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기후기술 핵심 연구자의 국제 이동성 패턴 분석: 감축 및 적응기술 분야 비교를 중심으로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international mobility patterns of climate technology researchers by comparing mitigation and adaptation subfields. Using Web of Science climate technology publications (2018.1 ~ 2024.9) linked to ORCID education and employment histories, country-level career trajectories were constructed for PhD-holding researchers who authored at least one publication with a Korean institutional affiliation during the observation period (n=2,998) and classified researchers into five mobility types: stayer, returner, inflow (brain gain), outflow (brain drain), and circulation. The analysis reveals that 70.1% of the researchers exhibit at least one cross-border education or employment experience, indicating a comparatively high level relative to rates commonly reported for doctorate holders in prior mobility studies. This elevated rate likely reflects both the globally collaborative nature of climate research and the sample's focus on core researchers with complete ORCID records. Subfield comparisons reveal statistically significant differences (χ²=34.55, p<0.001). Mitigation researchers show a higher outflow rate (23.8%) than adaptation researchers (19.2%), supporting Hypothesis 1. Adaptation demonstrates a higher settlement rate—the share of researchers currently employed in Korea—than mitigation (79.3% vs. 74.3%), supporting Hypothesis 2. Adaptation also shows a higher net inflow (+19.2 percentage points vs. +8.5 in mitigation). These patterns align with differing knowledge-production regimes: mitigation research tends to involve more standardized and globally contested solutions, while adaptation research is more place-based and institutionally embedded. However, the observed effect sizes are small (Cohen’s h=0.11-0.12), suggesting that subfield characteristics alone do not fully explain mobility differences; factors such as funding structures, industry linkages, and visa policies may also play a role. The findings suggest that climate technology talent policies should be differentiated by subfield, emphasizing circulation and return pathways for mitigation researchers and retention/settlement support for inbound adaptation talent.
Keywords:
Climate Technology, Researcher Mobility, Brain Circulation, ORCID, Bibliometric Analysis1. 서론
기후위기는 21세기 인류의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로, 이에 대응하기 위한 기후변화 분야 과학기술(이하 ‘기후기술’) 연구개발의 중요성이 날로 증대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21년 「기후변화대응 기술개발 촉진법」을 제정하면서 기후기술 개발 촉진을 위한 연구기반 육성과 국제협력 지원 근거를 마련하였다(Republic of Korea, 2022). 기후기술 정책 논의는 주로 기술 개발, R&D 투자, 기술 이전 등 기술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기술을 실제로 개발하고 활용하는 연구인력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나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 핵심 지식은 연구자 개인에게 체화되어 있어(Zucker and Darby, 1996) 기후기술 분야의 연구역량을 이해하기 위해서 연구인력의 규모와 분포, 이동양태에 대한 파악이 중요하다.
연구자의 국제적 이동은 과학자의 경력과 연구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학계와 정책 영역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받아왔다(Netz et al., 2020). 과거에는 개발도상국 인재가 선진국으로 유출되는 두뇌 유출(brain drain)에 대한 우려가 지배적이었으나, 최근에는 국제 이동이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과 지식 환류를 촉진한다는 두뇌 순환(brain circulation) 관점이 부상하고 있다(Saxenian, 2005). 이러한 맥락에서 기후기술 연구자의 국제 이동을 분석하는 것은 해당 분야 지식 생태계를 이해하고 근거기반 인력 정책을 설계하는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수 있다.
기후기술은 감축기술과 적응기술로 구분되며, 두 분야는 지식생산의 특성에서 본질적인 차이를 보인다. 감축기술은 태양광, 풍력, CCUS 등 기술을 통한 전 지구적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보편적 목적을 지향하는 반면, 적응기술은 실제 또는 예상되는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해 시스템을 조정하는 과정으로서, 지역의 기후위험, 사회경제적 맥락, 제도적 환경에 밀접하게 결부된 맥락 특수적인 접근을 요구한다(IPCC, 2022). 다양한 하위 기술군을 포괄하는 기후기술 인력을 단일 집단으로 볼 경우 이러한 분야별 특수성을 간과할 우려가 있다. 그러나 기후기술 연구자들의 국제이동에 대한 연구는 물론, 감축기술과 적응기술 연구자들의 이동 양태에 관한 논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본 연구는 기후기술 연구자들의 연구 활동과 이동에 관련된 실태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하였다. 이에 기후기술 핵심 연구자1)들의 국제적 이동성을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감축기술과 적응기술 분야 간 이동성의 차이를 탐색적으로 확인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두뇌 순환의 전체 과정보다 그 전제 조건인 국제 이동의 방향과 규모를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를 위하여 다음 두 가지 연구 질문을 설정하였다.
- 연구질문 1: 한국 기후기술 분야 핵심 연구자의 국제이동은 어떤 특성을 보이는가?
- 연구질문 2: 감축기술과 적응기술 분야의 핵심 연구자들간 국제이동에 어떤 차이가 존재하는가?
연구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연구질문 1은 기술통계 분석을 통해 한국 기후기술 핵심 연구자들의 이동 유형별 분포, 주요 파트너 국가 등을 확인하고자 하며, 연구질문 2에 대해서는 감축기술과 적응기술간 차이에 대한 탐색적 가설(2.2절)을 통계적으로 검증하고자 한다.
2. 이론적 배경
2.1. 과학자의 국제적 이동성 연구
과학자의 이동성(scientific mobility)은 개인의 경력발전은 물론 국가 수준의 연구역량, 그리고 과학적 지식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다. Moed et al. (2013)에 따르면 과학적 이동은 국제적 이동(international migration), 부문 간 이동(sectoral migration), 분야 간 이동(disciplinary migration), 기관 간 이동(institutional migration)으로 구분될 수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연구자가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국제적 이동에 초점을 맞춘다.
고숙련 인적자원의 국제적 이동에 대한 관점은 시대에 따라 변화해왔다. 초기에는 개발도상국 엘리트가 선진국으로 영구적으로 이주하는 ‘두뇌 유출’ 관점에서 논의되었으나, 최근에는 이동이 단방향적인 손실이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본국과 지속적 교류를 통해 지식을 환류시킨다는 ‘두뇌 순환’ 과정으로 재해석되고 있다(Docquier and Rapoport, 2012; Saxenian, 2005). 이 관점에 따르면, 국제이동은 지식 이전, 네트워크의 지속 등 양국 모두에게 이득을 가져다 주며, 이동성이 높은 연구자는 국가 간 지식 이전의 매개체 역할을 수행한다(Aman, 2020; Edler et al., 2011; Trippl, 2013).
계량서지 연구 분야에서는 저자의 학술적 출판정보, 특히 소속기관 변화를 활용하여 국제적 이동을 측정하는 관련 연구들이 축적되어 왔다(Aman, 2020; Laudel, 2003; 2005; Moed and Halevi, 2014; Robinson-García et al., 2019; Sugimoto et al., 2017). 이러한 실증연구의 흐름에서는 과학 엘리트 또는 스타 과학자라고 부를 수 있는 연구자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Hunter et al., 2009; Ioannidis, 2004; Laudel, 2003, 2005; Zucker and Darby, 1996). 과학 엘리트는 해당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면서 공동체에 영향력이 높은 인물로 규정할 수 있다.2) 식별방식도 다양한데 계량서지 연구에서는 저명 저널 또는 최상위 저널 논문 저자(Furukawa et al., 2012; Laudel, 2005), 고피인용자(Hunter et al., 2009; Ioannidis, 2004; Trippl, 2013), 저명 학술대회 참석자(Laudel, 2005), 노벨상 수상자(Hunter et al., 2009) 등의 기준을 활용해왔다. 과학 엘리트의 국제 이동성은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R&D 지출 규모가 크거나 연구 인프라가 집중된 국가로 체계적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인다(Hunter et al., 2009; Ioannidis, 2004). 이동한 과학 엘리트는 이전 거주 지역과의 학술적 연결을 유지하면서 현재 거주 지역의 연구역량 강화에 기여한다(Trippl, 2013).
국제적 이동성 연구는 전체 분야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도 있으나(Aref et al., 2019; Ioannidis, 2004) 단일 또는 복수의 전문분야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다수 확인된다(Edler et al., 2011; Furukawa et al., 2012; Laudel and Bielick, 2019; Zucker and Darby, 1996). 여러 분야를 대상으로 수행된 연구들은 국제 이동의 규모와 패턴이 분야마다 상이함을 실증하고 있다. Laudel (2005)에 따르면, 국가간 이동 방향에서 거시 수준(저널 전체)에서는 미국으로의 엘리트 유입이 관찰되지 않았으나, 전문분야 간에는 확연하게 이동 패턴의 차이가 확인되었다. 이는 기후기술 분야 간에도 이동성 차이가 있을수 있음을 예상케 한다.
2.2. 감축기술과 적응기술 분야의 구조적 차이
감축기술과 적응기술 분야의 지식생산 특성은 세 가지 측면에서 구조적 차이를 보인다. 편익의 공간적 범위, 연구대상의 장소 특수성, 그리고 기반 학문의 지식 체계화 수준이다. 첫째, 기후변화 대응은 온실가스 배출원을 줄이거나 흡수원을 강화하여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감축과,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응하여 자연적·인위적 시스템을 조정하는 적응으로 구분되며(IPCC, 2007, 2022), 이에 기반한 기술 분야 역시 감축기술과 적응기술로 구별된다. 두 분야는 편익이 작동하는 공간적 범위에서 차이를 보인다. 감축의 기후적 편익은 전 지구적 범위에서 발생하는 반면, 적응의 비용과 편익은 대부분 지역 및 국가 수준에서 발생한다(Klein et al., 2007). 구체적으로, 적응은 수자원, 농업, 인프라 등 분야별로 상이한 정책 프레임워크와 지역 맥락에 따라 이행 양상이 달라지며(IPCC, 2007), 이러한 차이는 적응기술의 지식 생산이 상대적으로 특정 영역과 지역 맥락에 종속적인 특성을 갖게 하는 구조적 조건이 된다.
둘째, 연구대상의 장소 특수성에 따라 연구자의 이동 패턴이 달라질 수 있다. Jöns (2007)는 연구대상의 물리적 특성과 지식의 표준화, 추상화 수준에 따라 연구자의 장소 특수성이 달라진다고 분석하였다. 연구대상이 물리적으로 고정(아카이브 사료, 현장 데이터)되어 있으면 연구자는 해당 장소를 반드시 방문해야 한다. 반면 수학이나 물리학처럼 표준화된 수식과 개념을 다루는 분야에서는 연구자가 어디에서든 동일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어 국제 이동이 용이하다. 이러한 논의를 적용하면, 감축 기술(태양광, 수소, CCUS 등)은 상대적으로 재현 가능한 표준화된 장비·물질 기반 연구 비중이 큰 경향이 있는 반면, 적응기술(기후 모니터링, 취약성 평가, 재해관리 등)은 지역의 생태계, 수자원 시스템, 현장 데이터에 의존하는 경험적 연구의 특성을 보일 수 있다.
셋째, 기반 학문 지식의 체계화 수준이다. 여기서 체계화는 경험적 지식이 이론적 공식으로 통합된 정도를 의미한다. Laudel and Bielick (2019)은 독일에서 연구자의 이동성이 분야별 연구 관행의 특성에서 비롯될 수 있음을 실증하였다. 연구에 따르면 지식의 체계화 수준이 높고 방법론 발전이 빠른 과학 분야에서 국제 이동은 새로운 방법론의 학습 기능을 수행한다. 반면 역사학처럼 이론적 체계화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분야에서는 특정 자료 접근이 국제 이동의 주된 이유이지만, 이동 빈도 자체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본 연구에서는 감축기술과 적응기술의 기반 학문적 특성에 차이가 있다고 본다. 감축기술은 비교적 이론적 체계화 수준이 높은 물리학, 화학, 공학 등의 단일 학문에 기반한다면, 적응기술은 기후과학, 생태학, 사회과학 등 다학제 성격을 지니며, 지역 특수적 요인을 통합하므로 보편적 이론 지식보다 지역의 맥락적 지식에 의존하는 정도가 높을 것이다.
한편 최근의 연구 결과는 감축과 적응기술 분야의 글로벌 지식이전에 대한 실증적 차이를 분석하고 있다. Touboul et al. (2023)은 적응기술 특허의 국제 이전율(17%)이 감축 기술(31%)보다 낮지만, 이전된 적응기술의 평균 출원 국가 수(4.88개)는 감축기술(4.51개)과 유사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저자들은 적응기술의 낮은 국제이전율이 지리적 적용 가능성의 제약보다는 개별 특허의 상대적으로 낮은 가치에 기인할 수 있다고 제시하였다. 다만 특허의 국제이전율은 명문화된 지식의 이전만을 포착하며, 연구자 이동에 체화된 암묵적 지식이나 노하우(know-how)의 이전을 확인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본 연구는 이와 같은 구조적 차이가 해당 분야 지식생산을 주도하는 핵심 연구자들의 이동 유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감축기술의 경우 전 지구적 편익 구조와 높은 지식 체계화 수준은 연구 성과의 국제적 이전 가능성을 높인다. 감축기술의 핵심 연구자들은 연구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더 나은 연구 인프라, R&D 자금, 협력 기회를 찾아 국경을 넘어 이동할 유인이 크다. 반면 적응기술의 경우, 핵심 연구자가 차별화된 연구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고유한 현장 데이터와 지역 맥락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특히 한국의 경우 동아시아 몬순 기후, 한반도 고유의 생태계와 재해 패턴, 급속한 도시화에 따른 기후 취약성 등 지역 특수적 연구 대상이 존재하며, 이는 해당 주제에 관심 있는 핵심 연구자의 유입 또는 잔류를 유인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다음의 탐색적 가설을 설정한다.
- 가설 1(H1): 감축기술 핵심 연구자의 해외 유출률은 적응기술 핵심 연구자보다 높을 것이다.
- 가설 2(H2): 적응기술 핵심 연구자의 국내 정착률은 감축기술 핵심 연구자보다 높을 것이다.
2.3. 계량서지적 접근과 ORCID 기반 분석
앞서 설정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자의 국제 이동을 체계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이력서(CV) 수집이나 설문조사를 통한 직접 조사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이동의 동기와 맥락을 심층적으로 파악할 수 있으나,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일반적으로 대규모 분석에 한계가 있다(Cañibano et al., 2008; Franzoni et al., 2012). 둘째, 출판물의 소속기관 정보 변화를 추적하는 서지정보 기반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Scopus나 Web of Science 등 대규모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여 광범위한 분석이 가능하나, 동명이인 문제와 소속기관 정보 불완전성이 한계로 지적된다(Aman, 2018; Laudel, 2003; Moed and Halevi, 2014). 셋째, 연구자 고유식별자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으며, ORCID가 대표적이다(Gómez et al., 2020; Haak et al., 2018; Youtie et al., 2017).
ORCID는 연구자 개인에게 부여되는 16자리 고유 식별자로, 저자명 모호성 문제를 해결하고 교육·고용 이력 등 경력정보를 표준화된 형태로 제공한다(Haak et al., 2012). ORCID를 연구자 추적방법으로 활용할 때의 주요 장점은 연구자의 소속기관 이력을 체계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출판물 기반 추정보다 정확한 이동 경로 파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반면 등록 및 갱신이 자발적이어서 대표성 편향이 존재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Baglioni et al., 2022; Costas et al., 2024; Teixeira da Silva, 2021). 특히 ORCID 등록률은 국가, 분야, 경력 단계에 따라 상이하며, 활발히 출판 활동을 하는 연구자에게 편중되는 경향이 있다.
ORCID를 활용하여 연구자들의 국제적 이동을 실증적으로 연구한 결과는 지식의 확산과 이전 패턴에 대한 다양한 함의를 제공한다. Gómez et al. (2020)은 ORCID 데이터를 활용한 대규모 분석을 통해, 연구자의 국제 이동이 증가하면서도 평균 이동거리는 감소하는 지역화의 경향을 발견하였다. Zhao et al. (2020)은 중국 연관 과학자의 국제적 이동과 연구 성과 간 관계를 분석하였다. 이러한 연구들은 ORCID가 대규모 국제적 이동성 분석에 유용한 도구임을 보여주나, 대부분 전체 분야를 대상으로 하여 특정 기술 분야의 이동 패턴을 심층 분석한 연구는 제한적이다.
ORCID 프로필의 키워드(keyword)나 연구 분야는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 분야 기반 모집단 구성이 어려워, ORCID 단독 활용으로 기후기술이라는 특정 분야의 연구자를 식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서지정보 기반 방법은 학술지 분류나 키워드 분류를 통해 특정 기술 분야를 체계적으로 식별할 수 있으나, 저자의 소속 이력 추적에는 한계가 있다. 본 연구는 두 방법을 보완하여 활용하는 접근법을 설계하였다.
본 연구는 Web of Science 서지정보와 ORCID 경력정보를 결합한 분석 방법론을 채택하였다. 먼저 기후기술 분야 논문 저자 중 한국 소속 이력이 있는 연구자를 추출하고, 이들의 ORCID 정보를 연계하여 소속기관과 국가의 변화 기준으로 국제 이동을 파악하였다. 분석결과는 ORCID에 경력정보를 등록한 ‘핵심 연구자’의 이동 패턴으로 한정하여 해석한다. 이들의 특성과 분석대상으로서의 정의는 3.1절에서 상술한다. 이 방법론은 기후기술이라는 특정 분야에서 감축/적응 기술 간 이동 패턴 차이를 비교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화된다.
3. 데이터 및 연구방법
3.1. 데이터 수집 및 분석대상(핵심 연구자) 구성
본 연구는 Web of Science 서지정보와 ORCID 경력정보를 결합하여 기후기술 분야 핵심 연구자의 국제 이동성을 분석하였다. 전체 연구 절차는 (1) 데이터 수집 및 저자 식별, (2) 분석대상 구성, (3) 이동성 유형 분류 및 분야별 비교분석의 3단계로 구성된다(Fig. 1).
기후기술 논문을 선별하기 위해 국가녹색기술연구소에서 개발한 38대 기후기술 딥러닝 분류모델(KoElectra 기반)을 적용하였다. 이 모델은 2018 ~ 2022년 기후기술 R&D 데이터(약 60만 건, 사업명, 부처명, 내역사업명, 과제명, 연구요약 포함)를 학습데이터로 구축하였으며, 기후변화·기후기술·공학 분야 제한 검색식을 통해 수집된 논문에 딥러닝 모델을 적용하여 38대 기후기술 분야로 분류하였다(National Institute of Green Technology, 2024). 이를 통해 2018년 1월부터 2024년 9월까지 Web of Science에 수록된 저자 중 1인 이상이 한국 소속 기관으로 표기된 27,604편을 수집하였다.
저자명 식별(Author name disambiguation)을 위해 단계별 식별자 우선순위(ORCID > ResearcherID (RID) > Email > Name 순서)를 적용하여, 한국 소속 기관으로 논문을 발표한 총 43,952명의 고유 저자를 추출하였다. Table 1은 식별자 유형별 연구자 특성을 비교한다. ORCID 보유자는 평균 논문수(4.92편), 피인용수(89.5회), 제1저자 경험비율(48.7%)이 모두 높아 연구 생산성과 주도성을 갖춘 핵심 연구자층으로 나타났다. 반면 Name 기반 식별 저자는 평균 논문수가 1.47편에 불과하여 대학원생 또는 단기 참여자가 다수인 것으로 추정된다. RID 보유자는 피인용수(100.4회)가 가장 높으나, 교육·고용 이력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경력 기반 이동성 분석에는 활용할 수 없다.
ORCID를 보유한 9,111명(20.7%)에 대해, ORCID API를 통해 교육(education) 및 고용(employment) 정보를 수집하고, 교육 정보의 기관명, 직위/학위명 정제, 시작일/종료일 정제, 국가코드 매핑 등 데이터 전처리 작업을 수행하였다. 이러한 ORCID 연계 프로토콜은 수소기술 분야 시범연구(Jung et al., 2024)에서 개발된 방법론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최종 분석대상은 한국 소속 기관의 ORCID 보유자 중에서 박사학위 취득 정보(학위명, 시작일, 종료일) 와 고용 정보를 모두 보유한 2,998명이다(Table 2).
본 연구에서 기후기술 핵심 연구자라는 분석대상 선정에 이러한 접근을 채택한 이유는 세 가지이다. 첫째, 기후기술은 에너지, 환경,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융합 분야로서, 단일 분야 기준 고피인용자 목록이나 특정 저널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 둘째, 본 연구의 목적이 연구자의 학문적 이동 경로 추적인 만큼, 교육·고용 경력정보가 확보된 연구자를 분석대상으로 삼는 것이 방법론적으로 적절하다. 일반적으로 연구자 경력의 시작점은 박사 연구 또는 첫 출판 시점으로 측정되므로(Laudel, 2005; Robinson-Garcia et al., 2019), 박사학위 취득 정보와 고용 이력이 기록된 ORCID 데이터는 이동 경로 재구성에 유용한 자료원일 수 있다. 셋째, 박사학위 취득자는 독립적 연구 수행 능력을 갖춘 연구혁신의 핵심 인적자원으로서 중요한 정책적 관심 대상이 되어 왔다(Auriol et al., 2013; Jang, 2021; Jang et al., 2023; OECD, 2021). 핵심 연구자층의 이동은 지식 이전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정책적으로 의미 있는 분석대상이라 할 수 있다.
본 연구의 가설(H1, H2) 검증은 기후기술 분야 연구자 전체가 아닌, 위와 같이 정의된 핵심 연구자 집단을 대상으로 수행된다.
3.2. 국제 이동성 정의와 유형 분류
핵심 연구자의 국제 이동성을 측정하기 위해 ORCID의 교육(박사 취득 국가) 및 고용(현재 소속 국가) 정보를 결합하여 경력 타임라인을 구축하였다. 박사학위 보유 여부는 ORCID 교육 이력(role)에서 PhD, Ph.D., Doctorate 등의 패턴을 정규식으로 탐지하여 판별하였으며, 해당 교육기록에 종료일(end_date)이 명시된 경우에만 학위 취득으로 확인하였다. 종료일이 없는 박사과정 기록은 진행 중인 학위로 분류하여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연구자의 현재 고용국가는 ORCID 고용 이력 중 종료일이 기입되지 않은 레코드를 ‘현재 재직 중’으로 보고 우선 적용하되, 해당 레코드가 없는 경우 가장 최근 종료일 기준으로 결정하였다. 다만, ORCID 고용 정보는 연구자의 자발적 갱신에 의존하므로, 일부 연구자의 현재 소속이 실제 상태와 다를 수 있다. 이러한 한계를 고려하여, 분석결과는 등록된 경력정보 기준의 이동 패턴으로 해석한다.
국제 이동성 유형은 박사학위 취득 국가와 현재 고용 국가의 조합에 따라 다섯 가지로 분류하였다(Table 3). Stayer는 박사학위 취득국과 현재 소속국이 모두 한국이면서 해외 기관 경력이 없는 연구자를, Returner는 동일 조건에서 해외 경력을 보유한 연구자를 의미한다. Inflow는 현재 한국에서 활동하는 연구자 중 해외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연구자, Outflow는 한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현재 해외 기관에 소속되어 활동하는 연구자를 지칭한다. Circulation은 해외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해외에서 활동하지만, 한국 소속으로 논문을 발표한 이력이 있는 연구자를 의미한다.
본 연구의 가설 검증을 위해, 해외 유출률과 국내 정착률을 다음과 같이 조작화하였다. 해외 유출률(H1)은 한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연구자중 현재 해외에서 활동하는 비율이다(Outflow / (Stayer + Returner + Outflow) × 100). 국내 정착률(H2)은 전체 분석대상 중 현재 한국에서 활동하는 연구자의 비율이다(Stayer + Returner + Inflow) / 전체 × 100). Circulation 유형은 한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지 않았으므로 해외 유출률(H1) 계산에서 제외한다.
본 연구의 해외 유출률/국내 정착률 정의는 전통적인 국적 기반의 두뇌 유출/두뇌 유입 개념과 차이가 있다. 전통적인 정의는 국적을 기준으로 인적자본의 손실과 획득을 측정하나(Docquier and Rapoport, 2012), 계량서지 연구에서는 국적 정보 확보의 한계로 소속기관 변화를 대리변수로 활용한다(Robinson-Garcia et al., 2019). 본 연구는 이러한 접근을 따라, 박사학위 취득 국가를 학문적 훈련의 기준으로, 현재 소속국가를 활동 기반으로 삼았다. 이 정의는 국적에 관계없이 한국 연구 생태계에 대한 실질적 기여를 기준으로 인력 흐름을 포착한다는 장점이 있으나, 한국 국적 연구자의 해외 진출과 외국 국적 연구자의 한국 유입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3.3. 감축/적응 기술 분류
본 연구는 「기후변화대응 기술개발 촉진법」 제2조에 근거한 기후변화대응 기술 세부분류 고시(Ministry of Science and ICT, 2022)의 기후기술 감축/적응 기술 기준을 적용하였다. 이 분류체계는 IPCC (2007)의 감축/적응 구분을 반영하여, 온실가스 배출 저감 및 흡수원 강화를 위한 감축기술(26개)과 기후변화 영향에 대한 적응역량 강화를 위한 적응기술(12개)로 구분된다(Table 4).
논문 분류는 38대 기후기술 딥러닝 분류모델 결과를 적용하였다. 연구자가 발표한 논문이 감축기술(라벨 1-26) 또는 적응기술(라벨 27-38) 분야로 분류된 경우 해당 집단에 포함하였으며, 양 분야에 걸쳐 논문을 발표한 247명(8.2%)은 중복 집계하였다. 이들은 감축과 적응 모두에 전문성을 보유한 학제간 연구자로서, 각 분야의 연구자 풀에 모두 포함하는 것이 해당 분야의 이동 패턴을 파악하는 데 적절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분석대상 2,998명 중 감축기술 분야 핵심 연구자 2,419명, 적응기술 분야 핵심 연구자 826명으로 나타났으며, 247명이 양 분야에 중복되었다.
3.4. 분석방법
연구질문 1에 대해서는 이동 유형별 빈도분석과 주요 파트너 국가의 기술통계를 활용하여 한국 기후기술 핵심 연구자의 국제 이동 현황을 파악한다. 연구질문 2에 대해서는 감축기술과 적응기술 분야 간 이동 유형 분포의 차이를 카이제곱(χ2) 검정으로 확인하고, 가설 1(해외 유출률)과 가설 2(국내 정착률)는 독립표본 비율 z-검정으로 검증한다. 효과크기는 Cohen’s h를 산출하며, 감축/적응 중복 연구자(247명)를 제외한 민감도 분석을 병행하였다.
4. 분석결과
4.1. 한국 기후기술 핵심 연구자의 국제 이동성 특징
본 절에서는 연구질문 1(“한국 기후기술 분야 핵심 연구자의 국제이동은 어떤 특성을 보이는가?”)에 대하여 기술통계 분석을 통해 답하고자 한다. 기후기술 핵심 연구자 2,998명 중 국제적 이동 경험을 보인 연구자는 2,103명으로 전체의 70.1%를 차지하였다. 이는 기존 연구에서 보고된 과학자 이동성보다 높은 수치이다. 이 가운데, 해외 박사 취득자(Inflow + Circulation)가 1,050명(35.0%), 국내 박사 취득자(Stayer + Returner + Outflow)가 1,948명(65.0%)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해외 경험 없이 국내에 체류하는 Stayer가 29.9%, 해외 경험 후 귀국한 Returner가 20.1%로, 현재 국내 체류 비중이 49.9%를 차지하였다. 해외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한국에서 활동하는 Inflow(유입)의 비중이 25.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한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현재 해외에서 활동하는 Outflow (유출)는 15.0%로 나타나, 순유입률은 +10.1%p를 기록하였다. 이러한 유입/유출 분류는 국적이 아닌 학위취득국과 현재 활동국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3.2절 참조), 한국 기후기술 핵심 연구자의 실질적 인력 흐름을 보여준다.
유입 및 유출 연구자들의 주요 국가를 분석한 결과, 유입(754명)의 경우 미국 박사학위 취득자가 495명(65.6%)으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일본(70명, 9.3%), 인도(63명, 8.4%), 영국(37명, 4.9%)이 뒤를 이었다. 유출(451명)의 경우에도 미국이 142명(31.5%)로 1위를 차지하였으나, 중국(41명, 9.1%), 영국(28명, 6.7%) 등으로 상대적으로 다양한 국가로 분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패턴은 유입은 미국 중심으로 집중된 반면, 유출은 상대적으로 다양한 국가로 분산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Fig. 2).
4.2. 감축기술과 적응기술 분야 간 이동성 차이
본 절에서는 연구질문 2(“감축기술과 적응기술 분야의 핵심 연구자들간 국제이동에 어떤 차이가 존재하는가?”)에 대하여 2장에서 설정한 가설 1과 2를 검증하고자 한다. 먼저 감축기술(N = 2,419)과 적응기술(N = 826) 분야 간 이동성 패턴을 비교한 결과, 두 분야 유형 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되었다(χ2 = 34.55, p < 0.001). 감축기술 분야에서 한국 박사학위 취득자 중 해외로 유출된 비율(해외 유출률)은 23.8%로, 적응기술(19.2%)보다 4.7%p 높게 나타나 가설 1(감축기술 핵심 연구자의 해외 유출률은 적응기술 핵심 연구자보다 높을 것이다)을 지지한다. 이는 감축기술이 국제적인 표준화, 대규모 컨소시엄, 글로벌 시장 경쟁이 활발하여 연구자들이 해외로 유출되는 경향이 높음을 시사한다.
반면, 국내 정착률은 적응기술 79.3%로 감축기술 74.3% 보다 5.0%p 높게 나타나 가설 2(적응기술 핵심 연구자의 국내 정착률은 감축기술 핵심 연구자보다 높을 것이다)를 지지하였다. 또한 적응기술의 순유입률은 +19.2%p로, 감축기술(+8.5%p) 보다 10.7%p 높았다. 이는 적응기술의 장소 특수적 연구 특성이 연구자의 국내 정착을 유인함을 시사한다.
이와 같은 가설 검정 결과는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H1: p = 0.015; H2: p = 0.002). 감축/적응 중복 연구자(247명)를 제외한 민감도 분석에서도 두 가설 모두 동일한 방향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H1: p = 0.042; H2: p = 0.008).
4.3. 종합
2장 이론적 논의와 관련하여 연구 결과의 의미를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Klein et al. (2007)이 제시한 편익의 공간적 범위 측면에서, 감축기술은 전 지구적 온실가스 감축을 지향하므로 연구 성과는 국제적 이전 가능성이 높으며, 국가간 공동연구의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적응기술의 편익은 지역적으로 분포하므로 연구자는 특정 지역에서 정착하여 맥락적 전문성을 축적할 유인이 존재한다. Jöns (2007)가 제시한 연구대상의 장소 특수성 관점에서, 적응기술은 지역 생태계, 수자원 시스템, 현장 데이터에 의존하는 경험적 연구 특성을 보이므로 연구자의 국내로의 유입 및 정착 유인이 강하다. 또한 Laudel and Bielick (2019)의 학문적 지식의 이론 체계화 관점에서, 감축기술은 물리학·공학 등 지식이 이론으로 통합된 수준이 높은 학문에 기반하여 새로운 연구 방법 학습을 위한 국제적 이동이 활발한 반면, 적응기술은 지역 맥락 의존적 방법론으로 인해 국내 전문성 축적이 더 가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본 연구의 이론적 해석에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도 본 연구에서 관측된 효과크기(Cohen’s h = 0.11–0.12)는 작은 수준이다. 감축기술 내에도 지열, 바이오에너지 등 현장 의존적 기술이 존재하고, 적응기술 내에도 기후 예측, 취약성 평가 등 표준화된 모델링 기반 연구가 포함되어 있어, 감축/적응 이분법이 장소 특수성을 완벽히 포착하지 못할 수 있다. 한편 Laudel (2005)은 거시 수준에서 과학자의 연구자 유출이 관측되지 않더라도, 세부적인 전문분야별로는 현저히 다른 유출률을 보일 수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를 적용하면, 본 연구에서 감축/적응 수준으로 구분하여 차별적 패턴을 포착하였으나, 감축/적응기술 내부의 세부적인 기술 간에 상반된 국제 이동 경향이 존재할 수 있어, 이러한 내부 이질성이 효과크기를 희석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기술 전체를 단일 집단으로 분석했을 때보다 분야 간 차이를 발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5. 결론
5.1. 연구 결과 요약
본 연구는 Web of Science 서지정보와 ORCID 경력정보를 결합하여 한국 기후기술 핵심 연구자의 국제 이동성 패턴을 분석하고, 감축기술과 적응기술 분야 간 차이를 비교하였다. 주요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분석대상 연구자의 70.1%가 국제적 이동 경험을 보유하였으며, 순유입률은 +10.1%p로 한국이 기후기술 분야에서 인재 유입국의 위치에 있음을 확인하였다. 둘째, 감축기술과 적응기술 분야 간 이동성 패턴의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되었다. 감축기술 분야의 해외 유출률(23.8%)이 적응기술(19.2%) 보다 높은 반면(H1 지지), 적응기술의 국내 정착률(79.3%)이 감축기술(74.3%) 보다 높아(H2 지지) 두 기술 분야의 지식생산 특성이 연구자 이동에 반영됨을 실증하였다.
본 연구에서 핵심 연구자들의 국제이동 경험 비율이 70.1%로 높게 관측된 것은, 박사학위자 집단이 다른 고등교육 집단에 비해 이동성이 높다는 기존 통계와 정합적이다(Auriol et al., 2013). 동시에 본 연구는 기후기술 핵심 연구자를 대상으로 하였고 조작적으로는 ORCID 교육·고용 이력이 모두 확인되는 박사학위 보유자만을 분석대상으로 선정하였으므로, 경력기록이 충실한 핵심 연구자층이 포함되어 일부 활동적인 연구자들의 흐름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축기술과 적응기술의 차이를 보여줄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을 제공한다.
5.2. 이론적·정책적 함의
본 연구의 결과는 이론적으로 기존 문헌에 두 가지 측면에서 기여한다. 첫째, Klein et al. (2007)의 공간적 편익 범위, Jöns (2007)의 장소 특수성 개념과 Laudel and Bielick (2019)의 지식 체계화 논의를 기후기술 분야에 적용하여 경험적으로 검증하였다. 적응기술의 높은 국내 정착률은 지역 생태계와 제도적 맥락에 의존적인 연구가 연구자의 정착을 촉진한다는 이론적 예측을 설명해준다. 둘째, 본 연구는 연구자에게 체화된 암묵적 지식의 국제적 흐름을 서지계량적으로 추적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기후기술 확산 연구에서 인적 이동 경로를 고려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다만, 본 연구에서 관측된 효과크기는 작은 수준으로 조심스러운 해석이 필요하다. 서지계량학 연구의 특성상 왜 이러한 이동 패턴이 나타나는지에 대한 맥락적 설명을 제공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연구자 이동은 전문분야 특성 외에도 다양한 유인(pull)·배출(push)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특정 국가나 기관의 유인력이 분야 불문 강하게 작용하고(Furukawa et al., 2012), 이주 정책, 임금 수준, 연구 환경과 인프라, 네트워크 등의 복합적 push-pull 요인이 고숙련 인력 이동에 영향을 미친다(Docquier and Rapoport, 2012). 따라서 기후기술 연구자의 이동 패턴을 보다 정밀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감축/적응이라는 기술 분류 이외에, 국가별 기후정책 방향, R&D 투자 규모, 관련 연구기관의 밀집도 등 구조적 맥락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서 확인된 감축기술과 적응기술 간 이동 패턴의 방향적 차이는 분석에서 일관되게 관찰되었으며, 이는 기후기술 인력 정책에 대해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정책적 관점에서 본 연구는 기후기술 인력 정책이 양적 확보를 넘어, 기술 분야별 지식생산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전략으로 발전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감축기술 분야에서는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지식 체계를 기반으로 연구자들의 이동이 활발한 만큼, 국내 인력의 해외 유출을 단순한 손실로 규정하기보다 글로벌 지식 네트워크로의 확장 기회로 활용하는 두뇌 순환 관점의 정책접근이 요구된다. 이는 해외 우수기관으로 진출한 연구자들이 한국의 기술혁신 생태계와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개방형 협력 구조를 마련해야 함을 의미한다. 반면, 적응기술 분야는 한국의 기후적·지리적 맥락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므로, 해외에서 유입된 인재와 국내 전문인력이 안정적으로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 적응기술 연구자들의 높은 국내 정착률은 한국이 이 분야에서 지역 특화 지식 허브로 기능할 잠재력을 시사한다.
5.3. 연구의 한계 및 향후 과제
본 연구는 기후기술 핵심 연구자들의 이동성을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한 탐색적 연구로서 다음과 같은 한계를 가지며, 이를 토대로 후속 연구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ORCID 데이터의 대표성 문제이다. ORCID는 자발적 등록에 기반하므로, 본 연구의 결과는 경력 관리가 활발한 핵심 연구자층 패턴으로 한정하여 해석해야 한다. 또한, 갱신 시차로 인해 최근 이동이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으며, 해외 경험을 기록하지 않은 경우 실제 이동 유형과 다르게 분류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러한 오차가 감축/적응 분야에 체계적으로 다르게 작용했을 가능성은 낮으므로 국내 기술 분야 간 비교의 타당성은 유지된다. 향후 설문조사나 타 데이터베이스와의 교차 검증을 통해 분석대상의 외연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이동 경로 분석의 단순성이다. 박사 취득국과 현재 고용국을 기준으로 이동 유형을 분류하여, 경력 중간에 발생하는 다국적 이동이나 부문 간(학계-산업계) 이동을 충분히 포착하지 못했다. 후속 연구에서 전체 경력경로를 세분화된 유형으로 시계열적으로 추적한다면, 더욱 입체적인 이동 기제 규명이 가능할 것이다.
셋째, 이동성 효과 분석 부재이다. 본 연구는 이동 패턴의 현황을 기술하였으나, 이러한 이동이 연구 성과(피인용수, 공저 네트워크 다양성 등)에 미치는 영향은 분석하지 못했다. 선행연구에서는 국제 이동을 경험한 과학자가 비이동 과학자에 비해 높은 연구 성과를 보인다는 실증 결과가 보고된 바 있으며(Franzoni et al., 2014), 이러한 효과가 기후기술 분야에서도 동일하게 작용하는지, 나아가 감축기술과 적응기술 간에 이동 효과의 크기가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검증하는 것은 중요한 후속 과제이다.
마지막으로, 질적 정책분석의 필요성이다. 서지계량 분석의 특성상 이동 패턴의 차이가 발생하는 구체적인 동기나 제도적 요인을 직접적으로 증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도출된 분야별 이동성 차이를 기초로, 앞서 논의한 구조적 맥락 요인들(국가별 정책, R&D 투자 규모, 연구 인프라 등)이 연구자의 이동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정책분석 연구가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 감축기술의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과 적응기술의 국내 정착 지원을 위한 구체적 제도 설계는 향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박사 및 박사후연구원의 다양한 경력경로 촉진(OECD, 2023)과 연계한 기후기술 분야 맞춤형 인력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국가녹색기술연구소의 「기후기술 인력통계 구축을 위한 시범 방법론 기획 연구(2025)」 및 「지능형 디지털플랫폼 기반의 혁신 융·복합 기후기술 개발(2026)」 연구 과제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습니다. 주요 분석자료인 기후기술 논문 분류 데이터를 제공해주신 안세진 선임연구원님, 연구수행에 조언을 주신 염성찬 책임연구원님과 임종서 데이터정보센터장님께 감사드립니다.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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