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n Society of Climate Change Research
[ Article ]
Journal of Climate Change Research - Vol. 16, No. 6, pp.1281-1291
ISSN: 2093-5919 (Print) 2586-2782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Dec 2025
Received 29 Sep 2025 Revised 15 Oct 2025 Accepted 03 Nov 2025
DOI: https://doi.org/10.15531/KSCCR.2025.16.6.1281

출력제한 전력의 가치화: 암호화폐 채굴을 통한 계통 유연성 확보

유종민 ; 이서진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부교수
Valorization of curtailed power: Enhancing grid flexibility through cryptocurrency mining
Yu, Jongmin ; Lee, Seojin
Associate Professor, Dept. of Economics, Hongik University, Seoul, Korea

Correspondence to: sjlee@hongik.ac.kr (94, Wausan-ro, Mapo-gu, Seoul, Korea. Tel. +82-2-320-1750)

Abstract

South Korea aims to achieve 21.8% renewable energy in electricity generation by 2030, targeting the installation of 18 GW of wind capacity. However, the development of wind energy has been hindered by a complex permitting process, high investment costs, and challenges related to grid interconnection. This study explores the impact of delayed wind energy deployment on achieving the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NDC) target and assesses its potential effects on power markets and carbon pricing within the Emissions Trading System. Utilizing the UNICON-K-Power model, we analyzed three renewable scenarios (planned wind, delayed wind, and delayed wind with additional solar) under two fuel price conditions (high and low). The findings suggest that South Korea could still meet its 2030 NDC target by increasing Liquefied Natural Gas (LNG) usage for electricity generation, even with a wind energy shortfall. However, this approach could lead to higher fuel and carbon allowance costs, ultimately raising electricity bills through 2030. In the event of wind energy deployment delays, adding 5 GW of solar capacity beyond the planned 2030 levels could mitigate negative impacts on electricity and carbon prices, provided solar energy costs decline as assumed. The results indicate that using LNG generation to compensate for wind energy shortages is less cost-effective than utilizing solar energy. Consequently, policymakers should explore a balanced combination of wind and solar energy development to minimize the economic impact of high carbon and energy prices and to achieve the 2030 NDC mitigation target.

Keywords:

Bitcoin Mining, Flexible Load, Curtailment, Economic Viability, SMP · REC, Energy Transition

1. 서론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 중 하나는, 경제적 가치가 낮거나 제도적으로 시장에 반영되지 못한 에너지가 버려지는 방식으로 처리된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화석연료 부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스 플레어링(flare)은 그 대표적 사례이다. 이는 메탄 누출 방지와 안전 확보라는 기술적 목적을 충족하지만, 동시에 경제적 활용이 가능한 자원이 폐기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재생에너지 부문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발생한다. 송전망 포화나 수요 부족 시점에 이뤄지는 출력제약(curtailment)은 잉여 전력을 무가치한 에너지로 간주하여 강제로 제거하는 방식이며, 결국 시장가격이 0 이하로 떨어진 상황에서 자원의 한계가치가 반영되지 못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주목받는 대안은 불용 에너지를 현장에서 즉시 활용하여 경제적 가치와 환경적 편익을 동시에 창출하는 유연부하(flexible load) 전략이다. 해외에서는 플레어 가스를 발전에 이용해 비트코인 채굴에 활용하는 프로젝트(예: Crusoe Energy, ExxonMobil–North Dakota)나, 풍력·태양광 발전의 출력제약 전력을 채굴기가 흡수하는 프로젝트(예: Marathon Digital-Texas)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 이들 사례는 버려지는 에너지를 자산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온실가스 감축과 계통 혼잡 완화라는 이중적 효과를 입증한다. 반대로 전력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는 에너지를 이후로 이월하는 기능에 국한되기 때문에, 즉시 발생하는 잉여 전력 문제를 직접 해소하는 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경제학적으로는 잉여 전력은 유연부하를 통해, 전력 부족은 예비력이나 장기 저장설비를 통해 대응하는 분리 관리 전략이 비용 최소화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전력 시스템은 낮 시간대에 공급이 송전용량이나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을 자주 경험한다. 예컨대 캘리포니아 CAISO (California Independent System Operator)는 2024년 한 해 동안 약 3.4 TWh의 전력을 강제로 버려야 했다. 이는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잉여 전력의 경제적 가치가 시장에서 적절히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 역시 유사한 문제를 겪고 있다. 특히 제주 지역에서는 풍력 발전의 급격한 확대와 한정된 송전망 용량이 맞물리며 연간 수천 시간 규모의 출력제약이 보고되고 있다. 전남·전북 등 서남부 지역에서도 태양광 발전 집중으로 인해 계통 포화가 점차 심화되고 있다. 이와 같이 미국과 한국 모두에서 관찰되는 경험은 출력제약이 단순한 기술적 현상이 아니라 시장 설계와 제도적 미비에서 비롯된 경제적 문제임을 잘 보여준다. 흔히 제시되는 해법은 ESS 확충이지만, 기존 연구와 비용 분석은 ESS가 잉여 전력 처리의 필수적 해법이 아님을 시사한다.

첫째, 저장 비용과 시장 가치의 불일치가 문제의 핵심이다. 현재 중대형 리튬이온 배터리의 평균 비용은 1 kWh당 150달러 이상으로, 이는 동일한 잉여 전력이 시장에서 창출할 수 있는 한계가치보다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시 말해, 저장 비용이 전력 자체의 가치보다 커서, 많은 국가에서는 일정 수준의 출력제약을 허용하는 편이 오히려 경제적으로 더 효율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는 한계편익이 한계비용을 초과하지 않는 상황에서 투입을 확대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경제학의 기본 원리에 부합한다.

둘째, 저장 용량 확대에는 뚜렷한 체감효과가 존재한다. NREL의 연구에 따르면, 4시간 이하의 단기 저장만으로도 대부분의 경제적 가치가 실현되며, 그 이상으로 용량을 확대할 경우 비용 대비 효과는 급격히 감소한다. 즉, 추가적인 배터리 투자는 한계편익이 거의 제로에 가까워지는 구간에 위치하게 되며, ESS 확장이 항상 최적 해법이 될 수 없음을 시사한다.

셋째, 전력 부족 문제는 잉여 전력 문제와는 다른 차원의 이슈다. 미국 EIA는 예비율(reserve margin)을 피크수요 대비 설치용량의 초과분으로 정의하며, 대부분 권역이 13 ~ 18%를 목표로 관리한다. 이는 전력 부족 상황은 설비 확충과 예비력 관리의 영역이고, 출력제약과 같은 잉여 전력 문제는 별도의 정책적 대응을 요구함을 보여준다. 따라서 잉여 전력은 저장, 수요반응(Demand Response, DR), 현장 부하 전환(예: 암호화폐 채굴, 수소 전해, 열저장)을 통해 처리하고, 부족 전력은 예비력, 기저발전, 장주기 저장(예: 양수, 수소 등)으로 대응하는 것이 비용 최소화 전략이다.

국제 사례 역시 이러한 논리를 뒷받침한다. 미국, 유럽, 중남미 등지에서 보고된 성공적 프로젝트들은 모두 실시간 가격 체계, 수요반응 인센티브, 발전과 부하의 겸업 허용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하고 있었다. 한국 역시 송전망 포화와 에너지섬 구조라는 제약을 고려할 때, ESS 의무화 일변도의 정책 대신 현장 부하 전환을 제도적으로 허용하고, 전력시장운영규칙 등 관련 규제를 정비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발생하는 출력제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암호화폐 채굴을 유연부하로 활용하려는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Menati et al. (2023)은 ERCOT (Electric Reliability Council of Texas) 계통 시뮬레이션을 통해 채굴 부하가 초단위로 응답할 수 있는 특성을 활용하면 혼잡 완화와 가격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였다. 또한 최근의 계량 연구들은 대규모 채굴 부하가 전력시장에 참여할 경우, 단순한 전력 소비자가 아니라 실시간 가격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요반응 자원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Carter et al., 2023; Majumder et al., 2024; Mellerud, 2021). 나아가 캘리포니아 2018 ~ 2020년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는 야간·저부하 시간대 잉여 태양광 발전을 채굴기가 흡수하면 출력제약을 줄이고 순이익을 얻을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Hutabarat, 2025). 유사하게 Velický (2023)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전력계통에서 채굴이 ESS와 달리 즉각적인 소비 수단으로 작동하며 주파수 안정화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가스 플레어링과 매립가스(Landfill Gas, LFG)와 같은 불용 에너지원을 암호화폐 채굴과 연계해 분석하려는 연구도 등장하고 있다. Rudd et al. (2024)은 매립가스를 채굴용 전력으로 전환하는 통합 모델을 제시하며, 이를 통해 메탄 배출 저감과 더불어 발전사업자의 현금흐름 개선이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이는 단순한 폐가스 처리 차원을 넘어, 채굴을 통해 에너지를 자원화하고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Vazquez and Crumbley (2022)는 플레어 가스를 채굴 전력으로 활용할 경우 메탄 감축뿐 아니라 보험 및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더 나아가 Columbia CCSI와 Capterio (2025)의 프로젝트 리뷰는 다수의 현장 실증 사례를 종합해 채굴을 통한 연간 수십만 톤 규모의 CO2e 감축 효과를 보고함으로써, 이론적 가능성을 넘어 실질적 성과를 입증하였다.

유럽에서는 암호화폐 채굴을 잉여 전력 활용 정책의 한 축으로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프랑스는 2025년 여름 원자력 발전에서 발생하는 야간·주말 잉여 전력을 채굴에 활용하는 5년간의 시범 법안을 발의하였다(Assemblée Nationale, 2025). 해당 법안은 잉여 전력이 발생하면 채굴 인프라를 자동으로 가동하도록 규정하고,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난방이나 온실농업에 재활용하는 방안을 포함한다. 경제적 효과 분석에서는 1GW당 연간 1억 ~ 1.5억 달러의 수익 창출 가능성이 제시되었으며(ADAN, 2025), 언론 보도 또한 이를 전력 낭비 방지와 지역경제 활성화 및 계통 안정화의 기회로 평가하였다(Cointelegraph, 2025). 이러한 정책 논의는 단순한 민간 주도의 실험이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제도화가 추진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암호화폐 채굴을 버려지는 에너지의 가치화 도구로 인정하는 중요한 선례라 할 수 있다.

국내 연구로는 Kim (2024)이 스마트 산업단지의 에너지 관리 체계에 암호화폐 채굴을 포함시켜, 전력 수요의 피크 회피와 잉여 전력 활용 가능성을 탐색하였다. 이는 해외의 대규모 실증사례와 달리 한국적 맥락에서 채굴을 유연부하로 모델링하려는 초기적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본 연구는 출력제약 문제의 대안으로서 암호화폐 채굴의 필요성을 체계적으로 제시하고, 국내 맥락에서 경제성을 정량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시도로서 학문적 의의와 정책적 기여를 동시에 지닌다. 이에 본 연구는 제2장에서 해외 주요 실증사례를 검토하고, 제3장에서는 한국 전력시장의 제약 구조를 고려하여 출력제약 발생 시 비트코인 채굴이 허용될 경우의 경제성을 모의적으로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제4장에서는 이를 토대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한다.


2. 해외사례

암호화폐 채굴을 전력계통의 유연부하 자원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는 이미 여러 국가에서 실증 또는 상용화 단계에 도달하였다. 대표적으로 미국 텍사스 ERCOT, 캘리포니아 CAISO, 아이슬란드, 엘살바도르, 아프리카 농촌의 Gridless 미니그리드, 중국 쓰촨 수력발전 지역 등에서 다양한 형태의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들 사례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한국과 다른 제도적 환경이 존재한다. 구체적으로, 실시간 전력가격 또는 음(負)가격 도입, 수요반응(DR) 및 유연부하 시장의 제도화, 발전과 채굴의 겸업 허용이나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실험적 사업 지원 등이 공통적으로 확인된다. 이러한 제도적 기반은 암호화폐 채굴을 단순한 에너지 집약적 산업이 아니라 계통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는 수단으로 제도권 안에 편입할 수 있게 하였다.

미국 텍사스의 ERCOT 사례는 대규모 상용화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Global Electricity, 2025). Riot Platforms는 Rockdale과 Corsicana 지역에서 총 710 MW 규모의 채굴시설을 운영하며, 장기 고정단가 전력구매계약(PPA)1)에 더해 실시간 전력시장 파워 크레딧(Power Credits) 및 ERCOT의 수요반응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또 다른 사업자인 Lancium은 Fort Stockton에서 325 MW 규모의 채굴단지를 운영하며, 자체 개발한 Smart Response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송전 혼잡 지역에서 풍력·태양광 발전량을 흡수하는 최종구매자(Buyer of Last Resort)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ERCOT은 이러한 채굴 부하를 공식적인 수요반응 자원(CLR)으로 분류하고, 보조서비스 계약을 체결하였다(MRT, 2022).

반면, 캘리포니아의 CAISO는 아직 파일럿 단계에 머물러 있으나 모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2018년 발생한 전체 출력제약량의 50.8%에서 79.9%를 채굴기로 흡수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약 560만 ~ 4,800만 달러 규모의 순편익이 가능하다는 결과가 도출되었으며, 현재 일부 가상발전소 및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이를 기반으로 파일럿 프로젝트를 협상 중이다(Shan and Sun, 2019) 이러한 북미 사례는 채굴이 계통 유연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수단으로 제도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향후 제도적 기반을 확립하려는 한국 등 다른 국가에 중요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북미의 또 다른 사례로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를 들 수 있다. 이 지역은 풍부한 수력발전으로 잉여 전력이 발생하자 다수의 채굴업체가 계통 접속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2022년까지 누적된 연결 대기 용량이 2.4 GW에 달하면서, 브리티시 컬럼비아 수력 발전청(British Columbia Hydro and Power Authority)은 전력망 부담과 산업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신규 채굴사업 접속을 3년간 모라토리엄 형태로 중단하고 장기적 정책 수립에 착수하였다. 이 사례는 채굴을 계통 유연성 자원으로 수용하는 과정에서, 급격한 수요 증가가 지역 전력정책과 충돌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Government of British Columbia, 2024).

아이슬란드는 지열과 수력 자원이 국내 수요를 초과하는 시간대에 Non-Guaranteed Power라는 제도를 운영한다. 이는 발전사가 잉여 전력을 저가 혹은 무상으로 판매하고, 채굴업체가 이를 구매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제도는 전력시스템의 안정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불용 전력을 경제적 가치로 전환할 수 있게 해주며, 아이슬란드가 글로벌 채굴 중심지로 부상한 주요 요인으로 평가된다(Energy Connects, 2023).

중남미의 엘살바도르는 국가 주도의 채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영 지열발전 기업 LaGeo와 ‘Volcano Energy’ 프로젝트를 통해 1.5 MW 규모의 지열 잉여전력을 활용하여 2021 ~ 2024년 동안 약 474개의 비트코인(BTC)을 채굴하였으며, 해당 수익은 정부가 운영하는 비트코인 트러스트에 편입되었다. 이는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인정한 국가답게 채굴을 에너지 정책과 재정정책에 직접 연결한 사례로 주목된다(Reuters, 2024).

아프리카에서는 케냐와 말라위를 중심으로 농촌 미니그리드 기반의 소규모 채굴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Gridless는 50 kW 이하의 소수력·바이오매스 발전설비에서 주간·야간 수요 차로 인해 버려지는 전력을 마이크로 채굴기로 소비하도록 설계하였다. 그 결과 마을 단위 전기요금을 안정화하고, 재생에너지 설비 투자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효과를 달성하였다. 이는 대규모 상업 채굴이 아닌 농촌 전력 접근성 확대와 사회적 편익 창출을 목적으로 한 사례라는 점에서 기존 선진국 사례와 차별화된다(Gridless, n.d.).

중국 쓰촨성은 계절적 수력 발전의 특수성을 활용한 사례다. 장마철(6 ~ 10월)에는 발전량이 지역 수요의 두 배 이상으로 치솟으며, 이로 인해 음(負)가격 전력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현지 채굴업체들은 이러한 특성을 활용해 계절 이동식 컨테이너형 채굴장을 구축하고, 우기 동안 집중적으로 잉여 전력을 소비하였다. 이는 계절적 잉여 전력 문제를 해소하는 동시에, 채굴이 유연부하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CoinDesk, 2020).

영국의 경우 풍력 발전 제한 비용이 2021년 한 해에만 5억 파운드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로 부상하였다(MARA, 2024). 이에 따라 일부 정책 보고서와 컨설팅 연구에서는 채굴을 잉여 풍력 전력을 흡수하는 수단으로 검토하였다. 비록 직접적인 도입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으나, 유럽 내에서 채굴을 계통 안정화와 비용 절감의 잠재적 대안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노르웨이는 풍부한 수력 자원과 송전 여유로 인해 오랫동안 데이터센터와 채굴업체 유치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했으나, 최근에는 전력자원의 산업별 배분을 둘러싼 새로운 규제 기조가 나타났다. 2025년부터는 고전력 채굴 데이터센터의 신규 설립을 일시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으며, 이는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에 전력을 우선 배분하려는 정책적 의도를 반영한다. 따라서 노르웨이 사례는 채굴이 에너지 유연성 자원으로 기능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수용성과 산업정책의 우선순위에 따라 제한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Reuters, 2025).

마지막으로, 프랑스는 2025년 7월 잉여 원자력 전력을 활용한 비트코인 채굴 시범사업 법안을 발의하였다(Crypto Coin News, 2025). 법안의 핵심은 최대 5년간의 파일럿 프로젝트를 통해 잉여 전력이 발생할 경우 채굴 인프라를 자동으로 가동하도록 하고, 6개월 내에 실현 가능성 평가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다. 프랑스는 전체 전력의 70% 이상을 원자력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야간·주말 시간대 잉여 전력으로만 2024년에 약 8천만 유로의 손실을 기록하였다. 본 법안은 에너지 낭비를 방지하고 산업적 수익화를 도모하는 동시에,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지역 난방이나 온실 농업에 재활용하는 방안을 포함한다. ADAN (2025)의 추산에 따르면 잉여 전력 1GW당 연간 1억 ~ 1.5억 달러의 추가 수익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스마트그리드 수요 대응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 경제성 분석

본 장에서는 출력제약 상황에서 암호화폐 채굴이 가지는 경제성을 정량적으로 검토한다. 일반적으로 발전사업자가 1 MWh의 전력을 전력시장에 판매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수익은 계통한계가격(System Marginal Price, SMP)과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newable Energy Certificate, REC) 가격의 합으로 산정된다. 따라서 출력제약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1 MWh당 기대수익은 SMP와 REC의 단순 합계로 귀결된다. 그러나 출력제약이 발생하면 이러한 기대수익은 사실상 0으로 수렴하며, 이는 발전사업자에게 상당한 기회비용을 의미한다.

이에 본 연구는 동일한 1 MWh 전력을 비트코인 채굴에 활용할 경우 발생하는 잠재 수익을 산정하고, 이를 SMP + REC 기준 수익과 비교함으로써 상대적 경제성을 평가한다. 비트코인 채굴 수익은 채굴기의 전력효율, 네트워크 해시레이트(Hash Rate)2), 해시가격(Hashprice)3), 비트코인 현시세, 환율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1 MWh당 기대수익으로 환산된다. 이렇게 산출된 결과는 출력제약으로 인해 “0”이 되는 기존 판매수익과 대비되어, 채굴을 대체수단으로 선택했을 때의 추가적 경제적 가치가 명확히 드러난다.

다만 실제 사업자의 의사결정은 단순 비교보다 복잡하다. 현실에서는 (i) 출력제약이 부분적·간헐적으로 발생하며, (ii) 동일 설비가 판매와 채굴 간 전환 여부를 수시로 판단해야 하고, (iii) 지역·시점별로 SMP, REC, 해시가격이 변동한다. 따라서 임의의 시점 t에서 전력 판매와 채굴 중 어느 쪽이 더 유리한지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하다.

이때 핵심이 되는 변수가 해시가격이다. 해시가격은 1 PH/s의 채굴 연산력이 하루 동안 창출할 수 있는 기대 수익을 의미하며, 이는 채굴 경제성 평가의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해시가격은 (i) 블록 보상량(채굴 보상 구조), (ii) 비트코인 현시세(BTC 가격), (iii) 네트워크 난이도(전체 해시레이트)의 함수로 정의되며, 고변동성 시계열 특성을 지닌다. 따라서 해시가격 시계열을 반영한 분석이 수행되어야만, 출력제약 상황에서 채굴의 상대수익성을 실증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Table 1은 해시가격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을 요약한 것이다.4)

Determinants of mining profitability

시점마다 비트코인 가격과 네트워크 해시레이트가 변동하면 해시가격 역시 이에 따라 달라지며, 이는 곧 MWh당 채굴수익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본 연구에서 활용하는 특정 해시레이트 값은 채굴기의 연산 능력을 의미하며, 초당 연산 횟수로 측정되어 “해시/초(Hash/s)” 단위로 표시된다. 본 분석에서는 총 66.7 PH/s 규모의 채굴기를 가정하였다.5) 한편 해시가격은 단위 해시레이트가 하루 동안 창출할 수 있는 예상 수익(USD/PH·day)으로, 채굴 난이도와 비트코인 가격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지표이다. Fig. 1은 2022년 1월 이후의 BTC 가격, 블록 보상량, 네트워크 난이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산출한 해시가격의 월말 데이터 시계열 변화를 제시한다.

Fig. 1.

Bitcoin price and expected mining revenue

특히 블록 보상량은 네트워크 프로토콜에 따라 약 4년마다 발생하는 반감기(halving)6)를 통해 절반으로 감소한다. Fig. 2에 제시된 시계열을 보면, 2022년 초 약 400 USD/PH·day 수준이던 해시가격은 2022 ~ 2023년 동안 빠르게 하락하여 60 ~ 100 수준에 머물렀다. 이러한 하락은 두 가지 요인으로 설명된다. 첫째, 채굴자 수 증가와 장비 효율 개선으로 네트워크 전체 해시레이트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난이도가 높아졌고, 둘째, 같은 시기 비트코인 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채굴 수익성이 크게 감소하였다.

Fig. 2.

Comparison of mining revenue and electricity sales revenue per MWh

2024년 상반기에는 해시가격이 일시적으로 130 USD/PH·day 수준까지 반등했는데, 이는 2024년 4월 발생한 반감기와 맞물려 나타난 현상이다. 반감기는 블록 보상을 절반으로 줄이는 구조적 요인이므로 해시가격을 근본적으로 낮추지만, 동시에 시장 참여자들의 가격 상승 기대가 반영되면서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해시가격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발생한다. 즉, 보상 축소의 부정적 효과와 가격 기대 상승의 긍정적 효과가 동시에 작용하여 단기적 변동성이 확대된 것이다.

그러나 2024년 여름 이후 해시가격이 다시 50 ~ 70 수준으로 하락한 것은, 보상 축소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채굴자들의 평균 수익성이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네트워크 난이도가 크게 하락하지 않는 한, 보상 감소는 해시가격을 장기적으로 낮추는 구조적 충격으로 작용한다. 다만 2025년 들어 나타나는 소폭의 회복세는 비트코인 가격의 점진적 상승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를 적용하면, 매월 말일 기준 MWh 당 총수익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66.7 PH/s× 월말해시가격 USD/PHday÷24 MWh

Fig. 2에 제시된 결과에서 확인되듯이, MWh당 비트코인 채굴 수익(USD)은 앞서 분석한 해시가격 시계열과 거의 동일한 움직임을 보인다. 이는 채굴수익이 기본적으로 단위 해시 연산당 기대 수익을 전력량 기준으로 환산한 값이기 때문에, 해시가격의 변동이 곧바로 MWh당 채굴수익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시계열 비교 결과, 2022년 초반에는 채굴 수익이 MWh당 1,000달러를 상회하며 전력판매 수익(SMP+REC)7)을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이후 채굴 수익은 급격히 하락하여 2023년 이후에는 대체로 200달러 내외 수준에서 안정된 반면, SMP+REC 수익은 비교적 완만하게 변동하며 100 ~ 200달러 범위에 머물렀다. 반감기 이후 채굴수익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지만, 대부분의 기간에서 채굴 수익은 여전히 SMP+REC 수익을 상회하였다. 요약하면, 채굴의 상대수익성은 시간에 따라 크게 변동하며, 대부분의 시기에는 전력판매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제공했으나 반감기와 같은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전력 판매가 우위에 선 구간도 일부 존재했다.

유사하게 앞서 바탕으로 앞서 정의한 전력 판매단가와의 상대수익성을 Fig. 3과 같이 볼 수 있다.

Fig. 3.

Trends in the relative profitability index

Fig. 3은 상대수익성으로 정의된 지수(=채굴수익÷SMP+REC)의 시계열을 보여준다. 기준선인 1.0은 동일 전력량 1 MWh를 시장에 판매했을 때와 비트코인 채굴에 투입했을 때 수익이 같음을 의미한다. 2022년 초반에는 지수가 4 이상으로, 같은 전력을 한전에 판매하는 것보다 채굴을 통해 얻는 수익이 4배 이상 높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수는 빠르게 하락하여 2023년 전반에는 1 부근에서 등락했고, 이는 판매와 채굴 간의 수익성이 거의 유사했음을 뜻한다. 2024년에는 지수가 다시 2.5 수준까지 반등해 채굴의 상대적 우위가 강화되었으나, 반감기 이후 급격히 1 이하로 떨어져 일시적으로 판매가 더 유리한 구간이 나타났다. 이후 2025년 들어서는 점차 1.2 ~ 1.5 수준을 회복하며 다시 채굴이 판매 대비 우위에 있음을 보여준다. 요약하면, 고정 전력판매 단가와 비교했을 때 채굴의 경쟁력은 시간에 따라 크게 변동하며, 특정 시기에는 판매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제공했지만, 반감기 등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판매가 우위에 선 구간도 존재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정상적인 거래 환경에서는 SMP+REC가 일정 수준의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지만, 출력제약이 발생하면 전력 판매를 통한 수익은 사실상 0으로 수렴한다. 반면, 동일한 상황에서 채굴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MWh당 수익은 전력저장 없이도 가능한 가치 저장(value storage)의 기능을 수행한다. 이는 출력제약으로 발생하는 기회비용 일부를 회수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발전사업자 입장에서 강력한 경제적 유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순수 경제성 측면에서, 출력제약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비트코인 채굴이 ESS 없이도 유효한 대안임을 확인하였다.


4. 정책적 시사점

4.1. 계통운영 규정과 제약의 제도적 한계

한국에서 암호화폐 채굴을 출력제약 대응 수단으로 활용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은 전력시장 규칙과의 충돌이다. 현행 전력시장운영규칙(§16.2.3)은 전력거래소에 재생에너지 발전기에 대한 원격 출력제어 권한을 부여한다. 이러한 명령은 단순한 행정지도가 아니라 법적 구속력을 가진 지시이며, 불이행 시 과징금이나 제재금이 부과된다. 다시 말해, 출력제약은 개별 사업자의 선택 사항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강제되는 시장 규칙이다.

이 구조적 제약은 발전소 내부에 채굴기를 설치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출력제어는 계통접속점 이전의 전체 전력을 대상으로 하므로, 사업자가 이를 “내부 부하”라 주장하더라도 계통 차원에서는 단순히 지시 불이행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더라도, 현행 제도하에서는 시장규칙 위반 내지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제약을 회피하기 위해 발전소를 계통에서 분리하여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다음의 새로운 규제 장벽이 등장한다.

4.2. 면허와 사업범위의 제도적 제약

암호화폐 채굴을 발전사업과 결합하려는 시도는 법적 면허 체계와 사업범위 규정에서 실무적인 제약에 직면할 수 있다. 전기사업법 §7에 따라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는 발전사업 허가를 보유하지만, 발전소 내부에서 전력을 자체 소비하려면 별도의 자가용전기설비 신고만이 필요하다. 이 경우에도 동일 법인 내 사용만 허용되고, 외부 판매나 임대는 금지된다. 따라서 채굴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더라도 법적으로는 내부 소비의 범위에 국한된다.

전기사업법 체계에서 발전사업용 설비를 자가용으로 전환할 때 행정절차가 필요한 이유는 단순한 기술적 변경이 아니라, 법적으로 사업의 성격이 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전기사업이란 단순히 전기를 생산하는 행위가 아니라, 외부에 공급(판매)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사업을 뜻한다. 이때 허가를 받은 사업자는 허가 시 명시된 조건과 내용(공급대상, 설비규모, 계통연계 여부 등)에 따라 전기를 생산·판매할 의무를 지게 된다.

그런데 발전사업용으로 허가 받은 설비를 자가용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이 사업의 본질적 구조를 바꾸는 행위에 해당한다. 기존에는 외부에 전기를 공급하던 전기사업자가 더 이상 공급을 하지 않고, 자기 시설 내에서만 전력을 소비하는 형태로 바뀌기 때문이다. 법적으로는 공급행위가 중단되는 순간 전기사업의 정의에서 벗어나게 되지만, 이미 허가를 받아 운영 중인 설비는 여전히 행정적으로 허가사업자로 등록되어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단순히 공급을 멈춘다고 해서 행정적으로 자동으로 자가용으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라, 허가사항의 변경으로 간주된다. 실제로 전기사업법 시행규칙 제5조 제2항은 “허가받은 사항 중 변경하려는 경우에는 변경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발전사업자가 자가소비형으로 전환하려면, 법적으로는 전기사업자의 지위를 종료하거나 허가내용을 변경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는 단순한 형식 요건이 아니라, 전력계통의 신뢰도·안정성 관리, 전력시장 거래구조, 세금·회계 처리 등 여러 행정적 영향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규정은 채굴을 통한 잉여전력 활용을 사실상 제도 밖으로 밀어내는 결과를 낳는다. 경제학적으로 이는 제도적 설계가 새로운 대체 수요의 진입을 차단하고, 자원의 잠재적 가치 창출을 억제할 수 있다.

4.3. 가상자산사업자(VASP)와 조세 규제

문제는 채굴된 암호화폐를 현금화하는 단계에서 더욱 복잡해진다. 채굴 결과물을 매각하려면 가상자산사업자(VASP, Virtual Asset Service Provider) 등록이 필요하며, 이는 발전사업자 면허와 병행해야 한다. 즉, 발전·채굴·매각을 동시에 수행하려면 발전사업자 허가와 VASP 등록이라는 이중 규제를 충족해야 한다. 특히 발전 전용 특수목적법인(SPV)이 별도의 채굴설비를 보유할 경우, 이는 전력의 제3자 판매로 간주되어 전기판매사업으로 분류되며, 현행 제도는 발전과 판매를 엄격히 분리 관리하고 있어 복수 면허 문제가 불가피하다. 경제학적으로 이는 제도 설계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겸업 시너지를 차단함으로써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 실현을 어렵게 만드는 전형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채굴이 단순히 발전소 내부의 전력 소비에 그친다면 제도적 부담은 제한적일 수 있다. 그러나 결과물을 외부 시장에서 판매·교환하는 순간, 사업자는 가상자산사업자 규제 체계에 편입된다. 현행 특정금융정보법은 합법적 현금화를 위해 VASP 신고를 의무화하며, 이 과정에서 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 실명계좌 확보 등 복잡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등록 절차를 넘어 거래비용을 높여 합법적 채굴·판매를 위한 시장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더 나아가 금융위원회는 2024년 6월 VASP 신고제도를 보완하면서 자본금 요건과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강화하였다. 이는 시장 투명성과 건전성을 높이는 제도적 개선이지만, 채굴업체 입장에서는 고정비용 부담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즉, 규제는 사회적 안정성 확보라는 긍정적 외부효과를 제공하는 동시에, 사업자에게는 추가 비용을 부과하는 이중적 성격을 지닌다.

입지 규제 역시 추가 장벽이다.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소 부지는 농지, 임야, 축사 등 비도시적 용도로 지정된 경우가 많다. 반면 채굴장은 데이터센터에 준하는 전기통신시설로 분류되므로, 이를 설치하려면 해당 부지를 준공업지역으로 용도변경해야 하며, 지방자치단체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은 추가적 거래비용과 불확실성을 야기하며, 사업자의 진입 유인을 약화시킨다. 결국 기술적·경제적 타당성이 존재하더라도, 면허 체계와 토지이용 규제는 새로운 사업 모델의 실현 가능성을 크게 제약한다.

4.4. 해외의 규제 극복 사례

이와 유사한 제도적 한계는 해외에서도 존재했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제도적 혁신을 통해 이를 극복한 사례가 확인된다. 대표적으로 미국 텍사스주의 ERCOT은 2022년부터 대형 암호화폐 채굴시설을 Controllable Load Resource (CLR) 로 공식 등록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였다. 기존에는 채굴부하가 단순한 산업용 수요로만 분류되어 계통운영자의 지시 하에 유연하게 출력 증감을 수행할 법적 지위가 없었지만, CLR 제도를 통해 이러한 부하를 실시간 계통운영에 활용할 수 있는 유연부하 자원으로 인정하였다. 즉 채굴장은 평상시에는 전력을 소비하며 비트코인을 채굴하다가, ERCOT이 그리드 안정화를 위해 전력 수요를 줄이라는 수요반응(Demand Response, DR) 신호를 보낼 때, Riot은 즉시 채굴기를 정지시킴으로써 전력시장 정산금(DR Credit)을 받게 된다. 이러한 제도 개편은 암호화폐 채굴을 단순한 전력소비 산업이 아닌 공식적 수요반응 자원으로 제도권 안에 편입시킨 사례로 평가된다(ERCOT, 2022; HPCwire, 2022; Riot Platforms, 2023).


5. 결론

본 연구는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출력제약 문제에 대해 암호화폐 채굴을 대체 수요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해외 사례 분석 결과, 미국 ERCOT과 CAIS를 비롯해 아이슬란드, 엘살바도르, 아프리카 미니그리드, 프랑스의 입법 논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잉여 전력을 가치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암호화폐 채굴이 실험되거나 제도화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경험은 채굴이 단순한 에너지 다소비 산업이 아니라, 계통 유연성을 제공하는 수요반응 자원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경제성 분석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 동일한 1 MWh 전력을 기준으로 했을 때 채굴을 통한 기대수익은 일반적으로 SMP와 REC 판매수익을 상회하였다. 특히 출력제약이 발생하면 전력 판매수익은 사실상 0에 수렴하기 때문에, 채굴을 통한 기회비용 회수 효과는 발전사업자 입장에서 더욱 크게 나타난다. 시계열 분석 역시 일부 시기에는 전력 판매가 상대적으로 우위에 서기도 하지만, 제약 상황에서는 채굴이 지배적 선택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채굴은 전력저장장치(ESS)가 해결하지 못하는 즉각적 잉여 전력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합리적 대안임이 확인된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제도적 제약은 여전히 크다. 출력제어 명령은 법적 강제력을 가지며, 이를 회피하기 위해 섬모드로 운영할 경우 전기사업법상 별도의 허가가 필요하다. 또한 발전과 채굴을 동시에 수행하려면 발전사업자 면허와 VASP 등록이라는 이중 규제를 충족해야 하고, 부지 용도 변경 및 지방자치단체 심의도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더해 가상자산 규제 강화와 세제 부과는 합법적 사업 구조를 설계하기 어렵게 만든다. 결국 기술적·경제적 타당성이 존재하더라도, 제도적 불일치로 인해 사업 실현이 제한되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정책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현재 가장 큰 걸림돌은 경제성이 아니라 합법적 사업 구조를 뒷받침할 제도 정비의 부재이다. 따라서 한국의 에너지 전환 정책은 단순히 공급 확대와 ESS 중심 전략에 머무르지 않고, 암호화폐 채굴·수소 전해·열저장 등 새로운 형태의 수요 자원을 제도권에 편입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이는 자원 낭비를 줄이고 발전사업자의 수용성을 높이며, 동시에 에너지 효율성과 사회적 비용 최소화를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적 선택이 될 것이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2022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NRF-2022S1A3A2A01088457)과 홍익대학교 지원을 받아 연구하게 되었음. 본고 관련 아이디어를 주신 한양대학교 화폐철학과 오태민 교수님께 감사합니다.

Notes

1) 발전사업자와 전력수요자(또는 전력거래기관)가 일정 기간 동안 전력을 특정 가격에 매매하기로 약정한 장기계약을 말한다. 재생에너지 사업에서는 변동성 높은 시장가격(SMP)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발전사업자가 일정한 단가로 전력을 판매하고 안정적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반대로 구매자는 장기적으로 전력 가격을 예측 가능하게 관리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2) 해시레이트는 암호화폐 네트워크 내에서 채굴자가 수행하는 연산 처리 속도를 의미하며, 초당 해시 연산 수(hash/second)로 표현된다. 높은 해시레이트는 더 많은 연산능력을 의미하고, 이는 네트워크 보안성과 채굴 경쟁 강도를 결정하는 핵심 지표이다.
3) 해시가격은 해시레이트 단위당 채굴자가 하루 동안 얻을 수 있는 예상 수익(USD/PH·day)을 의미한다. 이는 비트코인 시세, 네트워크 난이도, 블록 보상량의 함수로 결정되며, 채굴 경제성의 실질적인 척도로 사용된다.
4) Hashprice = 블록 보상량 × BTC 가격 ÷ 네트워크 난이도(Hashrate)
5) 투입대수(혹은 채굴능력)와 관련해서는, 대형 채굴업체의 경우 10 PH/s 이상 단위의 설비 운영이 흔하며 특히 수십 PH/s ~ 수백 PH/s 규모의 시설이 많고, 1 MW 전력 설비는 약 수십 PH/s 수준의 해시레이트를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Stoll et al., 2019). 따라서 중대형 재생에너지 발전소의 기준으로 인식되는 1 MW급 채굴장 기준으로, 최신 베스트셀러 채굴기인 Bitmain Antminer S21 Pro모델의 전력소모량(3.51 Kw)을 기준으로 가정된 특정 채굴기 대수(300대)를 기준으로 해당 계수값을 가정한다.
6) 반감기란 비트코인 네트워크 프로토콜에 따라 약 4년마다 자동으로 발생하는 구조적 이벤트로, 채굴 보상으로 지급되는 블록당 비트코인 수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반감기는 공급 증가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설계로, 결과적으로 채굴 수익성을 직접적으로 감소시키는 요인이 된다. 반면, 시장에서는 공급 축소에 대한 기대심리가 작용하여 단기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을 상승시키는 경향이 있어, 해시가격의 단기적 변동성을 크게 확대시킨다.
7) 기간 별 전력판매 수익은 기간 별 원 달러 환율 적용하여 달러화 가격으로 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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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Fig. 1.
Bitcoin price and expected mining revenue

Fig. 2.

Fig. 2.
Comparison of mining revenue and electricity sales revenue per MWh

Fig. 3.

Fig. 3.
Trends in the relative profitability index

Table 1.

Determinants of mining profitability

Component Description Effect
BTC Price Market value of mined coins Directly proportional
Block Reward Number of BTC per block + transaction fees Proportional
Network Difficulty Total number of competing miners Inversely proportio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