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n Society of Climate Change Research
[ Article ]
Journal of Climate Change Research - Vol. 17, No. 4, pp.855-869
ISSN: 2093-5919 (Print) 2586-2782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Aug 2026
Received 20 May 2026 Revised 13 Jul 2026 Accepted 29 Jul 2026
DOI: https://doi.org/10.15531/KSCCR.2026.17.4.855

탄소중립 리빙랩 참여자의 실천행동 변화 메커니즘 분석: 계획된 행동이론(TPB)을 중심으로

최지은* ; 김지연** ; 백시우*** ; 성정희****,
*연세대학교 동서문제연구원 객원연구원
**연세대학교 정치학과 박사과정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박사과정
****연세대학교 동서문제연구원 연구교수
An Analysis of Mechanisms underlying practice changes among participants in a carbon-neutrality living lab: Focusing on the Theory of Planned Behavior
Choi, Jee Eun* ; Kim, Jeeyoun** ; Baek, Siwoo*** ; Sung, Junghee****,
*Visiting Researcher, Institute of East and West studies, Yonsei University, Seoul, Korea
**Doctoral Student, Dept. of Political Science, Yonsei University, Seoul, Korea
***Doctoral Student, Dept. of Urban Planning and Design, University of Seoul, Seoul, Korea
****Research Professor, Institute of East and West Studies, Yonsei University, Seoul, Korea

Correspondence to: sungjh@yonsei.ac.kr (7F, Lee Youn Jae Hall, 50, Yonsei-ro, Seodaemun-gu, Seoul, 03722, Korea. Tel. +82-2-2123-3456)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the mechanisms underlying practice changes among participants in a carbon-neutrality living lab, focusing on the Theory of Planned Behavior (TPB). Carbon neutrality requires not only policy and technological efforts but also sustained changes in citizens’ everyday practices. Therefore, this study conceptualizes the living lab as a participatory and experimental space in which participants attempt carbon-neutral actions, record their experiences, share feedback, and collectively identify support measures. A qualitative case study was conducted in a carbon-neutrality living lab jointly operated by a university in Seoul, South Korea. The program lasted approximately two months and involved 18 participants. Data were collected from Padlet-based practice records, comments, interaction data, and semi-structured interviews with nine participants. The data were analyzed through theory-driven thematic analysis using the three TPB components: attitude, subjective norm, and perceived behavioral control. The findings show that participants came to view carbon-neutral practices not as burdensome moral obligations but as manageable everyday choices. However, practices were sustained mainly when the perceived cost and inconvenience remained acceptable. Padlet records, peer comments, weekly meetings, and group discussions fostered mutual monitoring, encouragement, and the formation of reference groups. Participants also expanded their practical strategies through interaction with others. In terms of perceived behavioral control, structural barriers such as insufficient facilities for washing reusable cups, unclear waste-separation systems, limited bicycle infrastructure, and insufficient information on carbon reduction constrained practice. Quantitative feedback provided through digital platforms enhanced participants’ sense of control and motivation. This study suggests that carbon-neutral behavior change is shaped by the interaction of individual attitudes, social relationships, infrastructure, institutional conditions, and feedback systems.

Keywords:

Carbon Neutrality, Living Lab, Theory of Planned Behavior, Behavioral Change, Perceived Behavioral Control

1. 서론

기후변화 대응은 국가와 산업 부문의 정책적 노력뿐 아니라 시민의 일상적 실천을 필요로 한다. 특히 탄소중립 전환은 에너지 절약, 자원순환, 저탄소 소비, 친환경 이동과 같은 생활 속의 행동 변화가 병행될 때 실질적 이행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개인의 탄소중립 실천은 단순한 환경의식이나 도덕적 의지만으로 지속되기 어렵고, 행동을 가능하게 하거나 제한하는 사회적 규범, 물리적 인프라, 제도적 지원, 정보 피드백의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국 정부는 기후변화를 완화(mitigation)하고 기후변화에 적응(adaptation)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고 있으나, 정책 이행의 실효성 부족과 지역사회 참여의 한계는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Meadow et al., 2015; Ostrom, 2010). 특히 기후변화 정책은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는 복잡한 문제로, 국가 단위의 계획이 지역의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이른바 ‘정책 실행 간극(policy implementation gap)’의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시민과 정부, 민간, 학계 등 다양한 주체가 공동으로 참여하고 실질적인 실험과 피드백을 통해 문제 해결을 도모하는 리빙랩(Living Lab)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리빙랩은 실생활(real-life setting)에서 이루어지는 사용자 주도형 혁신 플랫폼으로, 지속가능성 전환(sustainability transition)을 위한 실천적 거버넌스 모델로 간주된다(Voytenko et al., 2016).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복합적 문제 상황에 있어, 리빙랩은 사회적 학습, 공동창조(co-creation), 실생활에서의 실험 등을 가능케 하며, 기존의 하향식(top down) 정책의 접근 방식에서 벗어난 참여형 전환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리빙랩의 참여적이고 실험 기반의 접근 방식은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전환을 지역사회와 시민의 생활 속에서 구체화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에너지전환 분야를 중심으로 리빙랩 접근이 적용되어 왔으며, 대표적으로 서울 성대골 에너지전환 리빙랩은 도시지역의 미니태양광 확산을 위한 주민참여형 실험 사례이다. 해당 사례에서 주민들은 단순한 정책 수혜자에 머무르지 않고 기술 사용 경험, 제품 개선, 교육·홍보 전략 개발 과정에 참여하였으며, 이는 리빙랩이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시민참여와 생활 속 실천을 매개하는 도구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Kim and Han, 2018).

그러나 기존의 프로젝트 기반 리빙랩은 대체로 기술 개발, 제도 개선, 생태·산업 차원의 문제 해결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아,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 행위자인 개인의 실천행동 변화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충분한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기후변화 완화를 위해서는 정부와 산업 부문의 대응뿐 아니라 에너지 절약, 저탄소 소비, 친환경 교통수단 이용과 같은 일상적 차원의 수요 측면 행동 변화가 병행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개인 수준의 실천은 사회적 규범, 인프라, 제도적 조건과 결합될 때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Creutzig et al., 2022; IPCC, 2022). 또한 기후변화 정책의 성공적 이행을 위해서는 개인이 기후변화를 얼마나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인식이 실제 실천행동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 위험인식은 대응행동 의도와 관련되며, 정책 지식과 효능감은 위험인식이 실제 대응행동 또는 완화 행동의도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중요한 매개·조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Kim et al., 2018; Park et al., 2021).

기존 리빙랩 연구는 주로 기술개발, 사회혁신, 지역문제 해결, 참여자 역량강화에 초점을 두어 왔다. 그러나 탄소중립 실천 과정에서 개인의 태도, 주변의 사회적 기대, 실천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리빙랩 과정 속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특히 참여자의 성공 경험뿐 아니라 실패, 망설임, 중단, 재시도와 같은 과정적 경험을 통해 탄소중립 행동의 지속 조건을 분석한 연구는 충분하지 않다.

이에 본 연구는 탄소중립 리빙랩 참여자의 실천 기록과 심층면담 자료를 바탕으로, 리빙랩 과정에서 개인의 탄소중립 실천행동이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하는지를 계획된 행동이론(Theory of Planned Behavior, TPB)의 관점에서 분석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참여자의 실천 경험을 태도, 주관적 규범, 지각된 행동 통제(Perceived Behavioral Control, PBC)의 세 구성요인을 중심으로 검토함으로써, 탄소중립 실천이 단순한 개인의 의지나 환경의식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상호작용, 실천 가능성에 대한 인식, 생활환경과 제도적 조건 속에서 구성되는 과정임을 밝히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첫째, 탄소중립 리빙랩 참여 과정에서 참여자의 탄소중립 실천에 대한 태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둘째, Padlet 기반 실천 기록과 집단 상호작용이 참여자의 주관적 규범 형성에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셋째, 참여자들이 탄소중립 실천 과정에서 경험하는 지각된 행동 통제(PBC) 요인과 구조적 장벽은 무엇인지를 연구문제로 설정하였다.


2. 선행연구 분석 및 이론적 틀

2.1. 리빙랩이란?

리빙랩은 실제 생활환경에서 사용자와 이해관계자가 함께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방안을 실험하고, 그 결과를 다시 현장에 반영하는 참여형 혁신 접근 방법론이다.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성 전환의 맥락에서 리빙랩은 시민의 경험과 지역의 환경을 기반으로 실천 과정에서 나타나는 장벽과 지원 조건을 탐색하는 실험적 거버넌스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리빙랩을 단순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이 아니라, 참여자가 일상에서 탄소중립 행동을 시도하고 그 경험을 기록·공유하며, 이를 바탕으로 실천 지원 방안을 공동으로 도출하는 과정으로 정의하고자 한다.

2.2. 선행연구 분석

리빙랩과 관련한 기존연구의 경우 주로 참여자의 사회학습, 공동창조, 역량강화 및 참여 지속성에 초점을 두어 왔다. 이러한 연구들은 리빙랩의 참여 방식과 운영 조건이 실천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리빙랩 참여가 개별 참여자의 행동 변화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개인 수준의 태도, 사회적 규범, 행동 역량, 습관 및 구조적 제약이 어떠한 역할을 하며, 이들 요인이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하여 행동 변화를 촉진하거나 제한하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선행연구 중 국외 연구의 경우 행동 실천 관점에서 리빙랩의 가능성과 한계를 주로 운영 원리와 참여 방법론의 측면에서 논의해 왔다. Sharp and Salter (2017)는 도시 리빙랩 참여가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과 실천 의지를 높일 수 있지만, 리더십과 오너십, 명확한 의제 설정 및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부족할 경우 참여가 안정적인 실천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지적하였다. Procentese et al. (2025)은 참여적 행동연구의 관점에서 리빙랩이 참여자 간 상호인정과 협력을 촉진하고 포용적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Ferrara et al. (2024)은 리빙랩을 교육공동체의 참여와 포용적 혁신을 연결하는 접근으로 이해하고, 다양한 주체가 지역문제와 교육적 해결방안을 공동으로 구성하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Della Spina (2024)는 지역사회 기반 협력 과정에서 적응적이고 반복적인 평가와 공동평가가 참여자의 학습과 협력적 의사결정을 지원한다고 보았다. Logghe and Schuurman (2017) 역시 실세계에서 실험과 학습을 반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리빙랩의 운영 과정 자체를 연구와 개선의 대상으로 전환할 때 참여 지속성과 운영 효과가 강화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국내에서는 행동 실천과 관련된 리빙랩 연구가 구체적인 현장 운영 과제와 연계되어 수행되고 있다. Oh et al. (2020)은 온라인 메신저를 활용한 건강 리빙랩 사례를 분석하여, 참여자의 반응과 참여 수준이 주제와 상호작용 방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예상하지 못한 한계와 참여자의 의견을 프로그램 개선에 지속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음을 제시하였다. Park et al. (2025)은 산·학·연 연계 환경문제 중심의 대학생 리빙랩 사례를 통해 교수자 중심 교육에서 학습자 참여 중심 활동으로의 전환, 지역 환경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대응 방안의 도출, 지역사회 참여 및 이해관계자 간 합의 형성의 중요성을 제시하였다. 이와 같은 국내외 연구들은 리빙랩의 참여 구조와 운영 방식, 학습 및 협력 과정이 실천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이러한 연구들은 주로 프로그램과 집단 수준의 운영 성과를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어, 개별 참여자의 행동이 형성되고 변화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리빙랩의 운영과 참여 구조에 관한 연구와 더불어, 탄소중립 실천행동과 관련하여 개인의 친환경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사회적·구조적 요인도 폭넓게 연구되어 왔다. Bamberg and Möser (2007)의 메타분석에 따르면 행동의도는 친환경 행동을 설명하는 중요한 매개요인이며, 문제 인식과 개인적 도덕규범 또한 태도와 행동의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하였다. Stern (2000)은 환경행동이 가치와 신념 등의 태도적 요인뿐만 아니라 개인의 역량, 행동을 가능하게 하거나 제약하는 상황적 조건, 기존의 습관 및 일상적 관행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하였다. Klöckner (2013) 역시 친환경 행동을 종합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태도, 규범 및 지각된 행동 통제뿐만 아니라 습관과 과거 행동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나아가 행동의도와 실제 행동 사이의 간극에 관한 연구도 이루어져 왔다. Webb and Sheeran (2006)의 메타분석은 행동의도의 변화가 실제 행동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지만, 의도의 변화 정도에 비해 실제 행동 변화의 크기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임을 보여주었다. 또한 Gifford (2011)는 기후변화 대응행동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제한된 인지, 타인과의 비교, 행동 관성, 제도와 정보에 대한 불신, 변화에 따른 위험 인식 및 실질적 변화보다는 상징적 행동에 머무르는 경향 등을 제시하였으며, Steg and Vlek (2009)은 친환경 행동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행동을 제약하거나 촉진하는 요인을 우선 진단하고, 이에 적합한 개입을 설계한 후 실제 행동의 변화를 체계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하였다.

이상의 리빙랩 연구와 개인의 친환경 행동 연구는 참여, 사회학습, 공동창조 및 역량강화가 행동 변화를 촉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개인의 실천이 태도와 규범뿐만 아니라 행동 역량, 습관 및 구조적 조건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연구는 리빙랩 참여자의 행동이 어떠한 심리적·사회적·구조적 조건 속에서 형성되어, 행동의도로 발전하고, 실제 행동으로 전환된 이후 지속되거나 중단되는지에 대한 과정적 설명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실천 과정에서 나타나는 실패, 중단 및 장벽 경험은 의도와 실제 행동 사이의 간극과 행동 변화의 한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개인 수준에서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제한적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계획된 행동이론(TPB)을 주요 분석틀로 활용하여 탄소중립 리빙랩 참여자의 실천 경험을 태도, 주관적 규범 및 지각된 행동 통제가 형성되고 변화하는 과정으로 분석한다. 이 과정에서 세 구성요인이 행동의도 및 실제 실천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살펴보는 한편, 계획된 행동이론(TPB)만으로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운 습관, 과거 행동, 일상적 관행 및 구조적 제약을 행동 전환을 촉진하거나 제한하는 맥락적 요인으로 함께 검토한다. 이를 통해 리빙랩 참여가 개인 수준의 탄소중립 실천행동으로 전환되고 지속되거나 중단되는 과정과 그 작동 메커니즘을 구체적으로 규명하고자 한다.

2.3. 계획된 행동이론(TPB)과 이론적 틀

계획된 행동이론(TPB)에서 행동 의도는 (1) 행동에 대한 태도(Attitude), (2) 주관적 규범(Subjective Norm), (3) 지각된 행동 통제(PBC)라는 세 결정요인의 결합으로 형성되며, 이들 요인은 각기 다른 유형의 ‘신념(beliefs)’ 체계를 통해 구성된다. 계획된 행동이론(TPB)의 특징은 태도·규범·통제는 단순한 의견이나 성향이 아니라, 개인이 행동에 대한 축적된 결과에 대한 기대, 사회적 기대, 수행 조건에 관한 신념들이 조직화되어 행동의도로 이어진다는 점에 있다(Ajzen, 1991).

Analytical framework based on the theory of planned behavior

첫째, 태도는 특정 행동을 수행하는 것에 대한 개인의 전반적 평가를 의미하며, 계획된 행동이론(TPB)에서는 태도가 행동결과에 대한 신념(behavioral beliefs)과 그 결과에 대한 가치평가(outcome evaluation)의 결합으로 형성된다고 보고 있다. 즉, 개인은 이 행동을 하면 어떤 결과가 생길 것인가를 예측하고(신념의 강도), 그 결과가 자신에게 얼마나 중요하고 바람직한지를 평가함으로써(가치평가), 행동 수행에 대한 호의적 또는 비호의적 태도로 구성하게 된다. 따라서 태도는 추상적인 가치 동의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이 처한 일상 조건에서 행동 결과의 ‘비용과 효용’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의해 강화되거나 약화될 수 있는 경험적 판단으로 이해될 수 있다(Ajzen, 1991).

둘째, 주관적 규범은 개인이 지각하는 사회적 기대와 압력을 의미하며, 규범 신념(normative beliefs)과 그 기대에 따르려는 동기(motivation to comply)의 결합으로 형성된다고 보고 있다. 이때 규범은 단지 외부의 강제라기보다, 개인이 의미 있게 여기는 준거집단(가족, 동료, 공동체, 조직 등)과의 관계 속에서 ‘기대되는 행동’이 무엇인지 학습하고 내면화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특히 규범은 행위의 정당성, 일탈에 대한 부담, 상호 인정과 같은 사회적 메커니즘을 통해 행동의도를 강화할 수 있다(Ajzen, 1991).

셋째, 지각된 행동 통제(PBC)는 해당 행동을 수행하여 실제로 결과를 낼 수 있는가에 대한 통제감을 의미하며, 통제 신념(control beliefs)과 조건의 영향력(perceived power)의 결합으로 구성된다. 여기서 통제 신념은 시간·비용·기술·정보·공간·제도·사회적 지원 등 행동 수행을 촉진하거나 방해하는 조건이 존재한다고 믿는 정도를 의미하고, 조건의 영향력은 그 조건이 실제 행동을 쉽게 하거나, 어렵게 만드는지에 대한 평가를 의미한다. 계획된 행동이론(TPB)의 중요한 특징은 지각된 행동 통제(PBC)가 행동의도 형성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가질 수 있다고 가정한다는 점에 있다. 또한 지각된 행동 통제(PBC)는 자기효능감과 개념적으로 비슷하지만, 개인 역량에 대한 믿음만이 아니라 외부 자원·기회의 이용 가능성까지 포함한다는 점에서 보다 넓은 통제 개념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Ajzen, 2002).

본 연구는 계획된 행동이론(TPB)을 리빙랩의 과정적 특성과 결합한 이론적 틀로 적용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리빙랩 참여자들이 실생활에서 탄소중립 실천을 직접 시도하고, 그 경험을 기록·공유하며, 타 참여자 및 운영자와의 상호작용과 반복적 피드백을 통해 자신의 실천을 성찰하고 조정하는 학습적 실험 과정으로 개념화한다. 이러한 과정은 행동에 대한 비용과 효용의 재평가를 가능하게 하여 태도를 재구성하고, 타인의 기대와 집단적 기준을 가시화함으로써 주관적 규범을 형성·강화한다. 그리고 실천의 성공과 실패를 통해 인프라·정보·제도 조건에 대한 인식을 축적하게 함으로써 지각된 행동 통제(PBC)를 조정하는 조건을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태도, 주관적 규범, 지각된 행동 통제(PBC)가 리빙랩 과정 속에서 동적으로 형성·변화하고, 이러한 변화가 영역별 행동 의도와 실제 행동의 수행, 유지, 좌절, 재개에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탄소중립 실천을 개인의 의지 문제로 보지 않고, 경험과 사회적 상호작용, 구조적 조건의 결합 속에서 분석해 보고자 한다.

Process of the program

본 연구는 계획된 행동이론(TPB)을 변수 간 인과관계를 검증하기 위한 양적 모형으로 적용하기보다, 리빙랩 참여자의 실천 경험을 해석하기 위한 질적 분석틀로 활용하였다. 이에 따라 태도, 주관적 규범, 지각된 행동 통제(PBC)는 각각 탄소중립 행동에 대한 평가, 집단적 상호작용을 통한 규범 형성, 실천 가능성에 대한 인식으로 조작화하였다.


3. 연구 방법

3.1. 연구 개요 및 프로그램 운영

본 연구는 동대문구와 구내 소재 S대학교가 협력하여, 지역사회 및 캠퍼스 차원에서 실천 가능한 탄소중립 행동을 발굴하고, 그 실천 과정에서 나타나는 경험과 장벽, 그리고 지원 아이디어를 탐색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프로그램은 약 2개월간 운영되었으며, 총 18명이 참여하였다. 정기 모임은 매주 화요일 총 6회 진행되었다.

본 리빙랩 프로그램은 크게 네 단계로 구성되었다. 첫째, 프로그램 설계 및 참여자 모집 단계에서는 탄소중립 실천계획 아이디어 리빙랩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참여자를 모집하였다. 둘째, 탄소중립 실천 아이디어 발굴 및 실험 단계에서는 사전 워크숍을 실시한 뒤, 참여자들이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탄소중립 행동을 식별하고 직접 실험하도록 하였다. 셋째, 탄소중립 실천 지원 아이디어 개발 단계에서는 실천 과정에서 확인된 장벽을 토대로, 행동을 촉진하거나 장벽을 완화할 수 있는 기관 차원의 지원 방안을 도출하도록 하였다. 넷째, 성과 공유 단계에서는 실천 경험과 정책제안 아이디어를 종합하여 공유회를 진행하였다.

1주차에는 캠퍼스와 동대문구 생활권에서 학생들이 실천할 수 있는 탄소중립 행동을 폐기물 관리 영역과 에너지·전력 절감 영역으로 나누어 탐색하였다. 이 과정에서 참여자들이 실천 가능한 행동을 보다 체계적으로 식별할 수 있도록 IPCC AR6에서 제시된 수요 측면 완화 옵션(demand-side mitigation options)과 관련 선행연구를 참고하여 행동 목록을 정리한 활동지를 제공하였다(IPCC, 2022). 이후 2주차부터 4주차까지는 참여자들이 식별된 행동을 일상에서 직접 실천하고, 그 경험을 기록·공유하는 실험 단계가 운영되었다. 참여자들은 Padlet을 활용하여 폐기물 관련 행동과 에너지·전력 관련 행동을 번갈아 실천하면서, 실천 내용, 실천 정도, 인증 사진, 실천 경험에 대한 평가, 실천 장벽 등을 기록하도록 하였다. Padlet은 정기 모임 사이에 이루어진 개별 실천 활동을 시각적으로 축적하고, 참여자 간 경험 공유와 상호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수집된 기록은 다음 주 정기 모임에서 조별 토의와 경험 비교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되었으며,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실천 장벽과 지원 수요를 확인하고 기관 차원의 지원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데 활용되었다.

이어 4주차부터 6주차까지는 탄소중립 실천을 지원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단계가 진행되었다. 이 단계에서 참여자들은 실천 과정에서 확인된 장벽을 토대로, 첫째, 특정 행동을 촉진하기 위한 유도 방안과, 둘째, 행동을 제약하는 장벽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구분하여 제안하였다. 실천 유도 방안은 행동이 이루어지는 장소와 맥락을 기준으로 정리하였고, 장벽 해소 방안은 해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주체를 설정한 뒤, 기관 또는 조직 차원의 지원 방안을 도출하는 방식으로 작성하도록 하였다.

본 프로그램은 단순히 개별 실천을 독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참여자들이 실천을 통해 경험한 제약과 실패, 조정의 과정을 집단적으로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활 속에 기반한 지원 아이디어를 도출하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에서 리빙랩의 실천적 성격을 가진다.

3.2. 연구 참여자 및 자료 수집

본 연구는 리빙랩 참여 과정에서 생성된 Padlet 기록 자료와 프로그램 종료 후 수행한 반구조화된 심층면담 자료를 주요 분석 자료로 활용하였다. 전체 프로그램 참여자는 18명이었으며, 이 중 분석에는 Padlet 기록이 확보된 참여자와 9명의 심층면담에 참여한 참여자의 자료를 포함하였다. 논문 본문에서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참여자를 모두 익명 코드(A, B, C 등)로 표기하였다.

참여자들은 각 주차별 실천 경험을 자율적으로 Padlet에 기록하였으며, 최종적으로 122건의 온라인 게시물이 작성되었다. 참여자들은 실천 행동의 내용, 실천 여부, 인증 사진, 느낀 점, 실천 과정에서 경험한 장벽과 한계 등을 게시하였으며, 다른 참여자의 게시물에 댓글이나 공감을 남기며 상호작용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Padlet을 단순한 기록 저장소가 아니라, 실천 경험과 피드백이 축적되는 기록 및 상호작용 플랫폼으로 보고, 기록된 122건의 내용을 분석하였다.

심층면담은 탄소중립 리빙랩 프로그램 참여자를 대상으로 안내 공지 후, 자발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참여자 9명을 대상으로 2024년 9월 9일부터 19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하였다. 심층면담은 리빙랩 프로그램 종료 이후 참여 경험, 환경 및 탄소중립에 대한 인식, 프로그램 참여 이후의 행동 변화, 실천 과정에서의 어려움과 지원 필요성 등을 심층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실시하였다. 면담은 반구조화된 방식으로 진행하였으며, 사전에 구성한 질문지를 바탕으로 하되 참여자의 응답 내용에 따라 추가 질문을 수행하였다. 참여자의 동의를 얻어 녹화 및 녹음한 뒤 전사하였다. 면담 질문은 대체로 다음의 세 범주를 포함하였다. 첫째, 리빙랩 프로그램 참여 동기와 참여 경험, 둘째, 탄소중립 및 환경 행동에 대한 인식과 태도 변화, 셋째, 실천 과정에서 경험한 장벽과 제도적·환경적 지원 필요성이다.

구체적으로 참여자들의 기록과 면담 내용을 탄소중립 행동에 대한 태도, 주변의 기대와 상호작용을 반영하는 주관적 규범, 그리고 행동 수행 가능성에 대한 인식인 지각된 행동 통제(PBC)를 중심으로 해석하였다. 한편, 참여자들이 실천 과제를 식별하는 과정에서는 IPCC AR6에서 제시한 수요 측면 완화 옵션을 참고하여 일상 차원의 탄소중립 행동 목록을 구성하였다(IPCC, 2022).

3.3. 자료 분석 방법

본 연구는 탄소중립 리빙랩 참여자의 실천행동 변화 과정을 분석하기 위해 질적 사례연구 방법을 적용하였다. 분석 대상은 리빙랩 참여 과정에서 생성된 Padlet 기반 실천 기록, 댓글 및 공감 등 상호작용 자료, 프로그램 종료 후 실시한 반구조화된 심층면담 전사자료이다. 본 연구는 계획된 행동이론(TPB)을 질적 분석틀로 활용하여, 참여자의 탄소중립 실천 경험을 태도, 주관적 규범, 지각된 행동 통제(PBC)의 세 범주로 분석하였다. 자료 분석은 이론주도형 주제분석과 귀납적 주제분석을 결합하여 수행하였다. 먼저 Padlet 게시글과 면담 전사본을 반복적으로 읽으며 실천 경험, 인식 변화, 상호작용, 실천 장벽과 관련된 의미 단위를 추출하였다. 이후 추출된 의미 단위를 계획된 행동이론(TPB)의 세 구성요인에 따라 1차 분류하고, 각 범주 내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의미를 비교하여 하위주제를 도출하였다. 분석 결과 태도 범주에서는 실천의 습관화와 감내 가능한 비용 내 실천, 주관적 규범 범주에서는 Padlet 기반 상호점검과 준거집단 형성, 참여자 간 차이를 통한 실천 아이디어 확장, 생활 기반 대안 지식 형성, 지각된 행동 통제(PBC) 범주에서는 구조적 장벽과 정보·피드백 부족이 주요 주제로 도출되었다. 분석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복수의 연구자가 독립적으로 자료를 검토하고, 해석 차이가 있는 경우 원자료를 재확인하여 합의하였다. 또한 Padlet 기록과 심층면담 자료를 상호 비교함으로써 자료검증을 수행하였다.

본 연구는 연구 참여자의 자발적 참여를 원칙으로 하였으며, 인터뷰 및 온라인 기록 자료의 연구 활용에 대해 사전 설명과 동의를 받은 후 자료를 수집하였다. 심층 면담은 녹음 및 녹화 여부를 포함한 연구 절차를 안내한 뒤 참여자의 동의를 얻어 진행하였으며, Padlet 기록 역시 연구 분석에 활용될 수 있음을 사전에 고지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익명화하여 관리하였고, 연구 결과 제시 시에도 참여자의 이름 대신 코드(A, B, C 등)를 사용하였다. 또한 인터뷰 전사본과 온라인 기록 자료는 연구 목적 범위 내에서만 활용하였으며,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분석 및 서술 과정에서 제외하였다.


4. 연구 분석 결과

4.1. 태도

4.1.1. 일상적 실천 가능성에 대한 인식 전환

태도(Attitude) 측면에서 참여자들은 탄소중립 실천을 일상의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해야 하는 거창한 결단이 아니라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선택과 조정의 문제로 재인식하게 되었다.

“새로운 옷을 사는 대신 자수를 넣어서 기존의 옷을 새롭게 재탄생시키기. 기존에 가진 청바지가 질려서 새로운 디자인의 청바지를 사려다 직접 자수를 새겨 넣었습니다. 자원을 절약하고 자수를 완성하고 보니 아주 뿌듯하지만! 자수를 완성하기까지 시간이 꽤 오래 걸렸습니다.” (참여자 A, Padlet 2024.08.13.)

실천 기록에는 일회용 스틱 커피 대신 대용량 병 커피를 선택해 포장 폐기물을 줄이거나 질려서 입지 않던 옷에 자수를 더해 다시 입고, 디지털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수백 통의 이메일을 정리하는 등의 사례가 등장한다. 참여자들은 이러한 실천을 통해 탄소 중립이 삶을 제약하는 부담이 아니라 오히려 탄소중립 실천을 관리 가능한 영역이자 성취감을 제공하는 행위로 재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개별적으로 이루어지던 행동이 환경적 의미를 지닌 실천으로 재해석되며 지속적인 실천 동기로 전환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처음에 습관을 들이는 건 진짜 어려웠는데, 한 번 하고 나니까 불편함이 삶의 질을 크게 침범하지 않는 이상 그래도 관성적으로 바꾼 습관을 유지하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고 그게 아니더라도 일단 어떤 행동을 하면 하기 전에 한 번 더 멈칫하게 되는 것 같아서 그게 이 활동의 의미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참여자 A)
“웬만해서 낮은 층은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자라든가 가을이 되다 보니까 온도도 많이 내려갔더라고요. 조금 찔리는 게 지금 에어컨을 켜고 있긴 한데, 그래도 어떤 행동을 할 때 그냥 무작정 행동을 하는 게 아니라 이 행동이 환경에 끼칠 영향을 어떤 식으로 환경에 영향을 끼칠지를 한번 생각하고 행동을 옮기게 되는 그런 식으로라도” (참여자 B)
“텀블러도 훨씬 더 자주 쓰게 됐고요, 뭔가 행동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마트에서 물건을 살 때도 ‘내가 플라스틱을 너무 많이 쓰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되고요. 예전에는 100원 쇼핑백도 그냥 자주 샀는데, 이제는 장바구니를 챙기려고 노력하게 됐어요. 완벽하게 다 지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행동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된 게 제일 큰 변화인 것 같아요.” (참여자 G)

또한, 참여자들은 환경 실천에 대한 강한 긍정적 태도를 바탕으로, 외부적 제약 상황에서도 능동적인 통제 전략을 선택하기도 하였다. 예컨대 텀블러를 미소지한 상황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대신 카페 이용 자체를 포기하는 행동은, 내재화된 환경 가치가 개인의 소비 욕구보다 우선순위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실천의 장벽 앞에서 단순히 통제력을 상실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행동 범위를 조정하여 실천 의도를 관철시키는 적극적 태도의 발현으로 해석된다.

“텀블러를 챙기지 않았을 때 일회용 컵 사용하기를 피하기 위해 카페를 이용하지 않게 되어 총 카페 이용횟수가 줄기도 했음.” (참여자 F, Padlet 2024.08.27)
4.1.2. 비용 편익 평가에 따른 실천 지속성의 조건

참여자들은 탄소중립 실천을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윤리적 행위라기보다 개인이 감내 가능한 비용과 효용을 고려해 선택하는 일상적 판단의 문제로 인식하였다. 이는 태도가 추상적 환경 가치가 아니라 현실적 제약을 내면화한 실천 가능성의 평가를 통해 형성됨을 시사한다. 환경 의식과 지불 의사(Willingness to pay, WTP) 사이의 괴리는 개인의 실천이 지속될 수 있는 한계를 규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탄소중립 실천에 대한 태도가 단순히 개인의 가치관이나 의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행동에 수반되는 경제적 비용을 주관적으로 평가한 결과임을 시사한다. 참여자 E가 언급한 7 ~ 10%의 낮은 지불 의사는 환경 의식과 실제 행동 사이의 간극을 명확히 보여주며, 실천의 지속성이 경제적 이해관계라는 현실적 필터를 통해 걸러지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환경에 관심은 많아도 실제로 자기 돈을 더 내면서까지 실천하겠다는 사람은 설문조사 상으로도 7 ~ 10% 정도에 불과해요. 하지만 텀블러든, 불 끄기든, 에어컨 온도 조절이든 다들 잘하다가도, 본인에게 경제적으로 손해가 발생하는 지점에 부딪히면 결국 멈추게 되더라고요. 환경도 좋지만 자기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행동하려는 사람은 드물다는 게 현실적인 한계인 것 같습니다.” (참여자 E)

이는 탄소중립 실천이 순수한 윤리적 헌신보다는 감내 가능한 비용 안에서 이루어지는 선택적 행위임을 시사한다. 참여자들은 일상의 사소한 불편함은 수용하지만, 직접적인 자금 투입이나 가시적인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 임계점에 도달하면 실천을 유보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환경교육이 개인의 의식 고취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실천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상쇄할 수 있는 인센티브 설계나 비용 구조의 개선이 병행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4.2. 주관적 규범

4.2.1. 기록 공유 플랫폼을 통한 규범적 상호작용의 형성

주관적 규범(Subjective Norm) 측면에서 리빙랩은 참여자들에게 새로운 준거집단으로 기능하였다. 참여자들은 활동 기록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실천을 인증하는 동시에, 타인의 기록에 댓글이나 공감을 표하며 상호 반응하였다. “저도 점심시간에 연구실 불을 꺼보았습니다”, “이 글 보고 메일함을 정리했다”와 같은 반응은 실천을 개인적 선택이 아닌 공동체 안에서 기대되고 공유되는 행동으로 재위치시켰다. 특히 실천이 잘되지 않았던 날의 기록 역시 비난 없이 공유되면서 참여자들은 완벽한 실천자가 아니라 함께 조정해 나가는 구성원으로 자신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은 개인이 느끼는 실천의 심리적 부담을 낮추고, 실천을 지속 가능한 사회적 행위로 전환시키는 데 기여하였다. 이처럼 타인의 실천을 보며 기준이 형성되는 준거집단을 경험하며 실천이 개인적 선택을 넘어 집단 안에서 기대되는 행동으로 인식되었다. 리빙랩은 정보 교환의 장을 넘어 서로 다른 삶의 조건을 가진 참여자들이 실천의 가능성과 한계를 공유하는 준거집단으로 기능하였다. 이를 통해 탄소중립 실천은 개인의 의지가 아니라 집단 안에서 조정되고 기대되는 행동으로 재위치되었다.

“Padlet을 쓰는 건 되게 좋은 것 같다고 생각을 했는데요. 왜냐하면, 다른 분들이 어떻게 했는지를 알 수 있어서 아이디어도 새로웠고, 약간의 감시 효과도 있어서 이번 주도 열심히 올려야지라고 생각을 했던 것도 있고, 또 다른 사람들이 많이 올리면 군중 심리로 나도 얼른 올려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참여자 A)
“공감대 형성이 조금 됐다고 생각을 하고, 여러 명이 모여서 제안해 주신 게 저한테는 시도해 보아라 이렇게 말씀해 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하나씩 실천을 하니까 결과적으로 꽤 많은 것들을 실천했고 스스로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게 꽤 됩니다. 연구실 안의 규칙이라 관계없다고 생각했던 부분들도 듣고 나니 고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여자 D)
“무심결에 하던 것들에 대해 사고가 전환되었습니다. 매주 화요일 정기적으로 참석하면서 스스로 실천 여부를 체크하게 되었고, 매주 가전제품 절전, 텀블러 사용 등 부문별로 다른 주제를 다루며 실천 사항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하나씩 추가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난이도가 점점 높아지는 과정에서 정말 못하겠다 싶은 장벽에 대해 함께 토론하며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처럼 평소 생각지 못한 범위까지 고민해 볼 수 있었습니다.” (참여자 D)
“혼자서 하려고 할 때보다 팀으로 같이 뭔가를 하려고 하면 실천하기도 더 쉽고, 의지도 더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팀 단위로 하는 활동이 조금 더 있었으면 참여율도 더 높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여자 G)
4.2.2. 참여자 간 이질성에 기반한 실천 아이디어의 확장

이 준거집단은 동질성보다는 다름에 가치를 두는 참여자들의 발언을 통해 그 정체성이 더욱 뚜렷해진다. 일반적으로 준거집단은 유사한 가치관을 공유하는 집단으로 이해되지만, 본 리빙랩 참여자들은 오히려 집단의 이질성을 학습과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인식하였다. 준거집단이 흔히 유사한 특성이나 가치관을 지닌 구성원 간의 영향 관계를 중심으로 설명된다면 본 리빙랩에서는 나와 다른 타인의 시각을 통해 자신의 실천을 정교화하는 이질성의 역학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는 준거집단이 단순히 행동의 표준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개인의 인식적 한계를 보완해 주는 사회적 자본이자 집단 지성의 토대로 기능했음을 의미한다.

“제 아이디어는 한계가 있으니깐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듣는 것도 탄소중립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다방면으로 도움, 공부가 될 것 같더라구요.⋯다른 사람들과 다양한 아이디어를 교류한 게 저는 가장 좋았던 것 같습니다.” (참여자 F)
“연령대가 다양했습니다. 이미 시도했던 부분에서 아니다 싶은 건 정확하게 짚어주시는 과정에서 배울 수 있었습니다. 기존에 학생들 위주에서 40대 정도의 연령층과 진행, 좀 더 다양한 계층의 시각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참여자 E)

서로 다른 생애 주기와 배경을 가진 이들의 교류가 참여자 개인이 가진 기존 인식의 범위를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참여자들은 자신과 다른 세대나 계층의 시각을 간섭이 아닌 정확한 짚어줌이자 다방면의 공부로 수용하였다. 이는 리빙랩 내의 주관적 규범이 단순한 동조를 넘어, 서로의 차이를 활용하여 실천의 방안을 정교화하는 상호 보완적 규범으로 작동했음을 시사한다. 결국, 집단의 다양성은 참여자로 하여금 자신의 실천을 객관화하고, 보다 현실적이고 다각적인 탄소중립 해법을 모색하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4.2.3. 경험 공유를 통한 생활 기반 실천 지식의 구성

더 나아가 이들의 규범은 단순히 기존의 지침을 따르는 수준을 넘어 참여자 스스로가 현장에 기반한 새로운 대안을 창출하는 지식의 생산자로 거듭나는 단계로 확장되었다. 이는 프로토타입(prototype)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참여자의 정체성이 학습자에서 생산자로 전이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인터뷰에서 나타나듯, 참여자들은 결과물을 직접 만들어내는 과정을 통해 지식 전달의 연쇄 고리에서 생산적 역할을 자각하게 되었으며, 이는 교육 내용이 현장에서 발휘할 실제적 가치, 즉 효용성에 대한 확신으로 확장되었다.

“이번 활동을 통해서 교육을 받는 우리도 단순히 지식을 전달받는 사람이 아니라 새로 지식을 생산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해봤고요. 그래서 조금 더 효용성이라고 하나요?” (참여자 B)

또한, 참여자들은 일상적 소비 관행을 재검토하며 스스로 대안을 설계하였다. 예컨대 생수 소비를 줄이기 위해 보리차를 끓여 마시는 방식을 선택하고, 이를 통해 일주일간 약 20–25병의 페트병 사용을 대체한 경험은 단순 실천을 넘어 생활 기반 대안 지식의 창출로 이어졌다.

“물 끓여 마시기. 한 주 동안 생수 대신 보리차로 끓여서 마셨습니다. 일주일에 1L 생수 기준 보통 20-25병 정도 소비했었는데 끓여서 마시니까 일단 페트병 쓰레기는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참여자 I, Padlet 2024.08.06.)

이러한 사례는 준거집단 내에서 참여자에게 부여되는 역할이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참여자들은 자신을 탄소중립 정책의 수동적인 수혜자나 교육 대상자로 한정 짓지 않고, 실천 과정에서 발견한 노하우와 장벽 극복의 경험을 공유하며 실천 지식을 스스로 구조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주관적 규범이 수동적 동조에서 벗어나 우리의 경험이 새로운 실천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지식 형성의 규범으로 질적 전환을 이루었음을 의미한다. 결국, 리빙랩 내에서 형성된 준거집단은 개인의 효용감을 고취함과 동시에, 시민 개개인을 탄소중립 사회를 설계하는 능동적인 주체로 재정립시키는 교육적·사회적 토대가 되었다.

4.3. 지각된 행동 통제(PBC)

4.3.1. 인프라와 제도적 조건에 의한 실천 가능성의 제약

지각된 행동 통제(PBC) 측면에서 참여자들은 우선 실천을 가로막는 사회·물리적 인프라 부족이라는 구조적 장벽을 구체적으로 드러냈다. 이는 개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실천을 제약하는 환경적 조건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텀블러 사용 경험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된 문제는 세척 공간의 부재, 휴대의 불편함, 실리콘 재질로 인한 누수 불안, 그리고 예상치 못한 타인의 호의나 제안으로 인해 개인의 실천 의도가 관철되지 못하는 상황 등이었다. 참여자들은 일회용품을 줄이겠다는 명확한 의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우발적인 상황이나 공용 공간의 인프라 부족 앞에서 행동 통제력을 상실하는 경험을 상세히 서술하였다. 이러한 기록은 탄소중립 실천이 개인의 윤리적 결단에만 맡겨질 수 없으며, 지역사회·국가 차원의 물리적·정보적 환경이 갖추어지지 않을 경우 개인의 의지가 반복적으로 좌절될 수밖에 없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바깥에 텀블러 세척기가 없어서 하루에 한 번 쓰고 나면 못 썼습니다.” (참여자 A, Padlet 2024.08.27)
“실천하면서 느꼈던 것은 아직 세상을 친환경적으로 바꾸기에는 사회의 협조가 조금 불친절하다는 거였어요. 캠퍼스 내 비닐 대용 장바구니 사용도 관리하기 힘들다며 거절당했고, 자전거 도로도, 텀블러 세척기도 너무 없어서 인프라가 정말 부족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사회적 인프라가 확충되거나 직접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같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참여자 A)
“아파트가 아닌 주택에서의 분리수거. 건전지, 투명 플라스틱, 종이팩 등 세세한 분류가 필요한 분리수거는 주택에서는 하기 어려움. 동사무소나 제로웨이스트샵에서 수거해줄 때가 있어 모아놓고 한 번에 배출하는 편. 마찬가지로 학교에서도 세세한 분리수거가 어려움. 그래서 일반 쓰레기로 주로 버리게 됨. (참여자 C, Padlet 2024.08.06)
“꼭 음료를 사주셔야겠다는 타인에 의해 일회용 컵을 사용함. 맛있게 먹긴 했으나 텀블러를 사용하지 못해 아쉬웠음.” (참여자 H, Padlet 2024.08.21)
“저도 갑자기 동생이 배달로 커피를 사줘서 일회용품을 사용했습니다.”(참여자 C, Padlet 2024.08.06.)

일상에서는 선택지 자체가 주어지지 않는 상황을 맞닥뜨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갈등을 했던 게 제가 계단 이용으로 2주 차 목표를 정했었는데, 지하철을 이용하다 보면 에스컬레이터만 있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계단이 없고 엘리베이터만 있는 경우도 있고 하기 때문에 그래서 그런 거를 조금 더 생생하게 내 상황을 조금 전달할 수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참여자 B)

이는 행동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구조적 조건이 실천의 효과를 제한하고 있음을 인식한 결과이다. 즉 개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주변 환경이나 제도적 시스템이 변화하지 않는 한, 실천의 효과가 쉽게 상쇄될 수 있는 통제 불가능한 외부 조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아무리 캠페인을 하고 교육을 해도 개인 단위에서 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기업이 계속 쓰레기를 대량으로 생산해내면 개인이 줄이는 속도가 그걸 따라잡을 수 없거든요. 정책이 기업을 움직이게 해야 하는데, 정부 차원의 변화 없이는 지속적인 전환이 어렵습니다.” (참여자 B, C, E)

더 나아가 분리배출 기준의 모호함, 비상계단의 어두운 조명, 냉수 샤워나 계단 이용에서 느끼는 신체적 피로와 같은 요소들은 실천의 난이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참여자들은 알고 있음에도 확신이 서지 않아 망설이게 되는 순간을 반복적으로 언급하였으며, 이는 정보 부족과 공간 설계의 문제가 개인의 자기 효능감을 약화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함을 시사한다.

“집에서는 항상 26도로 맞춰서 쓰고 있어요. 근데 제습, 강풍, 냉방 같은 모드가 여러 개 있잖아요. 어떤 게 전기를 제일 덜 쓰는지 잘 모르겠어요. 또 2~3시간 세게 틀었다가 끄는 게 나은 건지, 아니면 적정 온도로 계속 켜 두는 게 더 효율적인지도 헷갈리고요. 인터넷에 찾아보면 말이 다 달라서 더 혼란스러워요. 이런 게 좀 명확하게 알려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참여자 A, Padlet 2024.08.27.)
“걸레, 행주 사용하기. 반려 앵무새가 30분 간격으로 배변하여 보통 물티슈를 사용했는데, 이번에는 걸레나 행주로 닦았습니다. 물티슈 사용과는 별개로 걸레 빠는데, 물이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참여자 I, Padlet 2024.08.06.)
⤷ “저도 걸레로 바닥 청소를 하는데, 물을 생각보다 많이 사용하게 되어서 좀 신경 쓰일 때가 있었습니다.” (참여자 C, Padlet 2024.08.06.)

결과적으로 리빙랩은 참여자들의 일상적 실패를 축적·분석함으로써, 탄소중립 실천을 가로막는 실질적인 장벽이 무엇인지를 가시화하였으며, 개인의 인식 변화와 더불어 지역사회 차원의 환경적·구조적 조건 개선이 병행되어야 함을 분명히 보여준다. IPCC AR6 제6차 평가보고서에서 강조한 ‘수요 측면의 완화 옵션(Demand-side mitigation options)’의 실현 가능성이 단순히 개인의 의지에 국한되지 않고, 이를 뒷받침하는 사회적 인프라와 기술적 지원의 가용성에 달려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보고서는 지속 가능한 소비와 행동 변화를 위해 인프라와 기술의 지원이 필수적임을 거시적 관점에서 역설하고 있는데, 특히 “개별적인 행동 변화는 구조적·문화적 변화 속에 통합되지 않는 한 기후 완화에 불충분하다.”라고 명시하며(IPCC, 2022), 개인이 속한 ‘사회-기술적 시스템(Socio-technical systems)’이 사회적 실천의 형태를 규정하는 결정적 요인임을 지적한다(IPCC, 2022). 즉, 개인의 선택은 그들이 살아가는 물리적·제도적 환경에 의해 형성되므로, 시스템 차원의 개선이 선행되어야만 개개인의 완화 노력이 실효적인 감축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리빙랩 참여자들이 경험한 미시적 현장의 목소리와 정확히 일치한다. 참여자들은 텀블러 세척 공간의 부재, 자전거 도로의 미비, 공용 공간 내 장바구니 사용 거절 등 사회적 시스템의 ‘불친절함’을 구체적인 실천 장벽으로 지적하였다. 이러한 기록은 IPCC가 제시한 거시적 완화 전략이 개개인의 일상 맥락으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물리적·정보적 환경이 갖추어지지 않을 경우 개인의 실천 의지가 반복적으로 좌절될 수밖에 없음을 가시화한다. 즉, 참여자들이 겪은 통제 상실의 경험은 개인의 윤리적 결단 부족이 아니라 시스템적 지원이 부재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다.

결국, 리빙랩은 글로벌 보고서가 제시한 거시적 담론이 실제 시민들의 삶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거나 지체되는지를 확인하는 실증적 장치로 기능하였다. 이는 탄소중립 실천을 가로막는 실질적 장벽을 가시화함으로써향후 정책 설계가 개인의 의식 고취라는 교육적 접근을 넘어 인센티브 설계와 인프라 개선이라는 구조적 변화로 나아가야 함을 시사한다.

4.3.2. 정보 불확실성과 정량적 피드백에 따른 통제감의 조성

실천의 효과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의 부재는 참여자의 행동 통제감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동하였다. 행동과 결과 간의 연결이 불명확하고, 무엇을 어느 수준까지 실천해야 충분한 실천으로 간주되는지에 대한 기준이 부재한 상황은 참여자들의 행동 통제감을 낮추는 요소로 인식되었다.

“실천할 때 확 와닿지 않는 거나 뭐가 좋은지 모르겠다 싶은 거는 그냥 아예 안 하게 된 상황도 조금 있었는데⋯탄소 감축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통합적이고 표준적인 데이터가 제공됐으면 더 하기 편하지 않았을까. 처음에 토의를 통해서 분야의 필요성을 수합하고 구체화했으면 더 목적의식 있는 실천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문제를 타 학문이나 영역이랑 복합적으로 푸는 접근이 조금 부족했다고 생각을 합니다.”(참여자 A)
“기록하면서 이거를 내가 몇 회를 했다고 써야 할지 이런 게 조금 구체적이지 않아서⋯눈에 보이게 내가 얼마만큼의 탄소를 줄였는지를 볼 수 있다면, 예를 들어, 플라스틱 10개를 줄였다 그러면 그거에 대한 탄소를 내가 얼마큼 줄였다 이런 거에 대한 기대가 진하게 느껴지는데, 나는 뭔가 하는데 결과물에 대한 내가 더 느끼는 만족감이 없는 거죠.” (참여자 C)

특히 따릉이 앱이나 기후동행카드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는 실천 결과의 가시화는 참여자들의 행동 의도를 강화하는 핵심 기제이자 실천 결과를 가시화하는 디지털 피드백은 참여자의 행동 의도를 강화하는 주요 기제로 작용하였다. 참여자 A와 D의 사례처럼 탄소 저감량이 구체적인 수치나 나무 그루 수와 같은 직관적인 데이터로 환산될 때, 참여자들은 자신의 행동이 갖는 실질적 효용성을 체감하며 참여자들은 정량적 피드백을 통해 자신의 행동 효과를 확인하고, 이후의 실천을 조정하였다. 이는 계획된 행동이론(TPB)의 관점에서 볼 때, 실천 성과에 대한 명확한 인지가 지각된 행동 통제(PBC)를 높이는 동시에 실천을 개인의 책임과 의무로 내재화하는 긍정적 태도를 형성하는 데 기여함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데이터 기반의 피드백은 개인의 인식 변화를 넘어, 디지털 인프라라는 사회적 시스템과 개인 실천 경험이 상호작용하면서 새로운 실천 지식이 형성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릉이를 타고 밤에 라이딩을 했습니다. 앱에서 탄소 저감을 얼마나 했는지 구체적인 수치로 보여줘서 더 노력의 결과가 와닿았습니다.”(참여자 A, Padlet 2024.08.13)
“얼마만큼 줄일 수 있고, 기후동행카드 같은 거랑 비교했을 때 내가 이 정도 아꼈다는 걸 알고 하면 좋을 것 같아요. 1년 동안 꾸준히 했을 때 30년 된 나무를 몇 그루 심은 효과인지, 경제적으로 환산하면 어느 정도인지 등을 애초 알고 시작한다면 조금 더 해야겠다는 책임이나 의무 사항으로 느껴질 것 같습니다.” (참여자 D)

5.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탄소중립 리빙랩 참여자들의 활동 기록과 심층면담 자료를 계획된 행동이론(TPB)의 세 구성 요인인 태도, 주관적 규범, 지각된 행동 통제(PBC)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그 결과 참여자들은 성공뿐 아니라 실패, 망설임, 중단, 조정의 경험까지 지속적으로 기록하였다. 이는 리빙랩이 행동 변화를 촉진하는 실천의 장인 동시에 실천을 가로막는 조건을 드러내는 진단적 장치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태도 측면에서 참여자들은 탄소중립 실천을 거창한 윤리적 결단이나 자기희생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조정 가능한 선택의 문제로 재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텀블러 사용, 다회용기 활용, 이메일 정리, 계단 이용, 의류 재사용과 같은 실천은 삶의 질을 과도하게 침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관리 가능한 행동으로 받아들여졌으며, 반복을 통해 습관화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는 계획된 행동이론(TPB)에서 태도가 행동 결과에 대한 평가를 통해 형성된다는 논의와 부합한다(Ajzen, 1991). 동시에 참여자들의 진술은 긍정적 환경 태도만으로 실천이 지속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실천은 감내 가능한 불편 수준에서는 유지되었으나, 직접적인 비용 지출이나 경제적 손실이 수반되는 시점에서는 유보되거나 중단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환경행동이 추상적 가치 동의만이 아니라 비용-효용에 대한 현실적 평가에 의해 조정됨을 시사하며, 탄소중립 교육과 실천 프로그램이 도덕적 호소를 넘어 체감 비용을 낮추고 효용을 가시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Webb and Sheeran, 2006).

주관적 규범 측면에서 리빙랩은 참여자들에게 새로운 준거집단으로 기능하였다. Padlet 기반 기록, 댓글, 공감, 주간 모임과 같은 상호작용 구조를 통해 참여자들은 자신의 실천을 점검하는 동시에 타인의 실천을 관찰하고 이를 기준으로 행동을 조정하였다. 그 결과 탄소중립 실천은 개인적 결심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기대되고 공유되는 행동으로 재위치되었다. 이는 주관적 규범이 중요한 타인의 기대와 집단 내 행동 기준에 의해 형성된다는 계획된 행동이론(TPB)의 설명과 부합하며(Ajzen, 1991),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며 자신의 실천을 조정하는 양상은 서술적 규범의 작동과도 연결된다(Cialdini et al., 1991). 특히 본 연구에서 규범은 단순한 압박이나 감시가 아니라 지지와 학습의 방식으로 작동하였다. 참여자들은 실패나 미실천의 경험도 비교적 안전하게 공유하였고, 이를 통해 자신을 완벽한 실천자가 아니라 조정과 학습을 지속하는 구성원으로 인식하였다. 또한 서로 다른 연령, 경험, 생활조건을 지닌 참여자들의 이질성은 실천 아이디어의 확장과 현실적 판단의 정교화에 기여하였다. 이는 탄소중립 실천의 지속성을 위해 비교와 압박보다 실패를 공유하고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지지적 상호작용 구조가 중요함을 시사한다(Edmondson, 1999).

지각된 행동 통제(PBC) 측면에서 본 연구는 참여자들이 경험한 구조적 장벽을 구체적으로 드러냈다. 텀블러 세척 공간의 부재, 자전거 도로 부족, 분리배출 체계의 미비, 공용 공간의 비친환경적 설계, 관계적 상황에서의 예기치 않은 변수 등은 개인이 통제하기 어려운 외적 조건으로서 실천 수행을 제한하였다. 동시에 어떤 선택이 더 친환경적인지, 어느 정도의 실천이 의미 있는지, 실제 감축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정보의 불확실성과 피드백의 부재는 참여자들의 통제감과 자기효능감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동하였다. 이는 지각된 행동 통제(PBC)가 행동 수행의 용이성과 어려움에 대한 인식과 관련된다는 계획된 행동이론(TPB)의 설명과 부합한다(Ajzen, 1991). 특히 이러한 결과는 수요 측면 완화 행동이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사회적 인프라와 기술적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IPCC AR6의 논의와도 맥락을 같이한다(IPCC, 2022). 더불어 따릉이 앱이나 기후동행카드와 같이 탄소 저감량이나 절감 효과를 가시화하는 디지털 플랫폼은 실천의 효용을 체감하게 하여 행동 지속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였다. 이는 자기모니터링과 피드백이 행동 유지의 핵심 기제임을 보여준다(Carver and Scheier, 1982).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리빙랩은 단순한 인식 개선 프로그램이 아니라, 실천을 가능하게 하거나 어렵게 만드는 조건을 생활 속에서 드러내고 조정해 가는 과정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참여자들은 리빙랩을 통해 환경행동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고, 타인의 실천을 참고하며, 자신의 실패를 조정 가능한 경험으로 전환하였다. 동시에 그 과정에서 드러난 일상의 장벽은 개인의 결함이 아니라 사회적 시스템과 생활 인프라의 결손을 보여주는 자료로 기능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리빙랩은 탄소중립 실천을 촉진하는 장이자, 실천을 저해하는 구조적 조건을 가시화하는 분석적 장치로 해석될 수 있다.

이론적으로 본 연구는 계획된 행동이론(TPB)의 세 요인이 실제 생활 맥락에서 상호 독립적으로 작동하기보다 상호 얽혀 작동함을 보여준다. 태도는 비용과 효용의 체감 속에서 조정되었고, 주관적 규범은 집단적 상호작용과 심리적 안전을 통해 실천의 지속성을 매개하였으며, 지각된 행동 통제(PBC)는 구조적 환경과 정보 조건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이는 계획된 행동이론(TPB)을 개인 내부의 신념 체계에 한정하지 않고, 실생활 조건과 학습 구조 속에서 재해석할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참여자들의 실패 경험과 장벽 기록이 구조적 결손을 드러내는 자료로 기능하였다는 점은, 리빙랩이 행동 변화 연구와 구조 진단을 연결하는 탐색적 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함의를 가지고 있다. 첫째, 탄소중립 교육은 환경의식 고양에 그쳐서는 안 되며, 참여자가 실제로 감내 가능한 비용 수준 안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행동 옵션을 구체화해야 한다. 둘째, 실천의 지속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성과 경쟁이나 도덕적 압박보다 실패를 공유하고 조정할 수 있는 지지적 상호작용 구조가 필요하다. 셋째, 개인의 실천 의도를 실제 행동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텀블러 세척 공간, 분리배출 체계, 자전거 인프라, 명확한 가이드라인, 감축량 피드백 시스템과 같은 생활 기반 지원 조건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넷째, 디지털 기반의 정량적 피드백은 실천의 효용을 가시화하고 자기모니터링을 촉진하는 유용한 장치가 될 수 있다.

다만 본 연구는 리빙랩 참여자들의 활동 기록과 인터뷰를 중심으로 수행된 질적 연구라는 점에서 몇 가지 한계를 지닌다. 연구 결과는 특정 참여 집단과 운영 맥락에 기반한 해석이므로, 다른 유형의 리빙랩이나 모든 탄소중립 실천 프로그램에 일반화하는 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 계획된 행동이론(TPB)은 참여자의 경험을 태도, 주관적 규범, 지각된 행동통제의 범주로 체계화하고 해석하는 분석 틀로 활용되었으며, 각 요인 간 인과관계나 행동의도에 미치는 영향을 통계적으로 검증하는 데까지 나아가지는 못하였다. 특히 리빙랩 참여 전·후의 행동의도와 실제 행동 변화를 동일한 척도로 측정하지 않아, 참여에 따른 변화의 정도와 계획된 행동이론(TPB) 구성 요인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는데 한계가 있다. 또한, 본 연구는 리빙랩 참여 경험을 중심으로 분석하였으므로, 유사한 효과가 일반적인 집단 기반 프로그램에서도 나타나는지 직접 비교하지 못하였다. 자기보고 자료에 의존한 만큼 실제 행동변화의 규모와 지속성, 탄소감축 효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사전·사후 계획된 행동이론(TPB) 척도를 활용한 행동의도 및 구성요인의 변화 측정, 비교집단을 포함한 연구설계, 다양한 참여자 구성, 장기 추적조사, 디지털 행동기록 및 탄소감축량 데이터와의 연계를 통해 본 연구의 해석과 효과를 더욱 체계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기후변화 대응 행동이 개인의 선의나 환경 의식만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 비용 구조, 집단적 상호작용, 사회적 인프라, 정보 피드백 체계의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리빙랩은 이러한 복합적 과정을 실생활 맥락에서 드러내고 조정할 수 있는 유의미한 접근으로 기능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탄소중립 리빙랩은 단순한 실천 캠페인이나 일회성 교육 프로그램을 넘어, 시민의 생활 경험을 기반으로 실천의 가능 조건과 구조적 한계를 함께 탐색하는 참여적 전환의 장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Acknowledgments

본 결과물은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재원으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신기후체제대응 환경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연구되었습니다(RS-2023-0022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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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1.

Analytical framework based on the theory of planned behavior

Theory of TPB Meaning in this study Analytical focus Examples of data
Attitude Positive or negative evaluations of carbon-neutral behaviors Perceived benefits, inconvenience, sense of achievement, and cost burden of practice Using a tumbler, reusing clothing, deleting unnecessary emails
Subjective norm Perceptions of others’ expectations and practice standards within the group Padlet posts, comments, likes/reactions, weekly meetings, team activities Experiences of adopting practices after observing other participants’ actions
PBC The extent to which participants feel capable of actually performing the behavior Infrastructure, information, time, cost, and institutional conditions Lack of space to wash tumblers, confusion about waste-sorting rules, insufficient feedback on carbon reduction

Table 2.

Process of the program

Stage Content
Living Lab Design and Participant Recruitment Design a Living Lab program for carbon-neutral practice plan ideas
Recruit student participants for the Living Lab
Identification and Experimentation of Carbon-Neutral Practice Ideas Conduct a preliminary workshop for student participants in the Living Lab
Implement a Living Lab idea-generation program for carbon-neutral practice plans
Development of a Support Program for Carbon-Neutral Practices Implement an experimental program to test the effects of carbon-neutral practice plan ideas developed through the Living Lab
Evaluate the carbon reduction potential of each idea and support participant engagement
Carbon-Neutral Idea Outcome Sharing Session Hold an outcome-sharing session to present the results of the ide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