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 상승에 따른 우리나라 습지식물의 기후변화 부적응 리스크 평가
Abstract
Temperature increase is a major concern with regard to climate change and species survival. This study sought to assess the adaptability of wetland flora in South Korea to future temperature increases in their habitats. This risk assessment includes analysis of four vulnerability types classified and graded based on relational patterns between species’ populations and current habitat temperature. Then, the risks of future temperature changes for individual species were assessed by analyzing the vulnerability and temperature increasing speed in South Korea. The final risks were categorized into four grades: high, medium, low, and opportunity. In this study, a total of 489 wetland plants in South Korea were selected and their habitat temperature ranges were examined using current and projected future temperature data. Analysis of current habitat temperature distribution and projected future changes was performed using fine‐scale climate change data produced by the Korean Meteorological Administration. Future temperature data were projected based on two future climate change scenarios: 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 (RCP) 4.5 and 8.5. The results showed no risk to wetland plants under the RCP 4.5 climate change scenario, but under RCP 8.5, a considerable number of species were predicted to be at medium risk. Species under medium risk were mainly those inhabiting a very narrow range. It is reasonable to infer that even wetland flora thought to be less sensitive to temperature changes are not completely safe to the level of temperature increase seen under the RCP 8.5 scenario. The methodology for risk assessment introduced in this study is expected to be useful for designing adaptation strategies for species conservation in the face of climate change.
Keywords:
Global warming, Wetland flora, Vulnerability, Risk assessment, Adaptation1. 서 론
최근 기후변화 적응 분야의 연구에 있어 리스크 평가가 적응정책 수립을 위한 중간 과정으로서 논의되고 있다 (Kim 2015). 제40차 기후변화에대한 정부간 협의체 (Intergovernmental Panel for Climate Change, IPCC) 총회에서 채택된 제5차 기후변화평가보고서 (The Fifth Assessment Report, AR5)에서도 기후변화와 적응 및 취약성을 담당하는 Working Group2에서 생태계 부분의 리스크 평가 및 적응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WG2 AR5 Phase1 Report Launch 2014). IPCC AR5에서 밝힌 기후변화 리스크와 관련한 생태분야 내용을 보면 전 세계적으로 고산지대, 섬 등과 같은 고립된 서식지의 동식물에 대한 위협이 가장 크며, 주요 기후 영향인자로는 온난화, 이상고온 등이라 밝히고 있다 (IPCC 2014).
우리나라는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환경정책·평가연구원 (Korea Environment Institute, KEI)을 중심으로 생태계와 산림을 포함하여 해양/수산, 산업/에너지 등의 7개 부문에서 기후변화 리스크를 분석 및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생태계 리스크 평가는 산림생태계의 관점에서 전문가 패널에 의한 정성적 평가를 실시하고 있고 (Yeo 2017), 다양한 생태계의 종 수준에서 이뤄지는 리스크 평가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그 방법론 또한 정립되지 않은 실정이다.
기후변화는 생물종다양성과 서식지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서식지와 생물종이 견딜 수 있는 기후한계와 저항 능력이 상이하다는 사실이 장기간의 연구 및 조사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UK Climate Change Risk Assessment 2017:Evidence report). 특히, 생물종들은 기후에 대한 반응과 민감성의 정도가 각기 다양하기 때문에 각 종의 특이적인 서식 온도범위를 파악한 후 기후변화에 의한 온도 상승이 각 종의 미치는 영향을 예측한 후, 미래의 위협 정도를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기후변화에 의한 취약성이나 생태계 기후변화 리스크와 관련하여 수행된 연구는 산림의 취약성 영향 분석, 아고산 식생의 취약성 평가, 한반도 난온대 활엽수림대의 변화 분석,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한반도 산림분포의 취약성 평가 등이 있으며 (Lee et al., 2007; Lee and Kim, 2007; Park et al., 2010; Lee et al., 2011) 대부분 산림 생태계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반면 전 세계적으로는 기후변화에 따른 유럽산 너도밤나무의 잠재적인 리스크 파악, 오스트리아의 고산식물 10종에 대한 기후변화영향에 대한 효과 분석, 미국의 기후변화에 따른 고유종, 외래종, 침입종의 생물계절 변화 분석, 기후변화 영향에 의한 일본 붉가시나무림의 생태학적 해석 등 (Geßler et al., 2007: Hülber et al., 2010: Willis et al., 2010: Nakao et al., 2011) 산림을 비롯한 종 수준의 리스크 평가와 고유종, 외래종 등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도 진행되고 있다.
이와 같이 생태계에 대한 기후변화 리스크와 관련하여 국내에서 수행된 연구는 현상 관찰 및 분석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인 것으로 판단되며, 기후변화에 대응한 생물종 보전 및 생물다양성 소실의 최소화 방안 마련에 기준이 되는 우선순위 제시 및 구체적 대응전략 등을 위한 기초연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생물종별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한 평가가 매우 중요한데 (Pacifici et al., 2015), 종 수준에서의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기후변화에 대한 취약성 및 리스크 평가도구 개발과 그를 이용한 피해 우려 진단 등의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생태계에 대한 기후변화 리스크 중에 핵심적으로 많이 거론되고 있는 것 중에 하나는 기후변화 속도에 대한 생물종의 부적응이다 (Lee et al., 2015; Defra, 2012; IPCC, 2014). 즉, 현재 서식하고 있는 지구상의 생물종들이 변화하는 기후환경속도에 생리적 적응 또는 서식지의 이동을 통해 얼마나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특히, 강수의 변화는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매우 불규칙하게 변하는 반면, 지구온난화에 따른 지역별 온도 상승 경향은 비교적 점진적 변화를 야기하는 만큼, 온도 상승 속도에 대하여 생물종의 분포경향에 따른 취약성 정도의 진단이 가능하다. 이점을 착안하여 Kim et al. (2018)의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멸종위기종을 대상으로 종별 온도와의 서식 특성을 분석하고, 미래 온도 상승에 따른 취약성 시범적으로 진단하기도 하였다. 기온 상승속도에 대한 생물종의 부적응과 관련된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하여 피해 가능성이 큰 생물종은 이동성의 제약이 큰 식물종, 특히, 아고산이나 산지 및 고산 습지에서와 같은 고립된서식지에 분포하는 식물종들이다. 습지의 경우 가뭄에 의한 육화 현상과 함께 기온 및 수온 상승의 영향으로 습지의 종구성이 바뀔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Jefferson and Grice, 1998; Tinner, 2008). 이는 고도에 따른 습지 식물종의 종 조성 차이를 통해 쉽게 이해되는데 (Sieben et al., 2009), 생육조건 변화에 의해 건강성이 저하되면, 종간 경쟁력 저하와 다른 환경변화에 대한 회복 탄력성이 약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편, 국내의 내륙습지에 대한 연구는 개별 습지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Yun, 2007) 인위적 파괴에 의한 습지복원 연구가 대부분이고 (Lee et al., 2019), 전국 습지를 대상으로 특히 기후변화 영향의 관점에서 연구된 사례는 매우 부족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Kim et al., (2019)의 취약성 평가 방식을 응용하여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전국 습지 생물종들의 온도 상승에 대한 취약 정도와 피해가 예상되는 시기 등을 고려한 정량화된 리스크 평가 방법을 개발하고 이를 국내습지 식물종에 적용하여 향 후 기후변화에 대응한 생물종 보전을 위해 종별 우선순위 및 대처 방안 마련에 기준이 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의 내륙습지에 주로 서식하는 식물종에 대한 분포 자료를 바탕으로 식물종 별 온도에 대한 취약성 등급화와 미래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각 식물종의 리스크 평가를 위한 방법을 개발하고 대상 습지식물의 취약성 및 리스크 평가를 실시하였다.
2. 연구방법
2.1 연구대상 습지 식물종
미래의 우리나라 온도상승 속도와 관련한 취약성 및 리스크 평가를 위하여 본 연구의 대상 생물종은 전국 내륙습지에 주로 분포하는 식물종이다. 우리나라 내륙습지에 분포하고 있는 식물종 목록은 국립습지센터에서 제공하는 습지 보고서 (국립습지센터, 2011; 2012a; 2012b; 2013a; 2013b; 2014a; 2014b; 2015; 2016)를 참고하여 총 602종을 확인하였다. 이들 식물종에 대한 분포 위치 정보는 제3차 전국자연환경조사 자료 (환경부, 2013)를 통해 얻을 수 있었으며, 전체 602종 중 샘플사이즈가 작아 (5곳 이하) 통계적 해석이 불가능한 종은 제외하고 나머지 489종만을 분석에 최종 적용하였다. 분석 대상 식물들은 39목 101과 285속 489종으로 이 중 양치식물은 10종, 나자식물은 6종, 피자식물은 473종으로 나타났다 (Table 1).
2.2 우리나라의 온도 분포 변화 자료
본 연구에서 활용한 우리나라의 온도 분포 변화 자료는 IPCC에서 제안하고 있는 온실기체의 대표농도경로 (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 : RCP) 시나리오에 기반한 기상청 공식 미래기후변화 예측 자료인 남한상세 자료이다 (ref). 남한상세 자료는 영국 기상청의 HadGEM2-AO 전지구 기후모형을 활용하여 RCP시나리오에 기반한 저해상도 전 지구 기후변화 자료를 산출하고 (135 km 공간 해상도), 지역기후 모형인 HadGEM3-RA을 통해 역학적 상세화 과정을 거친 뒤, 남한의 지형적 특성이 반영된 최종 1 km급의 상세화된 자료로 제공된다. 특히, 역학적 상세화 과정에서 2000~2010년까지를 현재 기후변화 자료로 사용하였으며 2011~2100년까지 RCP 시나리오 별로 예측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1 km 공간해상도 급의 현재 (2000~2010)의 공간적인 평균 온도 분포자료를 활용하여 습지 식물종의 민감도 및 취약성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미래 온도 상승에 따른 리스크는 RCP 4.5와 RCP 8.5 시나리오 기반으로 예측된 일평균 온도 분포 자료를 연평균으로 처리하여 평가하였다. 본 자료에 활용된 온도 변화 자료는 기상청 기후정보포털 (http://www.climate.go.kr)에서 제공받을 수 있다.
기상청의 예측에 따른 우리나라의 온도 분포 변화는 현재기준 약 11.7°C로부터 시작하여 2100년에는 RCP 4.5 시나리오 적용 시 14°C, RCP 8.5 시나리오 기준 17.1°C까지의 상승예측값을 보여준다 (Fig. 1). 따라서, 평균적인 온도 상승 속도는 RCP 4.5 기준 0.027°C/연, RCP 8.5 기준 0.062°C/연 정도이다. 각 연도별 온도는 10년 단위 이동평균을 통해 연간 변동성과 관련된 불확실성을 최소화 하였다. Fig. 1.에서 음영으로 표시된 영역은 우리나라 전체 지역의 온도변화 예측 결과 값에서 90%이상의 분포 확률을 보이게 되는 최대, 최소온도 값을 기준으로 표현한 것으로, 각 연도에 해당하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온도 영역을 나타낸다. 시나리오별 온도 상승경향은 지속적인 평균온도를 보고 있긴 하지만, 최대, 최소의 간격 변화, 즉 연간 온도 변동 폭에는 큰 변화는 없다. 즉, 우리나라의 전국적인 평균 온도 값이 시나리오 상에 증가하는 속도는 최대, 최고 온도가 증가하는 속도와 대략 비슷하다.
2.3 습지식물의 온도에 대한 취약성 분석
분석의 대상으로 선정된 내륙습지 분포식물 489종에 대하여 개별 종의 출현 지역에 대한 온도분포 양상을 중심으로 취약성 분석을 실시하였다. 선별된 각 습지식물종의 위치좌표를 바탕으로 각 지점에 대한 현재 남한상세자료 상의 연평균 온도자료를 추출하고, 종별 출현 횟수와 출현지역의 온도와의 통계적 상관관계 패턴을 기준으로 취약성을 유형화 하였다.
본 연구에서 도출한 종별 온도에 대한 민감도 분석을 통해 취약성의 유형화는 지구상의 모든 생물종의 서식지 분포는 온도와의 상관관계에서 정규분포를 따른다는 가정으로부터 출발한다. 다만, 우리나라와 같이 전 지구가 아닌 제한적인 면적에서의 분포 패턴은 다양할 수 있는데, 대략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Fig. 2.). 첫 번째 유형 (Type A)은 각종의 출현 빈도와 온도와의 상관관계가 정규성을 보이는 종으로서, Kolomgorov-Smirnov 검정을 실시하여 선별하였다. 이들은 , 즉우리나라의 특정 온도대를 선호하여 미래 우리나라의 온도분포 변화 정도에 따라 민감하게 영향을 받게 될 종으로 분류할 수 있다. 두 번째 유형 (Type B)은 종의 출현 빈도가 온도가 높을수록 높게 나타나는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종들로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북방한계선을 보이는 종들이 이에 속한다. 즉, 이들은 우리나라의 온도 상승에 따라 분포 서식지의 확장 가능성이 높은 종들이다. 세 번째 유형 (Type C)는 Type B와는 반대로 종의 분포 양상이 온도와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종들이다. 보통 우리나라에서 남방한계선을 보이는 종들이 이에 속하며 우리나라의 미래 온도 증가에 따라 북쪽으로 서식지를 이동하거나 종의 이동능력과 서식지의 고립 정도에 따라 서식지 소실 위험도가 민감하게 달라진다. 앞의 Type B와 C는 통계적 유의성 (p-value < 0.05)을 갖는 Pearson 상관계수 0.4 이상 또는 –0.4 이하를 기준으로 각각 구분하였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유형 (Type D)은 서식지의 온도 분포 범위가 매우 좁게 나타나는 종들만을 따로 추려 구분한 것으로서, 정규분포를 보이는 Type A 종들의 온도 범위 값을 quartile methods에 따라 사분위수로 나누어 제1 분위수에 해당하는 종들을 narrow range species로 구분한 것이다. 이들 종들은 서식온도의 범위가 극히 제한적이고 개체수가 적은 종으로서 보통 Thermal Specialist로 분류될 수 있으며 (ref), 특이한 서식환경을 필요로 하거나 온도 및 습도 등 환경요인에서 좁은 내성범위를 가진 집단일 것으로 판단되어 기후변화에 매우 취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Buckley 2010, Iverson et al. 2011, Crossman et al. 2012). 습지 식물종들 중에 Type D에 해당되는 종들은 온도 분포 범위의 크기가 4.7도 이하정도로 나타났다. 이 외에 위의 4가지 민감도 유형에 속하지 않거나 통계적 유의성 (p-value > 0.05)이 나타나지 않은 종들은 현재 자료로는 해석이 불가능한 종들로 분류하여 평가에서 제외하였다.
습지식물의 온도 상승에 대한 취약성 등급은 D, C, A, B의 순으로 취약성 상, 중, 하, 그리고 취약성 없음 등으로 우선순위를 결정하였다. 이는 우리나라 온도 분포대에 최적화되어 있는 종들로서 온도 상승 속도에 따라 적응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고 적음을 기준으로 등급화 한 것 이다.
2.4 미래기후 시나리오에 의한 리스크 평가
종별 최종 리스크 평가는 앞의 취약성 평가 결과와 각 종의 현재 서식 온도 범위에서의 최대값이 미래 온도상승에 따른 우리나라 온도 범위에서의 최소값을 벗어나는 시기를 분석하여 Matrix 방식의 등급화를 실시하였다. 즉, 리스크 등급은 기존 생물종의 적합 서식 온도대를 상실하게 되는 시기가 얼마나 빨리 도래하느냐에 따라, 그리고 그 종들의 온도 변화에 대한 취약성이 얼마나 크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Table 2). 종의 서식지 온도 범위가 우리나라의 미래 온도 분포 범위를 완전히 벗어나는 경우만을 평가에 적용한 것은 종의 온도 변화에 대한 실재 반응 정도에 대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평가 방식은 김 등 (2018)에서 국내 멸종위기종을 활용한 취약성 평가 방식의 개념을 도입한 것으로, 본 연구에서는 종의 온도에 대한 취약성 등급화와 온도 변화 속도를 고려하여 리스크를 등급화하는 과정을 추가하면서 고도화하였다. 적합 서식지 온도대를 벗어나는 시기는 가까운 미래 (2040년)를 시작으로 2100년까지 20년씩 구분하여 적용하였고, 그 시기가 빨리 도래할수록 기후변화속도에 대하여 종이 자체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기회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가정하였다. 즉, 리스크 상 (High Risk)으로 분류된 종들은 온도 상승에 의한 환경변화에 의해 한반도 평균 온도 범위를 가까운 미래에 (2040~60년) 벗어나게 되어 위협 우려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집단이다. 리스크 중간으로 평가된 종들은 RCP 시나리오에 따른 온도 상승에 따라 비교적 적은 수의 종이 한반도 평균 온도 범위에서 늦게 벗어나날 것으로 예측되는 집단이며, 리스크 낮음으로 평가된 종들은 온도 상승에 가장 늦게 한반도 평균 온도 범위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집단으로 분류된다. 마지막으로, 취약성 Type B에 해당하는 종들은 온도 상승 시 서식지 확장 등으로 “기회 (Opportunity)” 등급으로 구분하였다. 위의 리스크는 RCP 4.5와 RCP 8.5 시나리오 별로 따로 평가 되었다.
3. 연구결과 및 고찰
각 종별 현재의 서식지 온도 분포자료를 분석해 본 결과 온도와의 상관성 패턴에 따라 취약성 높음 (Type D)에 해당하는 종은 34종, 취약성 중간 (Type C)은 7종, 취약성 낮음 (Type A)은 264종, 취약성 없음은 93종으로 전체 분석된 총 489종 중 각각 7.0%, 1.4%, 54.0%, 19.0%로 나타났다 (Table 3). 나머지 약 15%에 해당하는 종들은 통계적 유의미 판단이 불가한 종들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대상으로 삼고 있는 종이 습지 식물이니만큼 온도 변화에 대한 취약성은 대체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성 평가 결과 확인된 종들을 대상으로 온도 상승 영향에 대한 리스크는 RCP 4.5 시나리오 상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즉, RCP 4.5 시나리오 상의 온도 상승 속도는 습지 식물의 온도와 관련된 접합 서식지 상실 차원에서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RCP 8.5 시나리오 상에서는 중간 리스크에 해당하는 종이 19종, 낮은 리스크에 해당하는 종이 136종으로 나타나는 등, 우리나라의 미래 온도 상승 속도에 따라 피해 우려 정도가 많이 달라질 것으로 판단된다 (Table 3). 비록, 습지식물들에 대한 취약성 분류에 의해 중간 등급 이상의 취약성을 보이는 수종이 전체 분석 종에서 15% 이상 나타났지만, 최종 리스크 평가에서는 높은 등급을 보이 지 않는 것으로 보아, 습지식물 대부분이 온도환경 요소보다는 수문학적인 환경 요소에 더 크게 좌우되기 때문일 것으로 판단된다. 중간 리스크로 분류된 종들은 환경부 및 산림청 등 국가 보호종으로 분류된 가시연꽃, 물잔디, 두메오리나무, 층층둥글레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돌단풍, 동의나물 같이 비교적 고도가 높은 지역에 서식하는 종들도 포함하고 있다. 이들종들은 대부분 서식분포 영역이 매우 제한적이며, 두메오리나무처럼 우리나라의 울릉도에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서식지의 고립도도 매우 높은 종들이다. 종의 자연적인 적응의 기회란 일반적으로 “진화에 의한 적응”과 “생존 가능한 장소 이동”이 주요 메커니즘 (Blaustein et al., 2012; Bancroft et al., 2008)으로 알려져 있으나, 앞에서 언급한 종들처럼 서식지가 고립되어 있는 경우 이동에 대한 적응 기회는 없어져 멸종의 위기는 더욱 커질 수 있다. 결국 이들 종들에 대해 서식지의 온도 상승 속도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될 것인 가가 관건인데, 최근 생물종 조사 자료의 보완과 기후자료의 최신화를 통해 변화의 상황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며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멸종위기종 또는 국가 보호종들의 경우 관리 대상의 선정 단계에서부터 관리단계까지 기후변화 영향에 대한 대응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편, 취약성이 없을 것으로 분류된 종들, 즉 오히려 온도 상승이 종의 확장에 기회요인이 될 종들은 종 93종으로 “기회” 등급으로 분류되었다. 기후변화를 리스크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위협이 되는 요소를 방지하거나 최소화하는 방향의 관리도 중요하지만, 기회가 되는 요소도 발굴하여 전략자원화 하는 등의 적극적인 대응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기후변화가 오히려 기회가 되는 종들은 종의 생태학적 특성에 따라 서식지 확장에 따른 생태계 교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판단과 함께, 오히려 변화하는 생태계의 안정적 유지 차원에서 전략적인 활용이 필요한 종인지에 대한 판단 등 기회 활용의 극대화를 위한 적극적인 대응도 고려해볼 만하다.
4. 결론
본 연구에서는 습지에서 서식하고 있는 식물을 대상으로 식물종 별 온도 상승 경향에 의한 취약성 평가와 미래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각 식물종의 리스크 평가를 위한 방법론을 제안하고 대상 습지식물들의 취약성 및 리스크 평가를 실시하였다. 이를 위하여 전국에 분포하는 습지 식물의 602종에 대한 목록을 작성하고 통계적으로 분석 가능한 489종을 선별하여 각 습지식물의 출현 위치정보를 활용한 서식지 온도자료를 생성하였다. 그리고 각 종의 현재 서식지 위치와 온도 분포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통계적 분석을 통해 온도에 대한 취약성을 등급화하고, 미래 온도 상승 속도에 따른 적합 온도대 상실의 관점에서 리스크 평가를 수행하였다. 그 결과 RCP 4.5 시나리오 상에서 나타난 온도 상승 속도에 대해서는 모든 습지 식물이 피해가 없을 것으로 나타났으며, RCP 8.5 시나리오의 경우 중간 등급 이상의 리스크를 보이는 종 수가 전체의 약 4% 정도로 나타났다. 중간등급 이상의 리스크를 보이는 종들은 대부분 특이한 서식환경을 필요로 하거나 온도에 대한 환경에서 좁은 내성의 범위를 가진 집단일 것으로 판단되는 유형이다. 습지식물의 경우 서식 특성상 서식지의 수문학적 특성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겠지만, 본 평가에서 나타났듯이 온도 상승 경향만으로도 우려가 되는 종들은 다른 기후변화 위협요소와 결합 시 더 큰 리스크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주의 깊게 다루어질 필요가 있다. 특히, 중간 리스크로 분류된 종들에 대해서는 정밀 조사를 통해 토양의 수분 스트레스 변화와 같이 여러 다른 위협요인에 대한 분석과 함께 종합적인 리스크 평가와 관리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본 평가 결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 가장 시급히 연구되어야 할 부분은 습지 식물들의 기후환경변화에 대한 자체적응 능력이다. 이번 연구의 결과에서 온도와 관련된 극단적인 환경변화에 대해 크게 우려가 될 만한 생물종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각 생물 종들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이동이나 확산하며 적응해 나갈 수 있는가에 따라 기후변화에 대한 취약성이나 리스크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이동에 제약이 예상되는 식물종들의 경우에는 온도 상승에 따른 개체군 단위의 피해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기초 자료도 필요하다. 즉, 온도 상승 자체에 대한 생육도 저하 정도, 변화하는 환경에 확산 가능성이 높은 수종들과 그렇지 않은 종들 간의 경쟁 관계 등에 대한 기초연구도 필요하다. 그 외에도 본 연구에서 관찰 표본 수가 너무 적어 통계적 처리가 불가했던 종들에 대한 기초 연구도 필요하다. 관찰 표본수가 적은 수종들은 대부분 서식지 범위가 매우 제한적인 희귀종으로, 이미 보호 관리종으로 지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본 연구의 리스크 평가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었지만, 오히려 기후변화의 위험에 매우 높게 노출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이러한 수종들은 기후변화 민감도 및 취약성과 관련한 기초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실내 실험 등을 통한 개별적인 연구가 시급하다 할 수 있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국립생태원 연구과제 「생태계 기후변화 리스크 평가 및 적응대책 연구 (NIE-기반연구-2019-11)」의 일환으로 수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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