 이뤄졌다. 2021년 7월과 8월에는 JTF와 PSLF 규정이 공식적으로 시행되었으며, 2021년 11월부터 2022년 5월까지는 기업, 비정부기구(NGO), 학계, 전문가, 비즈니스 파트너, 지역 당국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정의로운 전환 플랫폼(JTP)을 통해 영토공정전환계획(TJTP)에 대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었다. 즉 2020년 6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약 2년간 JTP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하며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유럽 전역에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였다.
영토공정전환계획(Territorial Just Transition Plans, TJTP)은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을 실현하기 위해 유럽연합 회원국들이 수립하는 지역 단위의 전략 계획이다. 이 계획은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서 가장 큰 사회·경제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을 식별하고, 해당 지역의 고용, 산업, 사회 구조 전환을 위한 맞춤형 지원 전략과 사업 계획을 포함한다.
TJTP의 수립과 실행에는 지역, 도시, 지방의 공공기관을 비롯해 경제 및 사회적 파트너, 환경단체, 비정부기구(NGO), 사회적 포용을 지원하는 기관,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조직, 학계 및 연구기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가 요구된다. 특히 지역사회의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는 시민사회 대표자들과 긴밀히 협력해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EU 회원국이 정의로운 전환 메커니즘(JTM)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취약할 가능성이 있는 지역·집단·개인을 식별하고,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포함한 TJTP를 수립해야 한다. TJTP는 JTM의 첫 번째 축인 정의로운 전환 기금(JTF)의 분배 기준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일 뿐 아니라, 두 번째 축인 InvestEU “Just Transition” 제도 및 세 번째 축인 공공부문 대출기구(PSLF)의 투자 여부를 판단하는 근거 자료로도 활용된다.
유럽집행위원회는 회원국들의 TJTP 수립을 지원하기 위해,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서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산업과 지역을 사전에 분석하였다. 이후 2020년 2월부터 각 회원국은 유럽집행위원회가 제공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TJTP와 관련 정책 프로그램을 준비해 오고 있다. 각국의 TJTP에는 에너지 전환으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인구통계학적, 환경적 영향을 고려하여,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대응 방안과 함께 이해관계자 참여 계획, 모니터링 및 평가 체계가 포함되어야 한다.
정의로운 전환 플랫폼(Just Transition Platform, JTP)은 EU의 그린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지침, 지원, 정보, 지식을 각 회원국들에게 제공함으로써 기후 중립 경제로의 공정하고 포용적인 전환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JTP는 그린딜 발표 이후 6개월 뒤인 2020년 6월 설립되었으며 유럽연합(EU) 회원국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정의로운 전환 체제(JTM)의 자금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에너지 전환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지역을 대상으로 지원 정보를 제공하며, 기술적 조언과 자문 서비스를 포함한 전용 헬프데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회원국과 이해관계자들은 기후 중립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가이드라인, 사례, 정보 등을 JTP를 통해 공유받아 전환 과정에서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효과적인 실행을 도모할 수 있다. JTP는 화석연료나 탄소집약적 산업에 의존하는 지역의 이해관계자들에게 지식과 모범 사례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도 한다. 유럽집행위원회는 정기적인 이벤트를 개최하여 재무 담당자, 사회적 파트너, 기업 대표, 청년 단체, 전문가들이 정의로운 전환의 필요성과 과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한다.
JTP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Experts Database and Exchanges, JTP Groundwork (Technical assistance), JTP Knowledge Hub이다. Experts Database and Exchanges는 정의로운 전환과 관련된 전문가 데이터베이스와 교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JTPeers Experts는 유럽 전역에서 정의로운 전환 업무를 수행하는 전문가들의 데이터베이스로, 이해관계자들은 이를 통해 프로젝트 실행에 필요한 조언을 전문가들과 연결해 받을 수 있다. JTPeers Exchange는 JTF 지역 간, 혹은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전문가와 JTF 지역 간의 대면 및 온라인 교류를 촉진하는 동료 간 교류 프로그램이다. JTP Groundwork는 지역에서 식별된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방 공공기관, 국가 관리 당국, NGO, 대학, 노동조합, 민간 기업 등 사회경제적 파트너들에게 다양한 기술적 지원을 제공한다. 구체적으로는 프로젝트를 식별하고 개발하며, 지역 및 지방 행정기관과 이해관계자들의 역량을 강화한다. 또한, TJTP 실행을 위해 투명하고 포괄적이며 효율적인 거버넌스 메커니즘 개발을 지원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참여 및 동원을 돕는다. JTP Knowledge Hub는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실무자와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구체적인 사례 연구, 도구 모음, 우수 사례 카탈로그를 제공하고 전문가 네트워크, 맞춤형 기술 지원, 지식 허브를 통해 정의로운 전환의 실행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3.3. 유럽의 정의로운 전환 기금 분배 현황
유럽집행위원회는 정의로운 전환 기금(JTF)을 각 회원국에 배분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 고용, 화석연료 생산량, 국민총소득(GNI) 등의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기준을 마련하였다. 우선, 산업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산업부문 고용, 석탄 및 갈탄 광업 부문 고용, 석유 및 이탄 생산량 등 네 가지 항목에 대해 각 국가가 차지하는 비율을 산정하였다. 이후 산업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에는 49%, 산업부문 고용에는 25%, 석탄 및 갈탄 광업 고용에는 25%, 석유 및 이탄 생산량에는 1%의 가중치를 부여하여, 이를 바탕으로 전체 JTF 자금 중 각 국가의 초기 할당액을 계산하였다. 이 초기 할당액은 다시 각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을 반영해 조정되었으며, 조정 과정에서 한 국가가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은 20억 유로, 최소 지원액은 1인당 6유로로 설정되었다. 이와 같은 기준을 통해 최종적으로 각 회원국별 최대 할당액이 결정되었다.
화석연료 생산 비중이 높은 폴란드(26.7%), 독일(11.7%), 루마니아(10.1%)가 상대적으로 많은 할당을 받았다(Table 3). Table 3은 이러한 국가별 할당 방식과 결과를 요약한 것으로, 유럽집행위원회(EC)의 공식 자료(EC, 2020)를 바탕으로 재구성하였다. 온실가스 배출량과 화석연료 생산량에 대한 높은 가중치는 탄소중립 전환 과정에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는 데 중점을 둔 것이며, 산업 및 화석연료 부문의 고용 비중을 반영한 것은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이다.
회원국들은 영토공정전환계획(TJTP, Territorial Just Transition Plans)을 수립하여 자국 내 지원이 필요한 지역을 식별하고, 사회적·경제적·환경적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제시한 후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다. 2022년 12월에는 라트비아, 폴란드, 슬로바키아의 TJTP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승인을 받았으며, 이후 각국은 승인된 TJTP를 바탕으로 정의로운 전환 기금(JTF)을 활용한 자금 확보에 나섰다. 예컨대 폴란드는 약 38억 5천만 유로, 슬로바키아는 4억 5900만 유로, 라트비아는 1억 9200만 유로의 지원을 확보하였다.
2024년 12월 기준으로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TJTP 승인을 받아 JTF 기금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는 국가 및 지역 단위의 계획에 따라 경제 다각화, 재교육 프로그램, 재생에너지 투자 등 다양한 분야로 집행되고 있다(Table 4). Table 4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의 공식 통계를 기반으로 각국 및 지역별 JTF 배분 현황을 요약한 것이다.
4. 한국의 정의로운 전환 현황
4.1. 한국의 정의로운 전환 정책 현황 및 이행
한국은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의로운 전환에 대한 논의를 이어왔다(Table 5). 2020년 10월에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공식적으로 선언하며, 경제적·사회적 불평등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였고, 이어 2021년 9월에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을 제정해 정의로운 전환의 원칙과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였다.
2022년에는 기본법이 시행되며 구체적인 실행 전략이 수립되고,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출범해 지역 지원과 고용 안정화 방안이 주요 과제로 설정되었다. 2023년에는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이 발표되어 특별지구 지정, 고용 전환, 직업훈련 프로그램 등 노동자 보호와 산업 전환 지원 방안이 구체화되었으며, 석탄화력발전소가 위치한 지역에서 특별지구 시범 지정이 논의되었다. Table 5는 이러한 주요 정책 이정표를 연도별로 정리한 것으로, 저자의 정리에 기반하였다.
특히 2023년 3월에 발표한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계획안에서는 탄소중립·녹색성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받는 지역·계층·산업 등을 지원하고 모든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보장하는 정책 추진의 필요성 하에, 사회적 기반 구축, 고용안정 지원, 지역기반 지원, 산업·기업에 대한 지원, 기타 선제적 지원을 핵심 과제로 선정하였다(Table 6). 이를 통해, 정부는 정의로운 전환의 생태계 조성, 산업·지역·고용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 대상 맞춤형 지원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공정하고 정의로운 탄소중립·녹색성장 사회를 실현하고, 탄소중립·녹색성장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Table 6은 이와 같은 주요 정책 과제를 범주별로 요약한 것으로, Joint Ministries (2023)의 계획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2023년 4월 발표한 제1차 탄소중립·녹색성장 국가 기본계획에서 정의로운 전환 특구 지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2025년 8월 현재까지 실제 지정은 이행되지 않았다. 또한, 전환 과정에서 영향을 받는 집단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 역시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지자체의 탄소중립과 정의로운 전환의 경과를 살펴보면, 탄소중립 이행 주체로서 지역의 역할과 책무가 확대됨에 따라 모든 지자체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이하 탄소중립 기본법)에 의해 국가 기본계획 및 시도 상위 계획(기초지자체), 관할구역의 지역적 특성 등을 고려하여 10년을 계획기간으로 하는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시행하여야 한다.
환경부는 지자체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 수립 및 추진상황 점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ACT (Assist 계획 수립 지원, Consult 역량 강화 컨설팅, Together 협력 확대) 센터를 설립하여 지자체를 지원하고 있으며, 제1차 지역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광역: ’24 ~ ’33년, 기초: ’25 ~ ’34년) 수립 및 해당 계획에 대한 추진상황 점검보고서 작성 기준을 제시하였다. ACT는 전국 243개 광역 및 기초지자체에 대해 탄소중립 기본계획 수립, 이행관리 등을 지원하는 전담기관으로서, 지자체 기본계획 수립 및 종합보고 지원(매 5년), 계획 추진상황 종합보고 지원(매년), 중앙지방정부 협력 거버넌스 실현, 탄소중립 통합정보 플랫폼 구축 등 지역 탄소중립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지자체는 2024년 5월, ‘제1차 시도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제출했다. 각 지자체는 지역의 현장여건과 시도민 의견을 반영해 탄소중립 정책을 기획하고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한 지역의 탄소중립 행동 지침을 정하였다. 하지만 지자체의 탄소중립계획의 정의로운 전환에 대한 부문에서, 지원방안과 예산안에 대한 내용은 쉽게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2024년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탄소중립 이행 현황을 점검하고자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 2023년도 이행점검 결과』를 발표하였다. 위원회는 국가 기본계획 시행 이후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기반 조성과 추진 동력 확보에 일정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였다. 그러나 정의로운 전환 및 지역 주도형 전환 측면에서는 주요 사업의 추진이 지연되고 있으며, 관련 정책 추진 노력을 더욱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도 함께 제시하였다(2050 Carbon Neutrality and Green Growth Commission, 2024). 특히 정의로운 전환 부문에서는 단순 연구에 치중하고 운영 성과가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고, 중앙부처 위주의 계획으로 업무가 진행되어 지자체에 대한 제도 홍보와 지자체와의 협력이 보완되어야 한다고 평가하였다(2050 Carbon Neutrality and Green Growth Commission, 2024).
4.2. 한국의 탄소중립 예산
한국 정부는 2022년 ‘탄소중립 예산’을 명시적으로 집계하여 발표하였으며, 이는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과 탄소 감축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편성된 예산이었다. 이러한 정부의 시도는 탄소중립 이행과 국가재정 간의 연계 필요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Heo and Oh (2022)는 국가 탄소중립 전략과 연계된 예산안 설계를 제안하며, 재정투자의 우선순위 설정과 평가기준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Heo and Oh (2022)를 살펴보면, 2022년 정부 예산안에서 탄소중립 예산은 11.9조원으로 전년도 대비 62.0% 증가한 수치이며, 2022년 탄소중립 예산(안)은 탄소중립 정책 목표에 따라 경제구조 저탄소화(8조 2653억원), 저탄소 생태계 조성(8050억원), 공정한 전환 지원(5399억원), 제도적 기반 구축(2조 2,667억원)으로 세분화되었다(Table 7). 이 연구의 대상인 공정한 전환 분야는 크게 취약산업·계층 보호(4,758억원), 지역 중심 탄소중립 실천(482억원), 탄소중립 국민 인식 제고(157억원) 세 가지 세부 항목으로 구성된다. 공정한 전환 예산은 전체 탄소중립 예산 중 상대적으로 작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탄소중립 실현 과정에서 갈등을 줄이고 포용적인 탄소중립 전환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음을 나타낸다.
이 연구는 2022년도 Heo and Oh (2022)가 제시한 공정한 전환 분야에 할당된 예산을 총액으로 설정하고, 지역별 배분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한국에서는 유럽 그린딜 선언 이후에는 Just transition을 공정한 전환으로 번역하고 사용하였지만, 최근 정부 계획과 문헌들은 그린딜 선언 이전처럼 정의로운 전환으로 다시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2022년 기간의 공정한 전환은 본 보고서의 정의로운 전환과 내용이 거의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Table 7은 2022년도 탄소중립 예산안의 주요 항목과 공정한 전환의 세부사업을 Heo and Oh (2022)의 자료를 기반으로 정리한 것이다.
5. 한국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지역별 예산 배분 방안
이 연구는 한국이 정의로운 전환과 함께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 마련을 위해 유럽의 정의로운 전환 체재를 살펴보고 지역별 예산 배분 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한국이 정의로운 전환과 탄소중립의 길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유럽의 영토전환체제계획과 같이 각 지역별 상황을 전반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탄소중립위원회를 중심으로 정의로운 전환 전담기구를 설립하여 각 지역의 상황을 대변하고 파악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고, 탄소중립 실현의 과정에서 어느 지역, 어느 누구도 뒤처지지 않기 위해 정의로운 지원액 분배에 다양한 관계자들을 참여시킬 필요가 있다. 각 지역 전문가, 지역 공무원, 지역 주민, 이해관계자 등과 협의하여 지역별 맞춤형 사업 계획 및 이행 방안 등을 도출함으로써 최종 지원액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 이 연구는 지역별 예산 배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초기 단계의 연구로, 유럽의 사례를 적용하여 제시해 보고자 한다. 유럽 JTF의 국가별 최대 지원액 규모 산정 방법을 토대로, 탄소중립 실현 과정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경제적 영향을 지역별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간주하고, 사회적 영향을 지역별 제조업 및 에너지 생산 관련 고용량으로 간주한다.
5.1. 한국의 지역별 특성
이 연구는 지역별 온실가스 총배출량과 제조업 배출량을 살펴봄으로써, 탄소중립 전환 과정에서 경제적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지역의 상황을 파악해 본다(Table 8).
2020년 기준, 충청남도는 총 온실가스 배출량이 154,755천톤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였으며, 제조업 배출량도 40,009천톤으로 주요 배출 지역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충청남도가 발전산업 및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석탄화력발전소, 정유, 석유화학 등 고탄소 산업이 집중되어 있는 점을 나타낸다. 전라남도는 총배출량 90,996천톤으로 두 번째로 높으며, 제조업 배출량은 61,990천톤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라남도가 석유화학, 철강 등 에너지 집약적 산업이 다수 위치해 온실가스 배출을 많이 하는 것을 나타낸다. 경기도는 총배출량이 85,109천톤으로 세 번째로 높지만, 제조업 배출량은 15,539천톤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이는 경기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이 건물, 교통, 비산업적 활동 등 제조업 외의 부문에서 주로 기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상북도는 총배출량이 58,051천톤으로 중위권에 해당하지만, 제조업 배출량은 40,929천톤으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경북이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공업 및 전통 제조업이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임을 보여준다. 울산은 총배출량이 38,468천톤으로 중간 수준이지만, 제조업 배출량은 21,116천톤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울산이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등 중화학 공업 중심지로서 제조업 기반의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각 지역의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살펴보면, 지역별로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산업 및 발전 시설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높은 배출량이 기록되었으며, 반대로 대도시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배출량을 보였다. 가장 높은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록한 지역은 화력발전소와 대형 산업단지가 위치한 충청남도(70.8톤/천명)였다. 다음으로 전라남도(51.3톤/천명)와 울산광역시(34.5톤/천명)가 높은 배출량을 보였다. 이들 지역은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업 등 에너지 집약적인 산업이 발달한 곳으로, 산업 및 발전 부문의 배출량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32.8톤/천명) 또한 높은 1인당 배출량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역 내 발전소 및 제조업의 영향으로 판단된다. 반면, 서울시(3.0톤/천명), 광주(3.9톤/천명), 대구(3.6톤/천명), 대전(4.0톤/천명), 부산(4.4톤/천명)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배출량을 보였다. 이들 지역은 인구 밀집도가 높은 대도시이지만, 대규모 산업시설보다는 상업 및 주거 중심의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1인당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해석된다.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서는 지역별 온실가스 배출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 충청남도, 전라남도, 경상북도, 울산과 같은 산업 중심 지역은 제조업과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줄이기 위해 재생에너지 전환과 저탄소 공정 도입을 가속화 해야 한다. 석탄화력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수소·태양광·풍력 등의 친환경 에너지를 확대하는 한편, 탄소 포집 및 저장(CCUS) 기술을 적용하여 탄소집약 산업의 배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반면,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는 건물·교통 부문에서 배출이 이루어지므로 제로에너지 빌딩 확산, 대중교통 친환경화(전기·수소버스 도입), 그리고 스마트시티 기술 적용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전국적인 탄소세 도입과 배출권 거래제 강화를 통해 기업의 감축 노력을 유도하고, 도시 및 산림 녹지 확대를 통해 탄소흡수원을 늘리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이 연구는 지역별 제조업 고용과 에너지 생산 고용 규모를 살펴봄으로써, 탄소중립 전환 과정에서 사회적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지역의 상황을 파악해 보고자 한다(Table 9).
2020년 기준, 경기도는 제조업 고용 규모가 1,261,867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며, 제조업 고용의 중심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는 경기도가 자동차, 전자, 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 중심지로서 국가 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그러나 에너지 생산 고용은 5,183명에 불과해, 에너지 부문에서의 고용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경상남도는 제조업 고용 규모가 467,088명으로 두 번째로 높으며, 이는 조선업, 기계, 금속 산업 등의 중공업 중심 지역으로서의 특징을 반영한다. 에너지 생산 고용은 5,745명으로 역시 제조업 고용 대비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충청남도는 제조업 고용 규모가 248,609명으로 상위권에 속하며, 에너지 생산 고용은 7,870명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소와 에너지 집약적 제조업이 밀집한 산업구조에서 비롯된 결과로 보인다. 인천은 제조업 고용 규모가 242,588명으로 중위권에 해당하지만, 에너지 생산 고용은 8,180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다. 이는 인천이 대규모 발전소 및 에너지 관련 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경상북도는 제조업 고용이 325,321명, 에너지 생산 고용이 7,351명으로 나타나며, 두 부문에서 상위권에 속해있다. 이는 경북이 제조업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에너지 생산에서도 일정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라남도는 제조업 고용이 117,566명으로 상대적으로 낮지만, 에너지 생산 고용은 5,464명으로 상위권에 속해 있다. 이는 전라남도가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에너지 생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서는 지역별 제조업 및 에너지 생산 고용 구조를 고려한 사회·경제적 전환 방안을 포함해야 한다. 경기도와 경상남도처럼 제조업 고용 비중이 높은 지역은 저탄소 제조업 전환을 촉진하고, 친환경 기술을 활용한 산업 고도화 및 녹색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 특히 자동차, 반도체, 조선업 등의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전기차·수소차, 친환경 조선 기술 개발을 강화해야 한다.
반면, 충청남도, 인천, 경상북도, 전라남도처럼 에너지 생산 고용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은 재생에너지 중심의 고용 전환 전략이 필수적이다. 석탄화력발전소 의존도가 높은 충남과 인천은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확충 및 관련 인력 재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에너지 전환의 사회적 충격을 최소화해야 하며, 전라남도는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활용한 해상풍력 및 태양광 산업 육성을 가속화시킬 필요가 있다.
즉, 탄소중립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자리 변화에 대비하여 고용 전환 지원 및 사회안전망 강화 정책을 병행함으로써, 지역별 경제적·사회적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5.2. 지역별 예산 분배 방안
이 연구는 2022년 한국 정부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발표한 탄소중립 예산 중 ‘공정한 전환’ 분야에 배정된 5,399억원을 기준으로, 지역별 최대 지원액 규모를 산정하고자 한다. 분석에는 현재 확보 가능한 통계자료와 함께, 유럽연합의 정의로운 전환 메커니즘(JTM) 사례에서 사용된 지표와 배분 방식을 참고하였다. 특히 이 연구는 유럽연합이 정의로운 전환 기금(Just Transition Fund, JTF) 배분 시 적용한 기준을 준용하여, 제조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50%), 제조업 고용(25%), 에너지 생산 관련 고용(25%)을 가중치로 설정하였다. 이 세 지표는 각각 지역의 탄소 감축 부담, 고용 기반, 전환 충격에 대한 취약성을 반영한다. 각 지표에서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을 산정한 뒤, 이를 바탕으로 지역별 최대 초기 할당액을 계산하였다. 이후, 지역 간 경제력 차이를 반영하기 위해 1인당 GNI(국민총소득)를 반영하여 최종적인 예산 배분 규모를 도출하였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한 인구 비례나 일률적 분배와는 달리, 지역별 산업 구조와 고용 여건을 반영함으로써, 탄소중립 전환 과정에서 사회·경제적으로 더 큰 부담을 질 수 있는 취약 지역에 대한 공정한 예산 배분을 지향한다.
Table 10은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탄소중립 예산 5,399억원을 지역별로 배분한 것이다. 전남이 874.6억원으로 가장 할당을 받았으며, 경북(758.4억원), 충남(728.7억원), 경기(714.6억원) 순으로 높은 금액이 할당되었다. 반면, 세종(12.4억원)과 대전(12.4억원)은 가장 적은 금액을 배분받았으며, 광주(36.7억원)와 제주(52.4억원)도 상대적으로 낮은 지원을 받았다. 전체적으로 전남, 경북, 충남과 같은 지역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원을 받는 반면, 세종, 대전, 광주 등의 지역은 상대적으로 낮은 금액을 할당받았다. 지역별 순위를 보면, 전남이 1위, 경북이 2위, 충남이 3위로 나타났으며, 경기(4위), 강원(5위), 경남(6위), 인천(7위), 울산(8위)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순위가 가장 낮은 지역은 세종(17위)과 대전(16위)이며, 광주(15위), 제주(14위), 대구(13위)도 하위권에 속했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정책은 지역별 산업 구조, 경제적 특성, 고용 등을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 이 연구에서는 전라남도, 충청남도, 경기도와 같은 제조업 및 에너지 산업의 생산과 고용이 많은 지역에 상대적으로 높은 예산을 배정하였다. 전라남도의 경우, 발전소와 석유화학 산업이 집중된 여수산업단지와 광양제철소 등의 대형 배출원이 존재하며, 이를 저탄소 공정으로 전환하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된다. 이에 따라 탄소포집·저장(CCUS) 기술 도입, 신재생에너지 확대, 수소 경제 인프라 구축과 같은 전략이 요구된다. 충청남도는 전국 최대의 석탄화력발전소 밀집 지역으로, 발전 부문에서의 탈탄소화가 핵심 과제이다. 노후 석탄발전소 폐쇄 일정에 맞춰 태양광, 풍력, 수소 연료전지 발전으로의 전환을 촉진하고, 폐쇄되는 발전소 근로자들을 위한 직업 전환 지원 정책도 병행되어야 한다. 경기도는 국내 제조업의 중심지로, 반도체, 자동차, 전자 산업이 밀집해 있어 생산 공정의 친환경화가 주요한 도전 과제이다. 이에 따라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이행을 위한 인프라 확충과 함께, 스마트 공장 도입을 통한 에너지 효율 개선이 필요하다.
반면, 서울과 같이 제조업 및 에너지 생산 비중이 낮은 지역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이 할당되었으며, 이는 에너지 소비 감축과 건물 부문의 탄소 감축 정책에 집중해야 함을 시사한다. 서울은 서비스 산업과 상업용·주거용 건물이 밀집한 도시 환경을 고려하여, 건물 부문의 에너지 효율 개선 및 녹색 인프라 확대가 중요한 정책 방향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건물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한 제로에너지빌딩(ZEB) 인증 확대, 공공 및 민간 건축물의 단열 성능 강화, 에너지 절약형 스마트 그리드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도시 교통 부문의 탄소 감축을 위해 전기·수소차 인프라 확충과 대중교통 중심의 친환경 교통체계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탄소중립 목표를 보다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5.3. 정의로운 전환 예산 운영 방안
이 연구는 탄소중립 실현 과정에서 소외되고 피해를 볼 수 있는 지역에 예산을 많이 배분함으로써, 탄소중립 이행 수용성을 높이고 불만을 최소화하고자 한다. 이 연구의 지역별 예산 배분은 해당 지역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사업과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지원 가능한 최대 수준의 예산 규모를 의미한다. 이러한 지역별 예산 배분은 중앙정부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보다 지역 당국, 주민, 이해관계자 의견을 반영하고 모든 주체의 협조하에 진행이 되어야 효율성과 형평성 모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 연구는 지역별 예산 분배 운영 방안을 유럽 사례를 토대로 한국의 상황을 고려하여 제시해 보고자 한다.
정의로운 전환의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갈등을 사전에 예방하고 완화하는 것이다. 이 연구는 특히 제조업과 에너지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지역, 즉 전환 충격에 더 크게 노출될 수 있는 지역에 우선적으로 예산을 배분함으로써, 수용성을 높이고 갈등을 선제적으로 완화하려는 방향을 취하였다. 또한 이러한 예산 분배 구조는 단순한 자원 배분이 아니라, 지역 주민과 이해관계자의 적극적 참여를 통해 정책의 정당성과 실행력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예산 분배 운영 방안의 절차를 살펴보면, 우선 정부는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전담 조직을 설립하고, 지역별 최대 예산 배분 방안을 전문가, 각 지역 공무원, 시민단체 등과 협의하여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후 지역의 정의로운 전환 전담 기구가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예산 계획과 실행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사업비를 신청하도록 해야 한다. 최종적으로 중앙정부는 계획, 실행 방안, 사업비를 정의로운 전환의 원칙에 맞는지 검토한 후 지역에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Table 11). 이러한 절차는 단순한 행정적 절차를 넘어, 전환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지역의 이해관계자가 예산 결정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정책의 수용성과 형평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 연구는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거버넌스 체계를 제시하고자 하며, 그 중심에 중앙정부 차원의 전담기구인 ‘정의로운 전환센터’ 설립 필요성을 제안한다(Fig. 1). 정의로운 전환센터는 국가 차원에서 정책 방향과 예산 배분 원칙을 수립하고, 지역이 주체가 되는 전환이 가능하도록 실행 체계를 총괄·지원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를 위해, 이 연구에서 제시한 지역별 최대 예산 배분안을 토대로 각 지역의 산업 구조 및 경제·사회·문화적 특성을 고려한 실질적인 예산안을 도출하고, 전문가, 지방 공무원,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필수적이다.
지역별 예산 배분안이 확정된 이후에는, 탄소중립 실현과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지역별 계획 수립 및 예산 집행의 주체로서 각 지역 전담기구가 운영되어야 하며, 정의로운 전환센터는 이들 전담기구에 대해 실행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실행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을 유도하고,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정의로운 전환센터는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세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첫째, 전문가 데이터베이스 및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관련 전문가와 이해관계자를 연결하고, 자문과 협업을 촉진한다. 둘째, 기반 구축 지원 프로그램은 지역 수요에 기반한 프로젝트 발굴, 역량 강화, 거버넌스 체계 구축, 인식 제고 및 국제 협력 등을 통해 지역 맞춤형 기술 지원을 제공한다. 셋째, 지식 허브 프로그램은 국내외 사례, 정책 도구, 우수 사례 등을 공유함으로써 실천적 지침을 제시하고, 지역 간 협력과 정의로운 전환의 가치 확산에 기여한다.
지방정부 차원에서는 광역시와 기초지자체의 협력적 역할 분담이 중요하다. 광역시는 탄소중립지원센터 내 정의로운 전환 전담 부서를 설치하여 중앙정부와 기초지자체 간의 연결 고리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지역의 산업 구조와 취약 계층 특성을 분석하여 중앙정부의 예산 배분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또한, 기초지자체와 협력하여 지역 맞춤형 전환 정책을 설계하고 실행력을 제고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초지자체는 별도의 전담부서를 구성하여 지역 내 취약 집단 및 산업을 선별하고 주민 의견을 반영함으로써 광역시의 정책 수립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이후 광역시의 지원을 바탕으로 지역 특성을 반영한 세부 실행 계획을 수립·운영하고, 정책 효과성을 높이기 위한 평가 체계 및 주민 참여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맞춤형 지원 정책을 통해 전환 과정에서 소외될 수 있는 계층을 적극 보호함으로써 정의로운 전환의 실질적 효과를 확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의로운 전환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예산 집행의 변동성을 고려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유연한 조정 체계가 병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기적인 데이터 업데이트, 성과 평가 시스템 구축, ‘탄소중립 예산 조정위원회’ 운영 등을 통해 기술 변화, 경제 여건, 감축 실적 등을 반영한 적시의 예산 조정이 가능해야 하며, 지방정부 및 이해관계자의 실시간 피드백을 반영할 수 있는 참여 기반의 체계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국제 사례와의 비교 분석을 통해 한국형 정의로운 전환 모델의 적절성과 확장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
정의로운 전환센터와 지방정부 간의 다층적 협력 체계는 정의로운 전환의 성공적인 실행을 위한 핵심 요소이다. 중앙정부는 정책 방향과 자원을 제공하고, 지방정부는 지역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계획 수립 및 실행을 통해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경제적 도전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러한 협력 구조는 지역 간 불균형을 완화하고, 정의로운 전환이 목표로 하는 공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실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6. 결론
이 연구는 유럽연합의 정의로운 전환 메커니즘(Just Transition Mechanism, JTM)의 국가별·지역별 기금 운영 방식을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 내 탄소중립 전환 과정에서의 지역별 자금 지원 규모와 운영 방안을 제시하였다.
한국의 탄소중립 예산의 지역별 할당은 제조업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고용 규모, 에너지 산업의 고용량, 그리고 1인당 GNI를 주요 변수로 설정하여 이루어졌다. 유럽의 사례를 참고하여 제조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50%), 제조업 고용(25%), 에너지 생산 관련 고용(25%)을 가중치로 적용하고, 이를 1인당 GNI로 조정하여 지역별 최대 예산 할당액을 산출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제조업 및 에너지 생산 관련 고용이 많은 지역에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으로 예산을 할당하였다. 탄소중립 예산(정의로운 전환 부문) 5,399억원 중 전라남도가 874.6억원으로 가장 높은 할당액을 기록하였으며, 충청남도와 경기도가 각각 728.7억원과 714.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은 102.7억원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할당액을 기록했다.
예산 분배 운영 방안으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실행 방안을 제시하였다. 중앙정부는 정의로운 전환센터를 설립하여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지역별 산업 구조 및 사회·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예산 배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이후, 지역 단위의 정의로운 전환 전담 기구가 세부적인 예산 활용 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을 신청하면, 중앙정부가 이를 검토하여 예산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야 한다. 특히, 광역시와 기초지자체는 중앙정부와 협력하여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전환 정책을 설계하고, 지역 주민 및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정책 실행의 효과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 연구는 유럽의 정의로운 전환 메커니즘(JTM)을 분석하고 이를 한국의 경제 및 사회적 맥락에 적용하여, 지역별 탄소중립 예산 배분 방안을 제시하였다. 제조업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 고용 규모, 에너지 산업 고용, 1인당 GNI 등의 정량적 지표를 활용하여, 지역 간 형평성을 고려한 예산 배분 기준을 도출하고, 정의로운 전환의 재정적 기반 마련을 위한 논의에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이 연구에는 몇 가지 한계가 존재한다. 첫째, 제안된 배분 방식은 일부 핵심 정량 지표를 중심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각 지역의 전환 여건이나 사회적 취약성, 대응 역량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예컨대, 산업 전환의 난이도, 지역 경제의 탄소 의존도, 사회적 저항의 강도와 같은 요소는 정량 지표만으로는 포착이 어렵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주민 설문조사, 지역별 정책 수요 진단, 이해관계자 면담, 현장 조사, 지역 의회나 지방정부 담당자 인터뷰 등 다양한 정성적 연구 방법을 병행함으로써, 각 지역이 직면한 전환의 사회적 맥락을 정밀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자료는 배분 기준의 보완 지표로 활용될 수 있으며, 지역 맞춤형 정책 설계에 실질적인 기초를 제공할 수 있다.
둘째, 이 연구는 중앙정부 차원의 예산 배분 구조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지방정부와 기타 이해관계자의 정책 집행 역량, 협력 체계, 실행 과정에서의 제약 요인 등은 구체적으로 다루지 못하였다. 정의로운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중앙-지방 간의 수직적 협력뿐 아니라, 기업, 노동조합, 시민단체 등 다양한 주체 간의 수평적 연계와 조정이 병행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제도 설계와 운영 체계도 함께 연구되어야 한다. 특히 정의로운 전환센터의 역할, 지역 단위 전담 기구의 기능, 그리고 현장 기반 갈등 조정 메커니즘 구축 등은 향후 제도 설계의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또한 이 연구는 유럽연합의 정의로운 전환 기금(JTF) 배분 사례를 참고하여, 한국의 제도적 특성을 반영한 현실적 예산 운영 방안을 제안하고자 하였다. 물론 유럽연합의 배분 기준은 회원국 간의 정치적 합의와 제도적 체계, 재정 여건 등을 반영하여 설계된 것이므로, 이를 한국에 직접 적용하는 데에는 구조적 차이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사례는 배분 기준의 객관화, 수용성 제고, 다양한 이해관계자 참여의 제도화 측면에서 유의미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결론적으로 이 연구의 제안은 하나의 완결된 정책 모형이라기보다, 정의로운 전환 예산 배분을 둘러싼 정책적·학술적 논의를 촉진하는 출발점으로 기능할 수 있다. 향후에는 산업 구조, 지역 경제, 사회적 수용성, 정책 대응 여력 등을 반영한 실질적 배분 기준과 집행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 부처와 지방정부, 지역 시민사회 간의 협의 및 조율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전문가 자문과 함께 현장 실무자의 의견 수렴, 이해관계자 공청회, 정책 실험(pilot) 사업 등의 정성적 연구와 참여적 접근 방식이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정책의 수용성과 실효성을 동시에 높이는 정의로운 전환의 실행 기반을 더욱 견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Acknowledgments
이 연구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2024년 재무행정 네트워크(기후위기대응 분과)의 연구물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또한 이 연구는 2021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NRF–2021S1A5B5A16076363)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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