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를 이용한 서울시 주거용 건물에너지 소비 실증 분석
Abstract
On the path to a zero-carbon city, reducing residential energy consumption - the largest contributor to city greenhouse gas emissions - is critical. This study examines the impacts of building characteristics and temperature on residential electricity and gas consumption in Seoul. This study utilized two large datasets: building-level energy consumption data and microclimate data from 1,100 sensors throughout Seoul to reflect perceived building temperatures. Results show that electricity use follows a well-known U-shape relationship with temperature, with a 1°C change in summer or winter leading to a 3 ~ 4% increase in electricity use. Gas consumption for heating, on the other hand, is highest at extremely low temperatures, with a 1°C decrease in winter leading to a 3% increase. Furthermore, electricity consumption is associated with land price, with higher economic levels resulting in more electricity use. These findings underscore the importance of efficient demand-side electricity management as Seoul faces increasing electricity demand due to rising temperatures and growing economic levels.
Keywords:
Climate Change, Residential Energy Consumption, Zero-carbon City, Microclimate, Big Data1. 서론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기후위기가 고조되며 세계 도처에서 홍수와 가뭄, 이상고온과 이상저온 등 자연재해 발생의 강도 및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전 세계 많은 국가에서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제로로 낮추는 탄소중립으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세부적인 정책 방향과 부문별 전환 목표를 담은 시나리오를 수립하였으며(Presidential Commission on Carbon Neutrality and Green Growth, 2021), 각 지자체에서도 탄소중립 기본계획을 수립 및 시행하고 있다. 인구와 자본이 집중된 도시지역은 대규모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근원지로, IPCC 6차 평가보고서(2021)에 의하면 2020년 기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67 ~ 72%는 도시지역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도시지역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에너지 소비 항목으로, 특히 건물에너지 소비로 인해 많은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2019년도 서울시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2021a)에 따르면 서울시 온실가스 배출량의 92%가 에너지 소비로 인해 발생하며 그중 75%를 건물 부문이 차지한다. 건물 부문 중에서는 가정 배출량이 40%에 이른다. 서울시는 전국과 비교해 산업에서의 에너지 소비 비중은 작고 가정 및 상업의 비중은 높게 나타난다. 따라서 도시 차원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건물에너지 소비 저감은 필수적이며, 전력 및 도시가스 소비에 의한 주거용 건물에너지 감축에 큰 노력이 필요하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목표로 하는 국내 건물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대비 약 88% 감축이 이루어진 6.2MtCO2eq이다.
현재 건물에너지 소비 저감을 위한 정책적 노력은 ‘건물에너지효율화사업(BRP)’, ‘제로에너지건물(ZEB)’, ‘그린리모델링’ 등 주로 건축물의 물리적 개선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효율화를 통한 에너지 소비량 감축에는 한계가 존재하며, 에너지 수요 자체를 줄이는 방향으로의 모색이 동시에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우리나라에서 단위면적당 에너지 소비량이 가장 큰 서울시를 대상으로 주거용 건물의 전력 및 도시가스 소비량에 미치는 영향 요인을 실증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에너지 소비패턴은 건축물의 용도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날 것이므로 주거용도인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에 한정해 분석을 진행하였다. 건물에너지 소비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는 물리적 특성으로 건축물의 구조와 건설년도, 사회·경제적 특성으로 소득 및 자산을 반영하는 공시지가, 그리고 지역적 특성과 기후적 특성을 다층적으로 고려하였다. 건물에너지 소비량을 설명하기 위한 다수의 선행연구가 물리적·사회적 요소를 활용하고 있으나, 건물 주변의 환경적 요소를 반영하고 도시조직과 영향을 주고받는 기후적 특성은 그 중요도에 비해 자주 등장하지 않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미기후를 대표하는 기온이 에너지 소비량과 유의미한 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해 주요 변수로 도입하였다.
선행연구와의 차별성으로 본 연구는 두 종류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추정의 신뢰도를 향상하고자 하였다. 첫 번째로 필지별로 구축된 월간 에너지(전력, 도시가스) 소비량 및 건축물 데이터를 사용해 패널자료를 구축하였다. 서울시를 대상으로 선행된 다수의 실증 분석이 행정동 또는 집계구를 공간적 범위로 설정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본 연구는 더욱 작은 공간 단위인 필지별로 분석을 진행한 이점을 지닌다. 두 번째로 서울시 전역에 걸쳐 분포한 1,100개의 스마트서울 도시데이터 센서(S-DoT)의 기후 데이터를 사용함으로써 건물에서 체감하는 실제 온도를 반영하고자 하였다. 연구의 시간적 범위는 상기 빅데이터 구득이 가능한 2021년 1월부터 2022년 2월까지로 하였다.
2. 선행연구 검토
주택의 건물에너지 소비량과 그 영향 요인을 분석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각 연구에서 주요하게 탐구하고 있는 요인별 특성에 따라 세 가지로 유형화할 수 있다. 첫째로 건축물의 물리적 특성 및 도시공간의 형태적 특성에 주목한 경우가 있고, 둘째로 지역 및 가구의 사회·경제적 특성에 주목한 경우가 있으며, 셋째로 건축물을 둘러싼 기후·환경적 특성에 주목한 경우가 있다.
건물에너지 소비량과 건축물의 물리적 특성 간의 관계를 주요하게 분석한 연구에서는 건축물의 구조, 연령(노후도), 주택유형, 규모(세대면적), 층수, 난방방식 등을 주요 요인으로 도출하였다. An et al.(2014)은 주택의 규모와 유형, 연령에 따라 건물에너지 소비량에 차이가 나타나며, 특히 단독주택보다는 공동주택이, 그리고 건축물의 연령이 낮을수록 에너지 효율이 높아 에너지 소비량은 적어진다고 밝혔다. Kim (2013)은 철근 콘크리트 구조가 기타 구조에 비해 에너지 소비량이 적다고 분석하였다. Kim and Jung (2019)은 연간 주거용 건물에너지 소비량에 영향을 미치는 건축물의 물리적 특성으로 외벽 수, 세대면적, 주택의 방향, 냉방방식을 꼽았다. 개별 건축물 단위에서 시야를 확장해 도시공간의 맥락에서 건물에너지 소비량의 요인을 분석하는 연구도 다수 이루어졌다. 이 연구들은 도시의 밀도를 반영하는 지표로서 FAR (Floor Area Ratio)와 BCR (Building Coverage Ratio)에 주목한다. Lee et al.(2019b)은 FAR이 높을수록, BCR이 낮을수록 에너지 소비가 감소한다고 밝혔다. 이는 동일한 연면적에 대해 고층 건물이 외기와 면하는 면적이 작아 냉·난방 효율이 높기 때문이다(Qin and Han, 2013; Jung et al., 2015). 다만 도시의 높은 밀도는 열섬현상을 강화해 냉방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도 작용한다(Santamouris, 2016).
건물에너지 소비량에 영향을 주는 사회·경제적 요소로는 인구밀도, 평균연령, 가구당 인구수, 소득 등이 주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가구당 인구수가 많을수록 규모의 경제로 인해 감소한다(Noh and Lee, 2013). 특히 1인 가구는 다른 가구 형태에 비해 모든 에너지원(전력, 가스, 등유)에서 소비가 많고, 고령화 효과의 경우 에너지원에 따라 상이하나 전력 소비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대체로 많았다(Hong et al., 2018). 소득수준 또한 에너지 소비량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고소득 가구일수록 전기에너지는 많은 양을 소비하고 난방에너지는 적은 양을 소비한다(Noh and Lee, 2013). 소득을 대체하는 데이터로는 공시지가를 활용한다(Kim et al., 2017; Lee et al., 2019b). 다수의 연구는 행정동을 기준으로 사회·경제적 특성을 구분하고 있으며, 가구별 특성을 더욱 세밀하게 포착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가구에너지소비상설표본조사 데이터를 활용하는 등 분석의 공간적 범위를 어떻게 설정하는지에 따라 연구의 양상이 달라진다.
건축물 주변의 기후·환경적 특성도 에너지 소비량에 영향을 미친다. 그중에서도 기온은 가정의 전기에너지 소비량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최적값을 중심으로 온도가 그보다 높아지거나 낮아지면 주거용 전기에너지 소비량은 상승한다(Li et al., 2018). 계절성에 따른 영향력은 여름, 겨울, 봄, 가을 순으로 크게 나타났다(Jo et al., 2022). 미기후와 주변 자연환경에 주안점을 둔 연구인 Lee et al. (2019a)에서는 평균온도, 평균습도, 평균풍속, 평균일사량, 경사도를 변수로 도입해 이들 모두가 건물에너지 소비량에 유의미한 관계에 있다고 분석하였다. 반면 주변 자연환경에 해당하는 녹지와 수계면적은 에너지 소비를 저감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Ewing and Rong, 2008). 이와 관련해 Ko (2013)는 불투수면적을 줄이고 녹지를 공급하면 건물 주변의 온도가 낮아져 에너지 소비량이 감소한다고 주장하였다.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만으로 건물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Abrahamse and Steg, 2011), 건축물이 냉·난방에너지를 덜 필요로 하도록 쾌적한 미기후를 조성하고 관리하려는 노력이 동시에 필요하다.
지금까지 다양한 선행연구를 통해 건물에너지 소비량과 영향관계에 있는 물리적, 사회적, 환경적 요인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국내 연구의 대부분이 데이터 구득의 어려움으로 인해 분석의 공간 단위를 행정동으로 설정한 한계를 지니며, 가구에너지소비상설표본조사를 활용한 경우 가구별 위치가 공개되지 않아 지역적 특성을 고려할 수 없다. 본 연구에서는 종속변수인 단위면적당 건물에너지 소비량과 독립변수 데이터 모두를 필지단위로 구축하였으며, 시간적 범위 역시 여름철 등 특정 계절에 한정하지 않고 연속적인 기후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도록 2021년 1월에서 2022년 2월까지로 설정하였다. 건물 주변의 온도를 미시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S-DoT 데이터를 이용한 것도 주요한 차별점이다. Lee et al.(2019a)에서 이용한 자동기상관측시스템(AWS)에 비해 S-DoT은 관측 밀도가 현저하게 높아 서울과 같이 고밀하고 서로 다른 환경이 혼재된 도시에서 국지지역의 특성을 파악하기에 유리하다(Park, 2021). AWS 온도 데이터의 낮은 공간 해상도로 인해 Landsat 등 위성영상으로부터 얻은 지표면 온도를 변수로 사용한 경우도 있으나(Jo et al., 2022), AWS 온도와 지표면 온도를 비교했을 때 비도시지역보다 도시지역에서 오차가 크게 나타나 유의가 필요하다(Shin et al., 2014).
3. 연구 설계
3.1. 분석 대상 및 데이터
본 연구에서 설정한 종속변수는 서울시 주거용 건물(단독주택, 공동주택)의 단위면적당 전기에너지 및 가스에너지 소비량으로, 국토교통부가 제공하는 지번별 에너지 소비량 데이터(MLIT, 2022a)를 활용하였다. 해당 데이터는 월별로 구축되어 있으며 에너지 종류는 전력과 도시가스 두 가지로 나뉘고, 필지를 기본 단위로 소비량이 제공된다. 따라서 각 필지의 에너지 소비량을 필지 내 건축물의 총 연면적 합으로 나누어 단위면적(m2)당 에너지 소비량을 산출하였다. 최종적으로 전기에너지는 3,886개 필지, 가스에너지는 2,265개 필지에 대해 2021년 1월에서 2022년 2월까지 14개월 동안의 데이터가 구축되었다. 다만 2,265 ~ 3,886개 필지는 서울시 전체 모집단을 대변하기에 부족하며, 임의추출 샘플이 아니므로 선택편향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데이터는 저자가 파악하기에 활용가능한 데이터 중 가장 많은 필지별 에너지 소비량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으며, 서울시에서도 이를 기반으로 건축물별 온실가스 배출량을 파악하고 정책(건물 온실가스 총량제) 활용을 추진 중에 있어(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2021b) 본 연구에 가장 알맞은 데이터라 판단하였다. Fig. 1과 Fig. 2는 각각 전기에너지와 가스에너지 데이터의 자치구별 분포를 나타내며, 25개 자치구 모두에서 데이터가 추출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독립변수로는 선행연구 검토를 통해 주거용 건물에너지 소비량과 영향관계에 있으면서 필지별 데이터 구득이 가능한 요소들을 선정하였다. 이들은 크게 건축물의 물리적 요소, 사회·경제적 요소, 환경적 요소 등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건축물의 물리적 요소로는 주택유형(단독주택, 공동주택), 구조(철근콘크리트구조, 벽돌구조, 일반목구조 등) 및 건축연한을 도입하였으며 모두 국토교통부의 건축데이터 민간개방 시스템의 필지별 데이터(MLIT, 2022a)를 사용하였다. 사회·경제적 요소로는 가구의 경제적 수준(소득 및 자산 수준)을 반영하는 개별공시지가(MLIT, 2022b)를 사용하였으며, 지역적 특징(가구원 수, 주민 연령층, 인구밀도 등)은 모형 내의 행정동 혹은 자치구를 고정효과로 고려하였다. 마지막으로 건물을 둘러싼 미기후를 대표하는 환경적 요소로 필지별 월평균 온도를 S-DoT 데이터(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2022)를 기반으로 추정해 사용하였다. Table 1은 연구에 사용된 연속변수들에 대한 기술통계량을, Fig. 3은 독립변수 간의 상관계수 행렬을 보여준다.
선행연구와 본 연구의 가장 큰 차별성은 추정의 기본 단위를 필지로 지정해 분석의 오류를 감소시키고자 한 점으로, 특히 온도의 경우 서울시 전역에 설치된 1,100개의 S-DoT를 통해 수집된 빅데이터를 이용해 건물의 체감온도와 가까운 값을 구하고자 하였다. S-DoT은 도시민의 실질적인 생활공간을 중심으로 설치되었으며(Fig. 4) 온도, 습도, 풍속 등 10종의 도시환경정보를 측정해 1시간 단위 평균값을 제공한다. 2020년 4월 도입되어 아직 시계열 분석 등에 사용하기는 한계가 있으나, 기존 연구에서 주로 이용된 국가기상관측(ASOS, AWS) 데이터가 서울시 내 28개 지점에서 수집된 것과 비교하면 S-DoT의 월등히 높은 관측 밀도는 도시공간의 미시적인 분석에 있어 분명한 이점을 가진다.
각 필지의 월평균 온도 데이터는 S-DoT 데이터를 GIS 분석 프로그램으로 가공해 구축하였다. 우선 센서별 시간 단위로 구축된 S-DoT 데이터로부터 월간 평균값을 산출하고, IQR 검사를 통해 이상치를 제거한 후 해당 값을 GIS 상에서 센서의 위치 데이터와 결합하였다. 최종적으로 총 1,100개의 센서 중 96%에 해당하는 1,056개 센서 데이터가 사용되었다. 다음으로 관측값이 존재하지 않는 지점에 대한 온도를 추정하기 위해 공간보간기법을 활용하였다. 보간이란 제한된 수의 관측값으로부터 미관측 지점의 값을 예측하는 방법론으로, 본 연구에서는 환경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는 IDW (Inverse Distance Weighting) 보간법을 채택해 서울시 전역에 대한 래스터 데이터를 도출하였다. IDW 보간법은 공간적으로 인접한 지점 사이의 값은 공통된 위치 요인으로 인해 상관성을 가지지만 두 지점 간의 거리가 증가할수록 이러한 상관성은 상대적으로 감소한다는 가정에 기초한다(ESRI, 2004). 분석에 필요한 파라미터의 경우 관측 센서 일부를 임의로 추출한 뒤 이를 제외한 나머지 관측값만으로 IDW 분석을 실시하고, 그 결과 도출된 예측값과 실제 관측값 간의 평균제곱오차(MSE)가 가장 작은 때의 설정값을 구해 사용하였다. 마지막으로 위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월평균 온도 래스터 데이터를 각 필지의 중심에 위치하는 포인트 데이터에 공간 결합(Spatial Join)해 최종적인 데이터 세트를 구축하였다. Fig. 5은 IDW 보간법을 이용해 서울시 월평균 기온(2021년 8월 기준)을 공간적으로 나타낸 그림으로써, 필지별 기온이 23°C부터 30°C까지 차별적으로 분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3.2. 분석 방법 및 모형
본 연구에서 이용한 실증모형은 다음과 같다.
Eim는 필지 i에서 m월에 소비한 단위면적당 전기에너지 혹은 가스에너지의 총량으로 자연로그를 취해 사용하였다. Tim은 필지 i의 m월 평균 온도로 2차 다항식으로 표현하였다. 이는 다수의 선행연구(e.g., Auffhammer and Aroonruengsawat, 2011; Li et al., 2018)에서 온도 반응함수가 여름철과 겨울철의 냉·난방에너지 수요로 인해 U자 형태를 그리는 것을 고려하기 위함이다. Pi는 필지 i의 물리적 요소 및 경제적 요소를 나타내는 벡터로, 주택유형(단독주택, 공동주택), 구조(철근콘크리트구조, 벽돌구조, 일반목구조 등), 건축연한, 그리고 경제적 수준을 대신하는 공시지가를 포함한다. θr은 지역의 사회적 특징(가구원 수, 주민 연령층, 인구밀도 등)을 고려하기 위한 지역고정효과이며, 지역 단위(r)로는 서울시의 426개 행정동 혹은 25개 자치구를 사용하였다. γt는 연도(2020년, 2021년)에 대한 고정효과로 연도별 특징을 반영한다. 예를 들어 COVID-19와 거리두기 정책 변화에 따른 주거용 건물에너지 소비량 변화를 연도고정효과로써 통제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ϵim는 오차항을 나타낸다.
추정치는 에너지 소비량과 온도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α1, α2와 에너지 소비량과 필지별 물리적, 사회·경제적 요소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벡터 β이다. 본 연구는 추정치의 강건성 향상을 위해 독립변수의 개수와 고정효과의 유무를 달리한 9개 모형에 대해 분석을 실시하였다.
4. 분석 결과
4.1. 전기에너지
Table 2는 전기에너지 추정 결과를 보여준다. 거의 모든 독립변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며, 공시지가와 주택유형을 제외한 변수들이 모형에 상관없이 안정적인 추정값을 보인다. R2값이 다소 낮은 경향이 있으나 이는 데이터 구득의 한계로 인해 가구별 특성(가구 규모, 가구원 연령대 등)을 세밀하게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이에 본 연구는 9개 모형을 대상으로 강건성 분석을 실시해 추정치의 강건성을 검증하였다.
요인별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필지 단위에서 체감하는 생활 온도는 전기에너지 소비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개의 모든 모형에 대해 α1, α2의 추정값이 통계적으로 유의하며, =0.0012 ~ 0.0013, = –0.037 ~ –0.033의 안정적인 값을 갖는다. 본 연구의 실증모형은 전기에너지 소비량과 온도의 관계를 2차 다항식으로 표현하였으며, 추정된 결과는 월 평균 온도가 14°C ~ 15°C의 온화한 기후일 때 전기소비량이 최소가 되는 U자 형태의 함수로 나타난다(Fig. 6). 이와 같은 U자형 반응함수는 다수의 선행연구에서도 발견되며, 무엇보다 극단적으로 높거나 낮은 기온이 전기에너지 소비량을 급증시킨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지난 2022년 7월 서울시의 월 평균 온도는 27.3°C로, 평균 온도가 이보다 1°C 상승한다고 할 때 월간 전기에너지 소비량은 약 3%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겨울철 기온(2022년 1월 평균 –2.2°C)의 1°C 하락은 전기소비량을 약 4% 증가시킬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결과는 향후 기후변화로 인해 이상고온이나 이상저온 등 극단기후의 빈도가 증가할 경우 주거용 전기에너지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공시지가의 경우 주택유형 변수의 포함 유무에 따라 추정값에 차이를 보인다. 주택유형을 포함하지 않은 모형 1과 모형 2에서 공시지가의 상승은 전기에너지 소비량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추정되나, 주택유형 변수를 추가하면(모형 3 ~ 모형 9) 반대로 공시지가의 상승이 전기에너지 소비량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추정된다. 이는 모형 1과 모형 2에서 주택유형 특성이 공시지가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즉, 서울시 소재 공동주택의 단위면적당 평균 가격이 단독주택의 단위면적당 평균 가격보다 높은데, 이에 따른 효과가 모형 1 및 모형 2의 공시지가 추정값에 모두 반영된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가계의 경제적 수준을 대변하는 변수로 공시지가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주택유형을 외생적으로 반영한 모형이 더 알맞은 것으로 판단된다. 모형 3에서 모형 9까지 공시지가 추정값은 0.01 ~ 0.02로 안정적이다. 이는 서울시에서 단위면적(m2)당 공시지가가 1천만 원 상승하면 전기에너지 소비량은 평균 1 ~ 2% 증가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Noh and Lee (2013)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경제적 수준(소득)이 향상될수록 가전제품의 숫자가 늘어날 뿐 아니라 가전제품의 사용 빈도가 증가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택유형 역시 전기에너지 소비량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축구조 변수를 통제할 경우, 단독주택이 공동주택에 비해 평균적으로 전기에너지를 34 ~ 44% 더 소비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와 같은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의 전기에너지 소비량 차이는 An et al. (2014)에서도 발견된 바 있는데, Qin and Han (2013), Jung et al.(2015)에서 주장한 바와 같이 단독주택과 비교해 공동주택은 외기와 직접적으로 면하지 않는 중간 가구의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어 냉·난방에너지 효율이 더 높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마지막으로, 서울시의 주거용 건축물은 사용 연한이 1년 증가할수록 전기에너지 소비량이 평균 1%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결과는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성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단열 성능 차이 등으로 인해 냉·난방에너지 소비량에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4.2. 가스에너지
가스에너지의 경우 전기에너지와 요인별 추정치가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인다(Table 3). 온도와 가스에너지 소비량의 관계는 –0.0015 ~ –0.0014, –0.039 ~ –0.035로 추정되며 특히 값이 양수가 아닌 음수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온도가 낮을수록 가스에너지 소비량이 증가하고 온도가 높을수록 가스에너지 소비량이 빠르게 감소함을 의미한다(Fig. 7). 이는 냉·난방에 모두 사용되는 전력과 달리 가정용 도시가스는 주로 난방을 위해 사용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향후 겨울철 이상저온 현상이 빈번히 발생할 경우 주거용 가스에너지 소비량이 증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2022년 1월 서울시 월 평균 온도는 –2.2°C로, 평균 온도가 이보다 1°C 하락한다고 할 때 월간 가스에너지 소비량은 약 3%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공시지가와 가스에너지 소비량의 관계 역시 전기에너지와 다른 경향을 보인다. 앞서 공시지가가 상승할수록 단위면적당 전기에너지 소비량 역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가스에너지 소비량의 경우 공시지가가 상승할수록 단위면적당 소비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력 기반의 제품과 비교해 도시가스를 이용하는 제품(보일러, 가스레인지 등)은 경제적 수준에 따라 보유 개수가 유동적으로 변화하기 어려운데다, 공시지가가 높을수록 단열 성능이 좋아 난방에너지 수요는 감소할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주택유형에 따른 가스에너지 소비량 차이를 살펴보면, 전기에너지와 마찬가지로 공동주택보다 단독주택에서 평균적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모형에 따라 추정치에 큰 차이가 있으나, 단독주택일 경우 공동주택보다 단위면적당 가스에너지 소비량이 적게는 57%에서 많게는 91%까지 증가한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앞서 전기에너지 소비량과 마찬가지로, 단독주택의 낮은 층수에 비해 공동주택의 높은 층수가 냉방에너지뿐 아니라 난방에너지의 소비 효율에 있어 유리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Qin and Han, 2013; Jung et al., 2015).
마지막으로 건축연한과 가스에너지 소비량의 관계는 불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고정효과를 포함하지 않은 모형에서는 연령이 오래될수록 소비량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지역고정효과를 포함할 경우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
5. 결론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주거용 건물에너지 수요 저감이 필수적이다. 이에 본 연구는 우리나라에서 단위면적당 에너지 소비량이 가장 많은 서울시를 대상으로 주택의 전기 및 가스에너지 소비량에 미치는 영향 요인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분석은 필지 단위로 이뤄졌으며, 추정치의 신뢰도 향상을 위해 두 종류의 빅데이터(지번별 에너지 소비량 빅데이터, 스마트서울 도시데이터 센서 빅데이터)를 사용하였다. 특히 서울시 도시지역의 세밀한 환경정보를 수집하는 S-DoT 측정값을 통해 실제 사람들의 체감온도에 가깝게 데이터를 구축하고 건물에너지 소비량과의 관계를 추정한 점은 선행연구와 비교해 본 연구가 지닌 차별성이라 할 수 있다.
추정 결과 주거환경의 온도는 전기 및 가스에너지 소비량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에너지와 온도 간의 관계는 다수의 국외 선행연구에서 발견된 U자 형태를 보인다. 이는 극단적인 고온 혹은 저온 현상이 발생하면 전력 수요가 급증함을 의미하며, 예를 들어 서울시의 여름철 혹은 겨울철 월 평균 온도의 1°C 변화는 약 3 ~ 4%의 전기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가스에너지의 경우 온도가 낮을수록 소비량이 증가하는 결과를 보이며, 겨울철 월 평균 온도의 1°C 하락은 약 3%의 가스에너지 소비 증가를 야기할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적 요인을 살펴보면, 경제적 수준의 향상은 전기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는 반면 가스에너지 소비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와 같은 전기소비 증가는 경제수준 향상에 따른 1차 에너지의 전기화, 가구당 가전제품 수의 증가, 그리고 가전제품 사용량 증가 등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주택유형은 전기와 가스 소비 모두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주택에 비해 단독주택은 단위면적당 전기에너지와 가스에너지를 각각 34 ~ 44%, 57 ~ 91% 더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는 단독주택과 비교해 공동주택은 외기와 직접적으로 면하지 않는 중간 가구의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어 평균적인 냉·난방에너지 효율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마지막으로 건축연한은 전기에너지 소비량과 유의미한 관계가 있으며, 연한이 1년 증가할 때마다 1%의 전기소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은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한다. 먼저, 향후 기후변화로 인한 서울시의 평균기온 상승과 지속적인 경제수준 향상은 전기 소비를 증가시킬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전기에너지의 효율적 수요관리를 위한 에너지 고효율 가전제품(특히 에어컨)의 적극적인 장려 정책이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서울시의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공급 측면에서 저탄소 전력(태양광 등)의 공급 확대 정책 역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기후변화는 평균기온의 상승뿐 아니라 극단적인 기온현상(폭염 및 한파)의 빈도를 증가시킬 것으로 예측되며, 이에 따라 전기에너지뿐 아니라 가스에너지의 수요 증가 역시 대비해야 할 것이다. 특히, 전기와 달리 가스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효율적인 수요관리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노후 건축물을 대상으로 하는 서울시의 정비사업은 에너지 소비 절감 및 탄소배출량 저감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단독주택과 비교해 공동주택의 신규 건설은 장기적인 에너지절감 측면에서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정비사업은 시행 과정에서 대규모의 에너지 소비와 탄소배출을 동반하며, 이러한 점이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주저자의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2022 추계학술대회 발표 내용을 수정·보완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본 연구는 2022년 서울시립대학교 시정연구 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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