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 관측자료로 분석한 한국 도서지역 기후 특성
Abstract
This study analyzed the climate characteristics of 50 islands around the Korean Peninsula using AWS data observed over the past 20 years as raw data. The island region of the Korean Peninsula is located between 33° and 38° north latitude; when latitude increases by 1°, the average temperature decreases by 1℃. The average temperature on the islands was 13.77℃ during the study period, 1.37℃ higher than the average of 12.40℃ on the Korean peninsula during the same period. The annual range difference was 23.48℃ on the islands, which was 2.76℃ lower than the average 26.24℃ on the Korean peninsula. The temperature on the islands was lower than the national average from April to July but higher from August to March. The average annual precipitation on the islands was 1,125 ㎜, which was 220 ㎜ less than the national average. Annual precipitation on islands in the southern sea of Korea was greater than 1,300 ㎜, while that on Chungcheong Province and Gyeonggi Province was less than 1,000 ㎜. Some islands received only 700 ㎜ or less of annual precipitation. The island region showed 1.5 times stronger wind speed than the national average, and the deviation was significant in winter, especially that of an isolated island in the distant sea. Islands have a relatively warm, stable climate with a small range of temperature change. However, the regional variation in precipitation was considerable. This difference in distribution of precipitation is highly likely to create extreme weather in conjunction with climate change.
Keywords:
Climate Change of Island, Climate Difference between Island and Land, Distribution of Climatic Element, Island Climate, Map of Island Climate1. 서론
바다로 둘러싸인 섬은 지리적으로 격리된 공간이다. 그리고 섬은 그 위치와 크기, 육지로부터의 거리, 해발고도 그리고 주변의 수심과 해류 등 물리적 환경이 매우 다양하다. 이러한 환경 다양성은 섬의 독특한 기후를 결정하게 되고, 그 기후 조건에 따라 섬에는 고유의 생태 경관이 형성된다. 하와이나 카나리아 제도, 갈라파고스의 사례들을 보면 가까운 공간에서도 얼마나 다양한 기후가 나타나는지 잘 알 수 있다(Giambelluca and Nullet, 1991; Bechtel, 2016; Paltán et al., 2021).
다른 관점에서 섬은 기후변화에 취약하다. 기온과 강수량 변화와 해수면 상승, 엘리뇨 그리고 바다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열대성 저기압에 가장 먼저 직접적인 영향에 노출되는 육지 공간이 바로 섬이다(Ahn, 2011; Lazrus, 2012; Choi and Park, 2018). 운 좋게 기후변화의 취약성이 덜한 섬도 개발과 같은 인간에 의한 간섭과 특정 외래종의 유입에 따른 생물다양성 감소 문제는 심각하다(Hong, 2014; Veron et al., 2019; Kim et al., 2020). 한편으로 섬은 기후변화를 포함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적인 대안 마련에 있어서도 육지보다 다양한 관점과 변수들이 존재하며 특히 작은 섬일수록 균등하지 못한 정책들로 인해 새로운 사회적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Walshe and Stancioff, 2018; Thomas et al., 2020). 지리적으로 제한적인 도서지역의 기후 및 환경 변화가 육지보다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할 것은 자명하기 때문에 도서지역에 관한 다양한 기초자료 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도서지역 기후에 관한 연구는 그다지 많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는 섬이 약 3,500개소로 그 수가 많고, 북반구 중위도의 난대에서 냉대까지 다양한 기후대에 속해 생물지리학적으로도 중요한 곳이다(Kim et al., 2018). 또한 기후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식물들도 다수 분포하고 있어 식물의 자생지 보전 차원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기후변화가 지속될 경우 한반도 도서지역의 냉대성 식물은 거의 절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난대성 식물은 그 분포역이 빠르게 확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Park et al., 2016; Koo et al., 2017; Kim et al., 2021). 하지만 육지와 비교했을 때 아직 도서지역은 연구에서 소외된 지역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 전 도서지역을 대상으로 기후 특성에 관한 객관적인 결과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번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전 지역(도서지역 포함)과 도서지역의 기후자료 비교를 통해 상대적인 도서지역 기후 특성에 관해 분석하였다. 일평균 기온, 강수량, 풍속 관측 자료를 확보하고 지난 20년간 연도별, 월별 그리고 도서지역별 차이를 비교하였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한반도 도서지역 기후 특성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고자 한다.
2. 연구 방법 및 지역
도서지역 기후 특성을 분석하기 위하여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500여 곳의 AWS (Automatic Weather System) 관측 자료를 기본 자료로 활용하였다. 관측 기간은 2002년 1월 1일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 총 20년간 7,305일의 자료를 확보하였다. 확보된 기상 자료는 평균기온, 최고기온, 최저기온, 강수량, 풍속에 관한 것으로 일평균 자료를 기본으로 하였다. 본 연구에서 인용된 AWS 관측 장비는 2002년 전국 450곳이었으나 그 후 관측 설비의 수가 늘어 2021년에는 총 510곳이다. 일부 누락된 자료는 제외하였으며, 평균기온, 최고기온, 최저기온, 강수량, 풍속의 5개 기후요소 항목이 모두 측정된 날의 자료만 채택하였다. 최종 분석에 활용된 기상 자료는 2002년 153,277건, 2005년 163,578건, 2010년 169,834건, 2015년 180,713건, 2021년 188,147건으로 20년간 총 3,471,829건이다. 재정리된 기상 자료를 바탕으로 연도별 월별 그리고 지역별로 기온, 강수량, 풍속에 대해 비교하여 도서지역 기후 특성을 분석하였다.
한반도 전 지역과 비교할 도서지역은 총 50곳으로 선정하였다. 선정 조건은 다음의 3가지다. 1) AWS 관측 장비가 설치 유지되고 있는 곳인가? 2) 2002년부터 2021년까지 큰 누락 없이 관측 데이터가 연속적으로 기록되었는가? 3) 지난 10년 이내 육지와 연륙 되지 않았는가? 도서개발 촉진법(법률 제14839호)에는 육지와 연륙 된 지 10년 이상이 지난 섬과 제주도는 법적으로 섬에 포함하지 않는다. 대상 도서지역 중 최남단 섬은 마라도(북위 33.122°), 최북단 섬은 백령도(북위 37.974°)이다. 이들 섬은 북위 33°에서 38° 사이에 분포하는데 북위 34° 이하 5곳, 35° 이하 21곳, 36° 이하 5곳, 37° 이하 8곳 그리고 38° 이하 11곳이다. 대부분 유인도이며, 4곳은 무인도(안도, 목덕도, 옹도, 북격렬비도)다(Fig. 1).
3. 결과
3.1. 기온
한반도 최남단 도서는 마라도(북위 33.1221°)이며, 최북단 도서는 백령도(북위 37.9739°)로 두 섬의 직선거리는 약 550 ㎞, 위도 차이는 약 5°이다. 그리고 평균기온이 가장 높은 섬(가파도 16.56℃)과 낮은 섬(백령도 11.56℃)의 차이도 약 5℃이다. 구체적으로 위도별 도서지역 평균기온은 북위 33° 이상 15.87℃, 34° 이상 14.62℃, 35° 이상 13.74℃, 36° 이상 12.60℃, 37° 이상(울릉도 제외) 11.98℃로 위도 1°가 높아질수록 평균기온은 대략 1℃ 정도가 낮아진다. 하지만 예외는 있다. 울릉도의 경우 위도가 37.5°임에도 불구하고 평균기온은 14.29℃로 높다. 이는 위도 34°에 해당하는 기온이다. 이는 울릉도 주변의 깊은 수심과 쿠로시오해류(Kuroshio Current)에서 분류된 쓰시마난류(Tsushima Warm Current)와 동한난류(East Korea Warm Current)의 영향 때문이다. 해양의 물리적 환경에 의해 울릉도는 위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평균기온이 높다(Fig. 2).
AWS 관측 자료 기준 지난 20년간 한반도 평균 평균기온은 12.40℃, 일 최저기온 평균 7.81℃, 일 최고기온 평균 17.73℃로 조사되었다. 같은 기간 도서지역 50곳의 평균기온은 13.77℃, 일 최저기온 평균 10.93℃, 일 최고기온 평균 17.09℃였다. 도서지역 평균기온이 한반도 전체 평균기온 보다 1.37℃, 일 최저기온은 3.12℃ 높았으나, 일 최고기온은 0.64℃ 낮았다. 평균값에 대한 표준편차는 평균기온(전국 9.07, 도서지역 8.03), 최저기온(전국 9.46, 도서지역 8.19), 최고기온(전국 8.97, 도서지역 8.12) 모두 도서지역이 전국 대비 낮았다(Fig. 3). 기온의 월별 편차는 겨울인 12월과 1월에 가장 컸으며, 5월과 6월은 상대적으로 기온 편차가 작았다(Table 1).
평균기온 변화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기온이 낮아졌고, 2013년부터 점진적으로 기온이 상승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2021년은 지난 20년 중 가장 기온이 높았으며 전국 평균 12.97℃, 도서지역 평균 14.61℃였다. 반면 기온이 가장 낮았던 해는 전국 단위에서는 2012년으로 11.60℃였으며, 도서지역은 2011년 12.98℃였다. 가장 기온이 높았던 해와 낮았던 해의 차이는 전국 기준 1.27℃, 도서지역 기준 1.63℃로 도서지역이 조금 더 차이가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Fig. 4). 계절별로 구분하여 기온 변화를 살펴보면 한반도 전 지역과 도서지역 모두 겨울 기온 변동폭이 다른 계절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것이 확인된다. 그리고 도서지역 평균기온의 계절적 차이가 전국 평균보다 뚜렷하게 구분된다. 전국 평균의 경우 봄과 가을의 평균값이 비슷하지만 도서지역은 가을 평균기온이 봄보다 확연히 높은 것이 확인된다. 도서지역 평균기온의 계절적 경계가 전국 평균과 비교하여 더 명확하다(Fig. 5).
8월 평균기온에서 1월 평균기온을 뺀 연교차는 지난 20년 평균 도서지역 23.48℃로 한반도 전체 평균 연교차인 26.24℃에 비해 2.76℃ 낮았다. 1월 기온의 경우 전국 -1.16℃, 도서지역 2.25℃로 도서지역이 3.41℃ 높았으며, 8월 기온은 전국 25.08℃, 도서지역 25.73℃로 도서지역이 0.65℃ 높았다. 여름보다 겨울 기온이 전국 대비 도서지역 기온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 지난 20년 중 한반도 전 지역과 도서지역의 연교차가 가장 컸던 것은 2011년 4℃였으며, 다음으로 2003년 3.41℃, 2010년과 2013년 3.34℃로 연교차가 3℃ 이상 벌어졌다. 반면 2017년은 2.12℃로 연교차가 가장 작았으며, 2008년(2.20℃), 2002년(2.30℃)과 2021년(2.40℃)도 연교차가 작은 해였다. 연교차가 큰 해의 공통점은 겨울 한파로 인해 예년보다 추웠던 1월 기온 때문으로 도서지역의 경우 육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파의 영향이 작았기 때문이다(Table 2).
한반도 전 지역과 도서지역 50곳의 월별 기온 차이는 평균 1.74℃이다. 특징적으로 4월부터 7월까지는 도서지역 평균기온이 전국 대비 0.54℃ 낮았지만, 8월부터 3월까지는 도서지역 평균기온이 2.33℃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4월부터 본격적으로 기온이 상승하고, 8월부터는 기온이 낮아지는 단계로 도서지역은 전국 평균 보다 천천히 기온이 오르고 또 천천히 낮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전국 평균값과 도서지역 간 기온 차이는 11월(3.41℃), 12월(3.73℃), 1월(3.26℃)에 가장 크게 벌어지며, 4월(0.14℃)과 7월(0.32℃)은 그 차이가 가장 작다. 이는 추운 겨울에 해양의 영향을 받는 도서지역의 기온이 상대적으로 덜 떨어지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기온이 상승하는 시점인 4월과 더위가 절정에 달한 7월에 도서지역은 전국 평균과 가장 유사하다. 추웠던 계절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기온이 오르는 4월과 더위가 누적된 7월 도서지역 평균기온은 전국 평균과 가장 가까워지는 것이다. 8월의 경우 도서지역은 여전히 기온이 높지만, 전국 평균은 서서히 기온이 낮아지면서 그 차이는 점차 벌어지게 된다. 이는 도서지역보다 전국 평균값이 더 크게 움직이기 때문이다(Fig. 6).
도서별로는 앞서 언급한대로 울릉도를 제외하고 뚜렷하게 북쪽으로 갈수록 평균기온은 낮아졌다. 평균기온은 13.77℃이며 가장 더운 8월이 평균 25.73℃, 가장 추운 1월이 2.25℃였다. 8월 가장 기온이 높은 섬(가파도 27.12℃)과 낮은 섬(백령도 23.84℃)의 차이는 3.28℃이며, 1월의 경우 10.14℃(마라도 7.16℃, 교동도 -2.98℃)로 1월 지역 간 차이가 크다. 이러한 결과는 월별 표준편차에서도 확인되는데 도서지역 월별 표준편차는 평균 1.46이었으며 겨울철 편차가 크다(12월 2.34, 1월 2.40, 2월 2.22). 반면 6월 ~ 9월은 편차가 0 이하로 작아(6월 0.87, 7월 0.87, 8월 0.77, 9월 0.76) 여름보다 겨울 지역별 편차가 큰 것이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Fig. 7). 8월 평균기온에서 1월 평균기온을 뺀 연교차는 남쪽에서 북쪽으로 갈수록 커진다. 특히 교동도, 장봉도, 볼음도, 연평도는 도서지역 평균 연교차 23.48℃보다 훨씬 높은 27℃ 이상인데, 이들 섬은 모두 경기권 북쪽이면서 육지와 인접해있는 섬이다. 이와 반대로 한반도 남쪽 바다의 섬들은 연교차가 작으며 마라도는 유일하게 연교차가 20℃ 이하인 19.57℃로 조사되었다. 1년 중 가장 기온이 낮은 1월의 경우 50곳의 섬 중 11곳이 영하권이었고, 경기도 장봉도는 1월과 2월 그리고 가장 추운 교동도는 유일하게 12월, 1월, 2월 모두 영하권의 평균기온이 관측되었다(Fig. 8).
3.2. 강수량과 풍속
AWS 관측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한반도 연평균강수량은 1,345 ㎜로 조사되었다. 도서지역 50곳의 연평균강수량은 1,125 ㎜로 전국 대비 220 ㎜가량 적었다. 전국 기준 2003년은 연평균강수량이 1,807 ㎜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반대로 2017년은 993 ㎜로 연평균강수량이 1,000 ㎜에도 미치지 못하였다. 도서지역도 2003년은 연평균강수량이 1,423 ㎜였으나, 2017년은 불과 754 ㎜에 그쳤다. 전국 대비 도서지역 강수량이 가장 적었던 것은 2020년으로 전국 평균 보다 무려 386 ㎜가 적었다. 이와 함께 도서지역 강수량이 전국 대비 300 ㎜ 이상 적었던 해는 2020년을 포함하여 2003년, 2005년, 2011년, 2006년, 2002년, 2004년 순으로 2000년대 초에 집중되어 있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와 반대로 2015년은 전국과 비교한 도서지역 강수량 차이가 불과 19 ㎜에 불과하여 가장 적었다. 2008년과 2012년도 그 차이가 100 ㎜ 이내로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2015년은 굉장히 이례적이었다.
연강수량의 표준편차는 전국 3.55, 도서지역 2.58로 도서지역의 편차가 작았다. 월별로는 한반도 전 지역과 도서지역 모두 7월(전국 23.41%, 도서지역 20.36%)과 8월(전국 20.12%, 도서지역 17.51%)에 연강수량의 40% 가량이 집중된다. 도서지역이 전국 대비 강수의 월별 편향성이 상대적으로 적으나 그 차이는 크지 않다. 12월을 제외한 모든 달에서 도서지역 강수량이 적었으며, 7월 86 ㎜, 8월 74 ㎜로 그 차이가 가장 컸다. 12월은 유일하게 도서지역 강수량이 전국과 비교하여 3 ㎜ 많았다. 이것은 특정 도서지역의 압도적인 겨울철 강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울릉도는 지난 20년간 1월 평균 강수량이 119 ㎜로 전국 평균 28 ㎜와 비교하여 4배 이상 많다(Fig. 9).
50곳의 도서지역 중 연평균강수량이 가장 많은 곳은 제주 우도로 1,637 ㎜였으며, 가장 적은 곳은 충청남도 서해의 안도로 554 ㎜에 불과하였다. 전국 연평균강수량인 1,300 ㎜ 보다 강수량이 많은 섬은 총 9곳(우도 1,637 ㎜, 울릉도 1,587 ㎜, 사량도 1,539 ㎜, 거문도 1,503 ㎜, 초도 1,484 ㎜, 욕지도 1,455 ㎜, 보길도 1,424 ㎜, 금일도 1,414 ㎜, 백아도 1,372 ㎜)으로 제주도 주변과 남해 도서 그리고 울릉도이다. 반면 연강수량 1,000 ㎜가 되지 않은 섬은 12곳(안도 554 ㎜, 옹도 620 ㎜, 소청도 641 ㎜, 북격렬비도 644 ㎜, 목덕도 667 ㎜, 외연도 760 ㎜, 백령도 870 ㎜, 말도 903 ㎜, 승봉도 915 ㎜, 무의도 943 ㎜, 볼음도 983 ㎜, 하태도 990 ㎜)으로 전남 신안의 하태도를 제외하면 전부 충청남도와 경기권에 속한 섬들이다. 이를 통해 한반도 주변 도서지역의 강수량 차이가 다우지인 남해안 도서지역과 울릉도, 소우지인 충남 서해와 경기 북부 도서지역으로 뚜렷하게 구분되는 것이 확인된다(Fig. 10).
일반적으로 풍속은 도서지역이 육지보다 강하다. 지난 20년간 한반도의 평균 풍속은 2.04 ㎧였으며, 같은 기간 도서지역 50곳의 평균 풍속은 3.38 ㎧였다. 그 편차는 전국 0.29, 도서지역 0.59로 도서지역의 편차가 크다. 한반도 전 지역의 평균 풍속이 가장 강했던 해(전국 2012년 2.18 ㎧, 도서지역 2005년 3.65 ㎧)와 약했던 해(전국 2003년 1.9 ㎧, 도서지역2019년 3.24 ㎧)의 차이는 0.28 ㎧, 도서지역은 0.41 ㎧로 역시 도서지역의 차이가 컸다. 월별로는 전국 단위에서 3월이 2.40 ㎧로 연중 바람이 가장 강했으며, 9월은 1.73 ㎧로 가장 약했다. 전반적으로 6월부터 10월까지 평균 1.79 ㎧로 바람이 약한 기간이었고,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는 평균 2.22 ㎧로 상대적으로 강했다. 도서지역의 경우 12월에 4.15 ㎧로 연중 풍속이 가장 강했으며, 6월에 2.61 ㎧로 가장 약했다. 도서지역도 전국 평균 풍속과 마찬가지로 12월과 1월에 4 ㎧ 이상으로 바람이 강했고, 6월부터 9월까지는 2 ㎧대로 상대적으로 약했다. 풍속이 가장 약했던 6월 2.61 ㎧는 전국 평균 중 풍속이 가장 강했던 3월의 2.40 ㎧보다 높은 값이다(Fig. 11).
도서별 평균 풍속은 한반도 최남단인 마라도가 평균 6.63 ㎧로 가장 강했고, 홍도 6.50 ㎧, 북격렬비도 6.03 ㎧, 가파도 5.82 ㎧, 매물도 5.56 ㎧ 순으로 주로 제주도 주변 섬과 외해의 고립된 섬들의 풍속이 강하다. 반면 볼음도 1.24 ㎧, 자월도 1.59 ㎧, 무의도 1.88 ㎧는 전국 평균인 2.04 ㎧ 보다 풍속이 약한 섬들로 경기권에 속한 섬들이다(Fig. 12).
4. 토의
본 연구는 한반도 전 지역과 주변 도서지역 50곳의 지난 20년간 축적된 AWS 관측자료를 바탕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도서지역 기후 특성에 대해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도서지역의 기후 특성을 몇 가지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최남단 섬인 마라도에서 최북단 섬인 백령도까지 위도 1°가 높아지는 동안 평균기온은 1℃ 낮아졌다. 도서지역 특히 본 연구에서 다룬 크기가 크지 않은 섬은 해당 섬만의 독립적인 지역 기후를 형성할 만큼의 다양한 물리적 환경이 나타나지 않음을 의미한다. 물론 예외는 있다. 울릉도는 북위 37°대에 있으나 평균기온은 위도 34°대와 유사하다. 주변 바다의 깊은 수심과 따뜻한 해류에 의한 결과로 물리적 환경에 의한 섬의 독립적인 기후를 보여준다.
둘째, 지난 20년간 도서지역 기온 상승은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전국 단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2007년부터 2012년까지는 예년에 비해 추운 겨울로 인해 연평균기온이 일시적으로 낮아지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2013년 이후만 놓고 봤을 때 평균기온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지난 20년간의 자료만 놓고 도서지역의 평균기온 상승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1973년부터 2005년까지의 기상관측자료를 바탕으로 섬이 많은 우리나라 남서 지역 기온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겨울 기온의 상승 폭이 빠르다고 보고된 바 있다(Ko et al., 2009). 이는 1979년부터 2018년까지 40년간의 겨울 기온 분석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제시하였다(Choi et al., 2019). 더불어 이번 연구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제주시의 경우에는 지난 100년간(1924년 ~ 2021년) 꾸준하게 평균기온이 높아지고 있음을 확인하였다(R2 = 0.718).
셋째, 도서지역은 전국 대비 평균기온이 높았으며, 연교차는 작았다. 구체적으로 일 최고기온보다는 일 최저기온의 차이가 컸고, 여름보다는 겨울에 기온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연교차 또한 마찬가지로 겨울철 평균기온이 낮았을 때 도서지역과 전국의 연교차 차이는 더 커졌음이 확인되었다. 일반적으로 4월부터 7월까지는 도서지역 기온이 전국 대비 낮았고, 8월부터 3월까지는 도서지역의 기온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는 도서지역 기온이 전국 평균과 비교하여 천천히 오르는 대신 기온이 낮아지는 것도 급격하지 않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이와 같은 도서지역의 작은 기온 편차와 연교차는 해양의 비열차가 육지보다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또한 겨울철 지역 간 편차가 큼이 확인되어 겨울 기온의 변화 폭에 따라 도서지역을 포함한 전국적 기온 분포가 결정됨을 알 수 있다.
넷째, 연평균 강수량은 도서지역이 전국 평균보다 약 200 ㎜ 적었고, 연 강수량의 편차도 전국과 비교했을 때 작았다. 월별로는 12월에 유일하게 도서지역 강수량이 전국 평균보다 많았는데, 이는 다설지인 울릉도의 영향으로 본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1월 울릉도의 평균 강수량은 전국 평균보다 4배 이상 많다. 풍속의 경우 도서지역이 전국 대비 평균 1.5배 이상 강했으며, 편차 역시 도서지역이 컸다. 풍속이 가장 강한 시기는 도서지역이 12월, 전국 평균은 3월이었으며, 반대로 풍속이 약한 시기는 도서지역이 6월 그리고 전국 평균으로는 9월로 차이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도서지역 간 기후 요소별 분포 결과가 주목된다. 이번 연구에서는 한반도 주변 도서지역 50곳에 관한 기온, 연교차, 강수량, 풍속에 관한 분포를 지도화하여 살펴보았다. 연평균 기온은 울릉도를 제외하면 북쪽으로 갈수록 기온은 낮아진다. 울릉도의 평균기온은 우리나라 남부 지방 도서지역과 유사한데, 그 식물 분포 현황도 동일 위도의 서해 보다 남해 도서와 유사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Kim et al., 2018). 8월 기온에서 1월 기온을 뺀 연교차 또한 일반적으로 북쪽으로 갈수록 높아진다. 하지만 연교차가 25℃ 이상으로 큰 지역은 경기만에 있는 육지에서 비교적 가까운 섬 들이었다. 강수량의 경우는 매우 극단적인 분포 양상이 나타났다. 남해안 일대 도서지역은 연 강수량 1,400 ㎜ 이상으로 다우지인 반면 위도 35° 이상의 서해 도서지역은 강수량이 1,000 ㎜ 이하의 소우지다. 특히 충청남도 먼바다와 경기만 일부 도서 그리고 백령도와 소청도는 연강수량이 700 ㎜ 이하에 불과하다. 1990년대 이후 한반도 중부지방의 여름철 강수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KMA, 2020). 하지만 서해 중부 도서지역은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풍속은 일반적으로 위도와 상관없이 외해의 도서지역이 강하며, 경기만 일대의 섬들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이 확인된다.
이와 같은 기후요소의 공간적 차이는 향후 기후변화와 맞물려 도서지역 기후 예측 가능성을 더욱 복잡하게 한다. 같은 관점에서 그러한 기후요소의 예측 불가능성은 도서지역에 서식하고 자생하는 생물 분포에 영향을 주는 물리적 변수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더한다. 특히 기온이나 풍속보다는 극단적인 강수량 분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강수량이 현재보다 많아지거나 또는 그 반대로 적어지는 경우 모두 도서지역 생물 분포에 지금보다 극단적인 환경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즉 지금까지 균형을 유지하던 도서지역의 기후 생태계가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우리는 도서지역 기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성이 있다고 하겠다. 현재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만큼 관심이 크고 집중된 국제적 환경 이슈는 없을 것이다. 그만큼 기후변화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이 된 것이다. 특히 바다로 둘러싸인 섬은 그 지리적 특수성으로 인해 기후변화 및 온난화에 따른 환경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또한 물리적 환경 조건이 다양하여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 예측이 어렵다(Hong, 2021). 최근 도서지역에서 발생하는 해수면 상승에 의한 침수와 유례없던 강력한 열대 저기압에 의한 피해 사례들을 이미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더욱이 섬의 크기가 작다면 그 피해는 더 집약적이고 크며 절망적일 수밖에 없다. 이것이 우리가 도서지역에 주목해야 하는 많은 이유 중 하나이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주저자의 박사학위논문 중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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